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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일반점포 줄이고 PB·WM센터 늘려…보안프로그램 취약점·피싱 배상 쟁점 [2026 국감-은행②]

기사입력 : 2026-10-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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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폐쇄 절차 이행 점검…지방 복합지원센터 확대
9개銀 보안프로그램 실효성 의문…피싱 배상 개선 必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왼쪽)이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왼쪽)이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은행들이 일반 영업점을 줄이는 동안 프라이빗뱅킹(PB)·자산관리(WM)센터를 늘려온 영업망 재편 방식이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제기됐다.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에 따라 점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고령층과 장애인 등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는 비대면 거래의 보안체계와 금융사기 피해 구제로도 이어졌다. 은행이 의무 설치를 요구하는 보안프로그램의 취약성과 보이스피싱 자율배상제도의 낮은 실효성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은 관련 제도와 감독체계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점포 557곳↓·PB·WM 51곳↑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대 은행의 일반 영업점과 PB·WM센터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한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일반 점포는 2022년 말 3886곳에서 올해 8월 말 3329곳으로 557곳(14.3%) 감소했다. 반면 PB·WM센터는 같은 기간 129곳에서 180곳으로 51곳(39.5%) 증가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면 영업망은 축소하면서 자산관리 전문인력이 배치된 특화 채널은 확대해 온 셈이다. 한 의원은 은행이 수익성이 높은 고객에게 대면 서비스를 집중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에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별 수익성 차이도 제시됐다. 한 의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리은행 특화센터 고객 1인당 수익은 1035만원으로 일반 고객의 19만원보다 약 54.5배 많았다. NH농협은행의 WM센터 고객 평균 자산도 일반 고객보다 약 25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객별 수익성과 관리 자산 규모에 차이가 나는 가운데 은행권의 인력 축소도 이어졌다. 5대 은행에서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9200명 이상이 희망퇴직했으며 관련 비용은 3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한 의원은 자산가 대상 영업 확대 자체보다 일반 점포 감소에 따른 접근성 문제를 짚었다. 그는 일반 고객과 고액자산가에 대한 대면 서비스 차이를 두고 "금융 서비스의 계급화라고 지적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은행의 영업망 운영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점포폐쇄 공동절차 실효성 점검

금융당국이 마련한 점포폐쇄 대응방안의 실효성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올해 2월 은행 점포폐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3월부터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반경 1㎞ 이내 다른 영업점과 통합할 경우 사전영향평가와 지역 의견 수렴 등을 생략할 수 있었으나, 소비자의 실제 이동거리가 달라지는 통폐합에도 해당 절차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기존 공동절차의 예외 규정이 광범위하게 활용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폐쇄된 점포 314곳 가운데 203곳(약 65%)은 1㎞ 이내 통합 예외를 적용받았다.

한민수 의원은 강화된 공동절차가 실제 점포폐쇄를 억제하고 있는지, 은행들이 사전영향평가와 대체수단 마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융취약지역 점포 유지와 금융취약계층 대상 대면 서비스 제공 실적을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또 현행 공동절차가 은행연합회의 자율규약인 만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업감독규정이나 은행법 등에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금융취약지역의 서비스 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특히 지방에서는 은행 영업점과 서민금융 지원 기능을 결합한 복합지원센터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부산과 광주에서 관련 센터 개설 현장을 방문한 사례를 언급하며 "계속 지방에서 이런 모델들을 더 확산시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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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형 보안프로그램 취약점 지적

온라인 금융거래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보안프로그램이 오히려 해킹 공격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19개 은행 가운데 9개 은행이 온라인 금융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별도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9%가 설치 프로그램의 용도를 모른 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의원은 과거 액티브X를 활용한 공인인증서 중심의 금융거래 방식이 개선됐지만, 은행들이 여전히 이용자 PC에 여러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안프로그램 자체의 취약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국내 설치형 보안프로그램 7종에서 19건의 취약점이 발견됐다. 북한 해킹조직이 보안프로그램을 악용한 사례도 있었으며, 최근 해킹 피해가 발생한 한 은행의 'IP 인사이드' 관련 서버 7대에서도 총 22건의 취약점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프로그램이 실제 은행 침해사고의 직접적인 경로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손 의원의 지적은 기존 보안체계가 새로운 공격 경로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손 의원은 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식이 반드시 보안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금융권 보안 설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정부 차원의 인공지능(AI) 보안체계를 토대로 금융권 보안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설치형 보안프로그램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논의하고 금융위와 협의해 정리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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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자율배상 기준 개선해야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은행으로부터 배상을 받기 어려운 문제도 지적됐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대면 금융사고 자율배상제도의 실효성이 낮다며 배상 대상과 책임분담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제도 시행 이후 올해 7월까지 5대 은행에서 배상이 완료된 사건의 신청금액은 총 10억8840만원이었다. 실제 지급된 배상금은 1억8029만원으로 신청금액의 약 16.6%에 그쳤다. 지난해 은행 계좌를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811억원이었다.

자율배상이 이뤄지더라도 은행이 인정한 피해액 대비 실제 배상 비율은 대체로 10~20%대에 그쳤다. 전 의원은 은행의 배상책임을 40%가량 인정한 법원 판례도 있다며 현행 자율배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년 은행권에서 시행된 비대면 금융사고 자율배상제도는 제3자가 피해자 명의로 무단이체나 대출 등을 실행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책임을 나눠 배상하는 방식이다. 피해자가 사기범에게 속아 직접 자금을 이체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되며, 개인정보 제공 등 소비자 과실 정도도 배상액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

전 의원은 피해자가 직접 송금하거나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넘긴 경우에도 은행 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며 자율배상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원장은 현재 금융회사의 배상 비율이 낮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금융회사의 무과실 배상책임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판례 기준을 업계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도하겠다"고 답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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