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번 현대자동차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기술 도입은 이 구상을 실제 생산으로 옮기기 위한 첫 단계다. 연구개발 과제에 머물던 항공우주 사업을 양산 단계로 넘기려면 사고 위험이 큰 추진기관 공정부터 안전과 품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AI로 추진체 공정 자동화…'무주 기지' 도입 전
현대로템은 최근 현대차와 생산 현장 자동화를 통한 안전성 향상을 위해 포괄적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현대로템 항공우주 사업장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협력한다.무주 기지는 연구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양산까지 전 과정을 한곳에서 수행하는 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생산 건물과 설비, 기숙사·연수원 등이 들어선다. 이 사업은 지난 6월 정부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기반시설 조성에 국비를 최대 100억 원까지 지원받는다.
이번 협약도 무주 기지 도입을 염두에 두고 추진됐다. 다만 현대로템은 이번 협력이 아직 시작 단계인 데다 무주 기지도 수년 후 들어서는 만큼, 상황에 따라 적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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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티드 램제트는 초음속으로 날면서 공기를 빨아들여 연료를 태우는 방식의 엔진으로, 차세대 유도무기 추진기관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충남 서산 추진기관 시험시설에서 덕티드 램제트 엔진의 성능과 제조공정을 시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험 설비에서 엔진을 검증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이를 반복해서 만들어낼 생산 체계가 필요해진 셈이다.
이번 도입을 통해 최우선으로 확보하려는 가치는 안전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항공우주 제품은 연소 시험 등 위험이 따르는 공정이 많아 이번 협약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공정 전체를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위험이 있는 일부 공정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도입해 현장 근무자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안전사고가 나면 첨단 항공우주 제품의 개발과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방산부문 매출 70.6% '수출'…항공우주 재투자
현대로템이 항공우주 투자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K2 전차 등 지상 무기체계에 집중된 이익 구조가 있다.올해 상반기 현대로템 연결 영업이익 4566억 원 중 AD&RH(항공우주·방산·로봇·수소) 부문이 4448억 원으로 97.4%를 차지했다. 이 부문의 주력은 K2 전차로, 부문 매출의 70.6%가 수출에서 나왔다.
항공우주 분야는 아직 국내 연구개발 과제 단계이고 수소 사업도 국내 인프라 구축 중심이어서, 수출 매출은 사실상 K2 전차 등 지상무기에서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폴란드 K2 수출 이후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1년 5.1%에서 올해 상반기 25.6%로 증가했다.
한 품목에 의존하는 구조는 수출 계약 시점에 따라 실적과 기업가치가 흔들린다는 약점이 있다. 최근 분기 실적에서도 이런 흐름이 드러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6196억 원, 영업이익 2777억 원으로 창사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2.1% 늘었다.
이후 영업이익 증가율은 빠르게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1조6256억 원, 영업이익 2674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4%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조4575억 원, 영업이익 2242억 원으로 증가율이 10.5%에 그쳤다. 2분기에는 매출이 1조6060억 원으로 1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24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IBK투자증권은 영업이익 감소 이유로 폴란드 K2 1차 계약의 높은 수익성에 따른 기저 부담과 국내 사업 비중 확대를 꼽았다. AD&RH 부문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 10조5181억 원에서 반기 말 9조8197억 원으로 반년 새 7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다만 재투자할 여력은 충분하다. 폴란드 매출채권이 회수되면서 반기 말 현금성자산은 2조5273억 원으로 연초 9084억 원보다 1조6000억 원 넘게 늘었다. 현대로템은 방산 시설 투자와 무인화 기술, 항공우주 신규 투자 등에 1조8000억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직 개편에서도 그 방향성이 드러났다. 현대로템은 올해 기존 방산·철도·플랜트 3개 부문 체계를 AD&RH·RS(철도)·EP(에코플랜트)로 재편하면서 방산 부문 이름 맨 앞에 항공우주(Aerospace)를 붙였다.
커지는 우주항공 시장…우주항공청 예산 47.2% 증가
시장도 항공우주 쪽으로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무인체계와 함께 항공우주 분야 등 미래 신산업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로 커지고 있어 방위산업 측면의 기술 발전과 시장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정부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내년 정부 예산안은 1조6491억 원으로 올해보다 47.2% 늘어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재사용 발사체를 포함한 차세대발사체 개발 예산은 올해 1204억 원에서 내년 291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현대로템은 1990년대 국내 최초 액체추진로켓 개발에 참여한 이후 30년 가까이 항공우주 엔진 기술을 쌓아온 만큼, 무주 기지를 거점으로 지상무기 중심의 방산에서 벗어나 항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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