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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두산에너빌리티 빛 보나

기사입력 : 2026-09-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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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첫 타자에 30조 규모 텍사스 가스복합발전
AI 데이터센터 폭증…원전보다 빠른 준공 가능한 가스발전 통해 전력난 대응
글로벌 가스터빈 빅3 공급 병목…두산에너빌리티, 독자 기술·생산 인프라 갖춰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총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미국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인한 미국 현지의 전력난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원전보다 조기 준공이 가능한 가스발전이 1호 투자 대상으로 결정된 가운데, 가스터빈 국산화와 대형 발전 기기 제작 역량을 완비한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수혜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23억 달러(약 30조 원)가 투입되는 6.3GW(기가와트) 규모 초대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을 우선 구축한 뒤, 4.9G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으로 순차 확대되는 단계별 투자가 진행된다. 사업지가 위치한 텍사스는 미국 최대의 셰일가스 매장 및 생산지로, 발전에 필요한 천연가스 연료 수급 비용이 매우 낮고 송유관 등 기존 인프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주요 선정 배경으로 작용했다.

AI 열풍으로 인한 전력난에 원전 대신 '가스발전'

이번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원자력발전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대신 가스복합화력발전이 첫 타자로 발탁된 핵심 이유로는 '속도전'이 꼽힌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 속에서 테슬라, 메타,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텍사스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전력망 상의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원전 및 SMR은 엄격한 인허가 절차와 까다로운 건설 공정으로 인해 실제 전력 생산까지 최소 7~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가스복합화력발전은 평균 2~3년 내 신속하게 건설을 완료하고 전력망(계통)에 수월하게 연결할 수 있다. 당장 수년 내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의 기저 전력 수요를 충족할 유일하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가스발전이 선택된 셈이다.

전체 6.3GW 용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기준 최소 8기에서 10기 이상이 대량 공급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가스터빈 본체는 물론 연계되는 스팀터빈, 배열회수보일러(HRSG), 발전기 등 핵심 패키지 기자재를 통합 공급하는 메인 계약자의 수주 규모는 최대 수조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최근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네이버증권이미지 확대보기
두산에너빌리티 최근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네이버증권

글로벌 가스터빈 부족…독자 기술·생산 공장 갖춘 두산에너빌리티

이번 텍사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 여부는 핵심 기기인 가스터빈의 적기 공급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GE 베르노바, 지멘스 에너지, 미쓰비시(MHI) 등 기존 빅3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100%에 달하고 수주 잔고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공급 병목(숏티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된 상황에서, 독자적인 제조 기술력을 갖추고 대형 가스터빈을 즉시 생산해낼 수 있는 전용 공장을 완비한 두산에너빌리티가 유력한 대안이자 '구원투수'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세계 5번째로 대형 가스터빈(380MW급)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이후, 한국중부발전 보령신복합, 한국남부발전 안동복합2호기 등에 연이어 제품을 공급하며 2024~2025년 누적 가스터빈 관련 수주액 2조 원을 돌파했다.

또한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굳건한 재무 기조를 이어오며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를 완수할 체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 최근 3개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3년 17조5899억 원 ▲2024년 16조2330억 원 ▲2025년 17조57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결 영업이익 역시 ▲2023년 1조4674억 원 ▲2024년 9842억 원 ▲2025년 1조708억 원을 달성하며 꾸준히 1조 원대 이익 창출력을 입증해 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사업 재개와 함께 가스터빈 및 신재생 부문의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하강 방어 및 성장 기반을 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30조 원 규모 텍사스 발전소 프로젝트 기자재 공급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대형 매출 발생과 함께 중장기 영업이익률 개선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내에서도 손꼽히는 생산 및 검증 인프라 역시 강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 본사에 가스터빈 전용 제작 공장과 정격부하 성능시험장 등 대규모 설비를 구축해 두고 있다.

아울러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혼소 및 전소 가스터빈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무인기용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 개발 국책과제에도 참여하는 등 차세대 가스터빈 기술 스펙트럼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팀코리아' 발전 EPC 모델…기자재 수혜 및 장기 서비스 기대

이번 대미 투자는 한국 발전 공기업(발전소 운영)과 국내 주요 건설사(EPC), 기자재 업체가 원팀으로 묶여 진출하는 '한국형 발전 EPC 패키지' 수출 모델로 추진된다. 이에 핵심 발전 기기 분야에서 독점적인 독자 제작 및 공급 역량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 공급업체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특히 가스터빈 사업은 기기 납품 등 단발성 수주에 그치지 않고, 설치 이후 20~30년간 고마진 부품 교체 및 주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LTSA) 매출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 구조를 지닌다. 이번 텍사스 대형 수주가 현실화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중장기 수익성 구조 개선과 실적 안정성 확보에 결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터빈은 북미 빅테크 중심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연료전환 및 메가 프로젝트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며 "글로벌 가스터빈 제작사와 유사한 납기 일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 내 경쟁력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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