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외식업체 경영자로서 이런 사례를 볼 때마다 한국에서 입증된 브랜드와 제품을 가져오는 것만으로 미국에서의 성공까지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미국 시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사업을 확대할 곳이라기보면 곤란하다. 고객층과 가격, 인력, 공급망, 임대차와 규제 준수 조건이 완전히 다른 하나의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식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메뉴라도 미국 현지 고객이 편안하게 느끼고 지불하려는 가격, 주로 구매하는 시간대, 포장과 배달 비중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인분의 양과 포장, 보관방법, 소비기한과 표시사항도 현지의 생활방식과 법규에 맞아야 한다.
새 매장을 준비할 때마다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것도 공간의 조건이다. 상업용 임대차계약에 원하는 영업용도(Permitted Use)가 포함돼 있는지, 건물의 사용승인(Certificate of Occupancy, CO)이 실제 운영 형태와 맞는지를 살펴야 한다. 전기·가스·환기· 소방법과 장애인 접근성 기준(ADA Compliance)에 따라 공사비와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달라진다. 음식점 허가와 위생검사 (Food Service Permit & Health Inspection), 주류면허(Liquor License)도 판매 품목과 운영방식에 영향을 준다.
물론 한국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의 규제가 더 까다로운지를 비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지 규정이 선택한 공간과 사업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계약 전에 이해하는 일이다. 공사를 다 끝낸 뒤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추가 공사비 뿐아니라 개점 지연과 영업하지 못하는 기간의 임대료까지 부담하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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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국 진출을 검토할 때 예상 매출만큼이나 초기 투자비와 고정비, 손익분기점, 운전자금과 현금 소진 속도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개점이 늦어지거나 인건비가 계획보다 높아지더라도 버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이 기업의 외형을 보여준다면, 이익과 현금흐름, 반복 가능한 운영체계는 그 기업이 얼마나 오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진출은 한국 사업을 더 크게 복사하는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직접 경영을 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현지에 맞게 바꾸며, 무엇을 과감히 내려놓을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미국은 분명 큰 시장이다. 다만 그 기회는 시장에 맞는 운영체계를 차근차근 설계한 기업의 것이 된다.
조아라 칼럼니스트/THE EDITION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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