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한국금융신문 instagram 한국금융신문 youtube 한국금융신문 newsletter 한국금융신문 threads

‘로봇·SDV’에도 ‘저평가 늪’ 헤매는 HL만도 [저PBR 숨은그림찾기]

기사입력 : 2026-09-28 00: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매출 9조에도 PBR 뒷걸음질
저수익·고투자가 주가 ‘발목ʼ
주주환원·지배구조 리스크도

▲ 조성현 HL만도 부회장
▲ 조성현 HL만도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국내 대표 자동차 부품업체 HL만도가 연간 매출 9조 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 가치를 나타내는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회사는 로봇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신사업 카드를 제시하며 체질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나, 주식시장에서 여전히 저평가 늪에 빠져 있다.

이는 고질적 저수익성과 신사업 전환을 위한 설비투자(CAPEX) 부담, 모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HL만도가 저평가 굴레에서 탈출하려면 로봇 등 신사업 실적 가시화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통한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핵심 과제라고 평가한다.

외형 성장에도 ‘저PBR 늪’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HL만도 PBR은 2021년 1.52배를 기록한 이후 2022년 0.88배, 2023년 0.83배, 2024년 0.76배까지 매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02배로 반등하며 저평가 해소 기대감을 키웠으나, 올해 2분기 기준 다시 0.78배로 내려앉아 여전히 장부가치에도 크게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

PBR은 기업 주가가 자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BR이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장부상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해당 주식은 현재 저평가 상황이지만, 반대로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최근 5년간 HL만도 실적 추이를 보면 저PBR 추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회사 연간 매출은 2021년 6조1474억 원에서 2025년 9조4500억 원으로 약 53.7%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1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HL만도 실적 구조를 보면 저PBR 기조가 이질적이다. 국내 부품사 1위인 현대모비스와 비교해보자. 현대모비스는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향 매출이 약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HL만도는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40% 수준이다.

HL만도는 북미 주요 전기차 업체 및 BYD를 포함한 중국 급성장 EV 제조사, GM 등 글로벌 OEM으로 공급처를 폭넓게 확장했다. 특히 완성차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력 중심 글로벌 공급망을 완성한 점이 HL만도 기업 가치를 받치는 핵심 강점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HL만도는 특정 완성차 업체 실적 변동이나 전기차 전환 속도 차이에 따른 리스크가 비교적 적다”며 “여기에 그룹사 내부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 대비 가격 협상력과 원가 경쟁력에서 강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HL만도는 성장한 외형을 바탕으로 로봇 액추에이터 등 신규 사업 청사진을 대거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평가가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외형 성장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점 지우는 ‘고질병’ 리스크

HL만도가 경쟁사 대비 안정적이고 유연한 매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저평가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회사 강점마저 희석하는 고질적 리스크 때문이다.

HL만도 밸류에이션 하락을 이끈 첫 번째 근본 원인은 박한 수익성이다. 최근 5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영업이익률은 매년 3~4%대 수준에 묶여 있다. 올해 2분기 역시 매출 2조4953억 원, 영업이익 1070억 원으로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이익률은 4.2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의 지속적인 납품 단가 인하 압력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물류비 부담이 상존해 덩치가 커져도 실제 내실로 이어지는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과 협상력은 오히려 수익성 걸림돌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기업분석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HL만도 자본 효율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매년 5~7%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 PBR 1.0배 이상을 인정받으려면 ROE가 주주들 요구수익률(WACC)을 지속적으로 상회해야 한다. HL만도 WACC는 10~15% 수준으로 집계돼 ROE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HL만도 SDV·전동화 전환을 위한 투자도 역설적으로 회사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HL만도는 연간 3000억 원 이상 CAPEX를 집행해 왔다. 이는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치다.

HL만도는 차세대 섀시 제품인 SbW(Steer-by-Wire), BbW(Brake-by-Wire), ADAS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출과 북미 메타플랜트, 중국·인도 등 글로벌 거점 생산라인 증설 투자를 추진 중이다.

끝으로 미흡한 주주환원과 지주사 지배구조 디스카운트도 HL만도 저평가를 고착화시킨 핵심 배경으로 파악된다.

HL만도는 배당수익률이 1.5~2.0% 수준에 그치고 자사주 소각 등 시장이 요구하는 강력한 자본배치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여기에 지주사인 HL홀딩스가 과거 자사주 관련 비영리재단 무상 출연 논란 등으로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일으키면서 그룹 전반 지배구조 디스카운트 잔상이 핵심 자회사인 HL만도 기업가치 평가에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로봇·SDV 실적 가시화가 열쇠

HL만도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위해 다각도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2030년까지 배당성향을 25% 이상으로 상향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적극적 주주친화 정책을 예고했다.

사업 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자동차 부품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양산 및 SDV 제어 솔루션 공급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기업가치 재평가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차세대 로봇용 액추에이터 사업은 그 핵심이다. HL만도는 지난해 연말 그동안 축적해온 서보모터, 감속기, 제어 기술 등 자동차 섀시 정밀 제어 노하우를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및 산업용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HL만도는 오는 2035년까지 액추에이터 매출을 2조30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액추에이터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목표도 재료비 절감, R&D 효율화,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통해 2030년 영업이익률 6% 이상, ROE 1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미 양산 인프라 구축 및 개발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SDV·자율주행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HL클레무브를 통해 레이더, 카메라, 자율주행 통합제어기(ADCU) 공급을 늘리고 선진 시장(북미·인도)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은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시된 신사업 청사진이 숫자로 증명되고 지배구조 우려를 해소해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HL만도 로봇 액추에이터 양산 목표 시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수주가 진행될 것”이라며 “주가 재평가가 완성되려면 대규모 투자가 결실을 맺는 실적 가시화와 함께 주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주주환원 이행이 수반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issue
issue

산업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