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RH·BH 통합해 고객 맞춤 제품 제안하는 통합 솔루션
현대제철은 압연 H형강 RH(Rolled H-Beam)와 용접 H형강 BH(Built up H-Beam)를 하나로 묶은 통합 브랜드 ‘H ONE’을 론칭했다고 12일 밝혔다.‘H ONE’은 RH의 안정적인 공급 능력과 BH의 유연한 규격 대응력을 합쳐, 고객에게 가장 알맞은 제품과 공급 방식을 제안하는 통합 솔루션 브랜드다.
RH와 BH는 같은 H형강이지만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RH는 반제품을 압연해 일체형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강점이다.
BH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을 잘라 H 모양으로 용접해 만든다. 이 방식은 크기가 아주 큰 단면이나 정해진 규격에서 벗어난 제품도 설계에 맞춰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마다 다른 특수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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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바꾼 H형강 수요
현대제철이 두 제품을 하나로 묶은 배경에는 건축 시장의 변화가 있다. 최근 AIDC와 반도체 팹, 초고층 건물, 대형 물류센터 등 덩치 큰 건축물이 늘면서 H형강에 요구되는 규격과 구조 성능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AIDC는 수많은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가 들어가는 만큼 무거운 하중을 견디는 구조 성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단면이 큰 제품이나 표준에서 벗어난 규격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공사 기간을 줄여야 하고 자재도 제때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따져야 할 조건도 한층 복잡해졌다. 표준 규격 제품을 꾸준히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프로젝트별 특수 규격까지 맞춰줄 수 있는 공급 역량이 중요해진 이유다.
현대제철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새 먹거리로 점찍고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3월 30~40명 규모 ‘차세대 전력 인프라 TF’를 꾸리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탑 시장을 겨냥한 영업에 나섰다. 현재 봉형강 매출에서 데이터센터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로, 이를 6%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인천 서구에 건설 중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에는 저탄소 인증 H형강 등을 공급하기도 했다. ‘H ONE’ 출범은 이 같은 데이터센터 공략을 H형강 제품 구성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성격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저가 공세 속 ‘맞춤형’으로 차별화
맞춤형 시장을 노리는 데에는 건설 경기 부진 속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H형강 상황도 배경으로 작용했다.반덤핑 관세는 수입품의 덤핑(정상가격보다 싸게 수출하는 것)으로 국내 산업에 피해가 생기거나 생길 우려가 있을 때 부과하는 무역구제 조치다.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제477차 회의에서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5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정했다. 기존에 가격약속을 맺은 라이우스틸과 르자오스틸 2개사는 가격약속을 유지하고, 이들을 제외한 기타 공급자에는 28.23~32.72%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가격약속은 수출업체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팔겠다고 약속하면 관세 대신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이 같은 재심사는 지난해 9월 국내 업계 요청으로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H형강이 국내산보다 통상 20~30% 낮은 가격에 유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덤핑 조치가 가격 경쟁 부담을 일부 덜어주더라도, 규격이 정해진 표준 제품은 결국 가격 경쟁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반면 대형 프로젝트에 맞춰 설계 단계부터 제품 조합을 제안하는 방식에서는 가격보다 대응력과 기술 지원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한다.
제품 공급 넘어 프로젝트 전반 지원
현대제철은 ‘H ONE’을 통해 AIDC와 반도체 팹 등 대형 건축 프로젝트의 구조와 하중, 규격, 강종, 물량, 납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알맞은 RH·BH 제품 조합을 제안할 계획이다.여기에 VE(Value Engineering) 솔루션도 제공한다. VE는 건물의 구조 성능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와 자재 선택을 조정하는 기법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설계 효율을 높이고 자재 조달도 수월해진다.
서비스 범위도 단계적으로 넓힌다. 프로젝트 초기 설계 검토부터 제품 선정, 견적, 구매, 생산·납품, 기술 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 체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철강재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프로젝트 전 과정에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전무)은 “RH와 BH를 아우르는 ‘H ONE’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대응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H형강 수요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고, 고객이 H형강과 관련한 요구와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통합 솔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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