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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통해 살펴본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한화오션 전략...우주·AX·현지화 초점

기사입력 : 2026-10-1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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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 '유럽법인장'·시스템 '사업개발' 전문가 인선
각 계열사별 수주 및 사업 성과 증명 '과제’
계열사 지분 재편 맞물려…한화시스템, 필리조선소 지분 정리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사진=한화그룹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한화그룹 방산 3사가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제품 경쟁력과 제조 안정화, 수출 경쟁력 등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회사마다 다음 공략 방향성을 설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현지 생산으로, 한화시스템은 우주와 인공지능(AI)으로, 한화오션은 북미로 무게를 옮겼다. 대표이사 인선과 계열사 간 지분 재편까지 더해지며, 그룹 내 방산 회사별로 역할이 세분화된 그림이다.

시장 선도·수출서 '현지화'·'AX' 전환

1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은 지난 1일 2027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규 임원은 각각 16명, 15명, 5명 선임됐다.

모든 방산 계열사가 지난해와 다른 인사 방향을 내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시장 선도 제품 확보를 위한 인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글로벌 사업과 현지화 확대 전략 수행'을 앞세웠다. 한화오션은 '멀티 야드 제조 안정화'에서 '북미 제조 체계 안정화'로, 한화시스템은 '수출 경쟁력 강화'에서 'AX(인공지능 전환) 사업 확장'으로 전환했다.

한화에어로, 유럽법인장 출신 대표에 현지화 맡겨

이 같은 역할 분담은 앞서 진행된 대표이사 인선을 통해 알 수 있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부환 대표는 유럽법인장과 PGM사업부장을 거친 지상무기체계 연구개발(R&D)·해외사업 전문가다. 해외 현장을 이끈 인물에게 대표이사직을 맡긴 데 이어,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현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K10 탄약운반장갑차 생산시설 'H-ACE 유럽'을 착공하며 현지화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엔 크로아티아와 천무 18문 등 약 6411억 원 규모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현지 유지·보수·정비(MRO) 기반 조성 등 중장기 현지화 협력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유럽 국가들이 무기 도입 조건으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흐름이 있다. 장비 판매만으로는 수주를 이어가기 어려워지면서, 현지에서 직접 만들고 정비하는 역량이 경쟁력의 조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후속 수주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5월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298대 공급 사업을 독일 라인메탈에 내준 만큼, 루마니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 현지 공장을 거점으로 K9·K10 이후 물량을 이어가야 한다.

한화시스템, '사업개발 전문가' 선임…우주·AX로 영역 확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 현장 전문가를 수장으로 선택한 반면, 한화시스템은 사업개발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했다.

한화시스템을 이끄는 양기원 대표는 한화케미칼 사업개발실장,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 한화임팩트 대표 등을 거친 신규 사업모델 전문가다. 방산·우주 사업 자체보다는 사업개발과 전략기획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화시스템이 중점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우주다. 오는 2040년까지 초저궤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망 등 우주 분야에 약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에는 우주사업부 경력직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했고, 지난달엔 실제 운용 중인 위성 영상을 AI로 분석하는 '우주 AI 솔루션'을 공개했다. 필리조선소 지분 처분으로 확보한 유동성은 우주·AI 등 미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과제는 대규모 우주 투자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다. 지분 정리로 투자 여력을 확보한 만큼, 위성과 우주 AI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시점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

한화오션, 북미 시장 '정조준'

한화그룹 방산 3사 중 유일하게 올해 대표이사가 교체되지 않았던 한화오션은 임원 인사를 통해 내년 방향성을 드러냈다.

한화오션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북미 제조 체계 안정화와 지원 기능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승진자 15명 가운데 사업관리·지원 분야가 9명으로 연구·설계·생산 분야(6명)보다 많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미'와 함께 '제조·AX 혁신'도 내걸었다. 같은 AX라도 한화오션은 생산 공정 혁신에, 한화시스템은 방산·우주에 AI를 결합한 사업화에 가깝다.

북미 사업 거점은 필리조선소다.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이번 지분 재편 이후에도 주요 주주로 남는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3월 한화디펜스USA와 함께 VARD의 하도급사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에 참여하며 인수 후 처음으로 미 해군 사업에 발을 들였다.

다만 북미에서 실질적인 수주 성과를 내는 것은 과제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독일 TKMS에 내주며 쓴맛을 봤다. '북미'를 앞세운 이번 인사는 그로부터 석 달 만에 단행된 것으로, 지난 수주전 결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계열사 역할 확립에 美 조선·방산 재편도

인사 방향성 변화는 같은 시기 진행된 계열사 간 지분 재편과 연결된다. 한화시스템 미국 자회사 HS USA홀딩스는 오는 31일 필리조선소 지분 60% 전량을 2억3760만 달러에 처분한다.

지분 처분 목적은 신사업 전략 추진을 위한 유동성 확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와 한화퓨처프루프가 50%씩 출자한 합작법인이 이 몫을 취득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4월에도 한화오션 지분 4.5%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해 1조7000억 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조선 관련 지분을 정리하며 미래 사업에 쓸 투자 여력을 쌓는 셈이다.

반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지상 방산에 이어 미국 조선·방산에서도 비중을 키우는 모양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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