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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윤종원·박종복 ‘3인 3색’ 리더십…금리·보안 난제 산적 [은행연합회장 레이스]

기사입력 : 202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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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 비롯 은행권 공동 대응 숙제
조직·정책·글로벌…서로 다른 경쟁력

윤종규·윤종원·박종복 ‘3인 3색’ 리더십…금리·보안 난제 산적 [은행연합회장 레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을 앞두고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그룹 회장,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전 IBK기업은행장, 박종복닫기박종복기사 모아보기 전 SC제일은행장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은행 경영과 대외 협상에서 각자의 강점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인선에서는 과거 경영 성과보다 정부와 은행권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논란은 신임 회장의 역할을 가늠할 시험대로 꼽힌다. 은행법 개정에 따라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고도 우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축소한 사례가 확인되면서, 은행의 금리 결정 자율성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금융보안 강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서민금융 지원 확대까지 정부와 은행권이 협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넘어, 은행들의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금융당국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오늘(26일) 정기이사회를 거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회추위는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현 회장과 회원사 대표 등 12명으로 구성되며, 후보 추천과 압축 과정을 거쳐 차기 회장을 선정하게 된다. 조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말 만료되며 신임 회장은 12월 1일 취임할 예정이다.

민관 조정 첫 관문 ‘은행 우대금리’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마주할 가장 직접적인 현안 가운데 하나는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은행법 개정 이후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대신 우대금리를 더 크게 줄여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대출 가산금리는 지난 6월 3.42%에서 8월 3.34%로 0.08%p 낮아졌지만, 우대금리는 같은 기간 1.96%에서 1.65%로 0.31%p 축소됐다. NH농협은행 역시 가산금리를 0.26%p 인하하는 동안 우대금리를 0.61%p 줄였다.

지난해 12월 개정돼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은행법은 지급준비금과 예금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 일정한 법적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주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입법 취지였지만, 은행들이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제도 실효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민 의원은 은행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고 질타했고, 유동수닫기유동수기사 모아보기 정무위원장은 은행장들이 금리 조정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쟁점은 은행들의 금리 운용이 법 개정의 취지에 부합했는지 여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에 대한 감독 기준이 어디까지 마련돼야 하는지, 은행의 가격 결정 자율성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문제다.

은행연합회가 회원사별 금리 조정 현황과 산정 기준을 취합하고 제도 개선에 관한 공동 의견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다만 은행마다 조달 비용과 고객 구성, 영업전략이 서로 다른 만큼 획일적인 금리 운용 기준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다.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규제 완화만 요구하는 역할도, 금융당국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역할도 아니다. 금융소비자의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면서 은행의 건전성과 합리적인 금리 결정체계까지 고려한 절충안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현행 대출금리 산정체계 자체가 협회의 자율규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들은 그동안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에 따라 각종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반영해 왔다.

따라서 신임 회장은 법 개정에 따른 모범규준 정비뿐 아니라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조정의 연계성을 어떻게 점검할 것인지, 은행별 차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업권 공통의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역할을 요구받을 전망이다.

보안·지배구조 개선도 핵심 현안

대출금리 산정 문제 외에도 금융보안과 지배구조 개선은 차기 회장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에서 확인된 침해사고는 총 16개사에 달한다.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점검 결과에서는 130개사가 일부 항목에서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형 금융회사의 취약점 점검·평가 주기를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최고경영자(CEO)의 책임과 제재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으로서는 강화되는 보안 기준에 대응하면서 금융회사 규모에 따른 비용 부담과 인력 확보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구조와 보안 인프라, 정보기술 인력 운용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일률적인 규제 적용에 대한 의견도 엇갈릴 수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은 금융당국의 보안 강화 기조에 협력하되 은행별 이행 여건을 반영한 단계적 개선 방안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존중하면서 감독당국이 요구하는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윤종규, 조직 통합 능력 강점...‘KB 쏠림’ 부담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9년간 KB금융을 이끌면서 내부 조직 안정과 계열사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했다. 특히 취임 당시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으로 촉발된 'KB사태'를 수습하고, 금융당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출금리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우대금리를 조정한 이력이 있다. 윤 전 회장 재임 당시인 2021년 9월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대응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0.30%p 축소했다. 이후 대출시장 여건이 변화한 2022년 1월에는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0.30%p 복원하면서 차주의 금리 부담을 낮췄다.

윤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감독 요구와 그룹의 경영전략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온 경험이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임된다면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 과정에서도 은행의 가격 결정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할 방안을 협의하는 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특정 금융그룹 출신 인사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는 부담이다. 올해 이동철닫기이동철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 부회장이 여신금융협회장에, 김기환닫기김기환기사 모아보기 전 KB손해보험 대표가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각각 선임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른바 'KB 쏠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관료 출신' 윤종원, 업권 독립성 입증 숙제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은 정부 정책과 금융산업의 접점을 잘 이해하는 후보로 꼽힌다.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쳐 2020년부터 2023년 초까지 기업은행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금융정책의 설계와 집행 과정을 모두 경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행장 재임 시절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 2020년에는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대출금리 상한을 연 2.8%로 낮추는 등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했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했던 일부 시중은행과 달리,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차주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사례다.

은행 경영과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조정한 경험도 있다. 윤 전 행장은 2020년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27일간 본점에 출근하지 못했으나, 노조와 다섯 차례 대화를 거친 끝에 임원 선임 절차 개선과 노조추천이사제 추진 등을 담은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당시 협의에는 금융위원장과 여당 원내대표, 금융노조 관계자까지 참여했다.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 은행 경영진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협의를 통해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정책 조정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서는 대출금리 규제나 서민금융 지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의 정책 목표를 이해하면서 은행권의 현실적인 이행 방안을 협의하는 데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관료 출신 회장이 금융당국의 요구와 은행권의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독립적으로 업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박종복, 10년 은행장 경력…대관 의문부호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은 은행 영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글로벌 금융그룹을 상대로 한 협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주요 영업 부서를 거쳤으며, 2015년부터 약 10년간 SC제일은행장을 역임했다.

박 전 행장 재임 당시 SC제일은행 역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우대금리를 축소한 경험이 있다. SC제일은행은 2021년 8월 주력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우대금리를 0.20~0.30%p 줄이고 일부 금리 유형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접수도 제한했다.

글로벌 본사와 국내 영업현장의 이해관계를 조율한 이력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6년 '제일은행' 브랜드 복원이다. 박 전 행장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본사를 상대로 한국 금융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국내 영업환경을 설명하며 명칭 변경을 설득했다.

다만 글로벌 본사와 국내 법인 사이의 협상 경험이 국회나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정책 조정 능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출금리 산정체계나 금융보안 강화처럼 개별 은행의 경영 자율성과 금융당국의 규제 목표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절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힌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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