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한국금융신문 instagram 한국금융신문 youtube 한국금융신문 newsletter 한국금융신문 threads

서금원 10년, 다음 키워드는 ‘민관 금융사다리’…김은경號 한화·LG까지 외연 확대 [금융공기업 이슈]

기사입력 : 2026-09-22 14: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저신용·저소득층 787만건 지원…대출 넘어 채무조정·고용·복지까지
한화 미소금융재단 신설 제안, SK·LG 추가 출연 추진
금융권 출연 5년간 1.5조원…재원 다변화와 대위변제율 관리는 과제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김은경 원장이 이끄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저신용·저소득층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서민금융의 ‘공급 허브’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금융회사와 대기업 등 민간의 힘을 끌어들이고 금융·채무조정·고용·복지를 연결해 취약계층의 자립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김 원장이 최근 한화그룹에 미소금융재단 설립을 제안하고 SK와 LG에도 추가 출연을 요청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재정과 금융회사 의무출연에만 기대기보다 기업의 사회공헌 자금과 은행의 영업망·상품 설계 역량까지 서민금융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회사 출연금이 빠르게 늘고 정책서민금융의 대위변제율도 높아지고 있어 민간 참여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재원구조와 건전성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다음 10년의 숙제로 꼽힌다.

62조원·787만건…‘돈 빌려주는 기관’ 넘어 자립까지

서민금융진흥원 10여년의 발자취와 향후 과제이미지 확대보기
서민금융진흥원 10여년의 발자취와 향후 과제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년 9월 23일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을 목표로 햇살론과 미소금융 등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고 휴면예금 지급, 금융교육과 컨설팅 등을 맡아왔다.

지난 10년간 공급한 서민금융은 총 62조원, 787만건에 이른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열린 서금원 창립 1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 같은 실적을 언급하면서 햇살론과 미소금융뿐 아니라 휴면예금 환급, 금융교육·상담 등이 금융취약계층의 재기를 뒷받침해왔다고 평가했다.

서금원이 제시한 다음 10년의 방향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2027~2031년 중장기 경영전략의 새 비전을 ‘국민의 금융안전부터 경제적 자립까지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정하고 △금융안전망 강화 △금융회복력 제고 △금융시스템 혁신 △국민신뢰 제고 및 지속가능경영 강화 등 4대 전략목표를 제시했다. 김 원장도 “필요한 순간에 가장 먼저 찾아가 맞춤형 지원을 제시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금융기본권’도 이 같은 방향을 압축한다. 단순히 저금리 자금을 한 번 빌려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담과 채무조정, 대출, 자산형성을 하나의 ‘회복 경로’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실제 금융당국과 서금원은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제도 도입 이후 올해 6월까지 금융지원에서 고용·복지 등으로 연계된 건수는 누적 약 32만건에 달한다.

출연금 내는 은행에서 ‘금융사다리’ 파트너로

서금원 ‘민관 금융사다리’ 주요 협력 현황이미지 확대보기
서금원 ‘민관 금융사다리’ 주요 협력 현황

은행권과의 관계 역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회사 출연금을 받아 서금원이 보증하고 은행이 정책상품을 취급하는 구조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은행이 상품 설계와 복합상담, 취약차주의 제도권 금융 복귀까지 함께 맡는 형태로 협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대표 사례가 지난 4월 출시된 ‘햇살론119’다. 은행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3개월 이상 성실하게 이용한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최대 3000만원의 신규 운전자금을 공급하는 상품으로, 은행권 특별출연금을 재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17개 협약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즉 은행이 재원을 출연하는 동시에 기존 고객 중 재기 가능성이 있는 차주를 발굴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협력은 지역 단위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부산 서민금융 복합지원센터’에는 서금원과 신복위뿐 아니라 BNK부산은행과 미소금융법인이 함께 입주했다. 정책서민금융이 필요한 차주는 서금원으로, 민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여력이 있는 차주는 부산은행으로 곧바로 연결하는 구조다. 더 나아가 부산은행은 복합지원 이용자를 위한 금리우대 대출·적금인 ‘BNK금융사다리상품’도 내놨다.

이달에는 신한은행이 강원 지역의 파트너로 합류했다. 금융위·강원특별자치도·서금원·신복위·신한은행은 지난 4일 지역 밀착형 복합지원 업무협약을 맺고 ‘강원 서민금융 복합지원센터’ 구축과 지역 주민 대상 금리우대 대출·적금, 찾아가는 상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이 민간금융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한화에 재단 설립 제안…민간 재원 외연 확대

김 원장은 이제 금융권 밖으로 민간재원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한화그룹에 미소금융재단 설립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소금융재단을 새로 설립하고, 출연금이 마련될 경우 한화의 사업 특성을 살린 지원 방식을 함께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원장은 기업별 강점을 반영한 미소금융 모델을 구상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 지원을 한 축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은 삼성미소금융재단에 2000억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했고 신한과 우리 역시 각각 1000억원씩 신규 재원을 보탰다. 한화그룹의 신규 재단 설립 여부와 SK·LG의 추가 출연 여부는 서금원이 추진하는 ‘민간재원 다변화’는 일회성 사회공헌을 넘어 하나의 재원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사 의존 분산·정책지원 연결 등 새로운 과제로

금융권 서민금융 출연금·정책서민금융 공급 추이 / 자료제공=박성훈 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금융권 서민금융 출연금·정책서민금융 공급 추이 / 자료제공=박성훈 의원실

다만 민간재원 확대 과정에서 기존 금융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풀어야 할 문제다. 서금원이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금융회사가 납부한 서민금융 출연금은 총 1조4797억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7099억원으로 약 48%를 부담했다. 연간 금융권 출연금은 2022년 2296억원에서 지난해 4396억원으로 늘었으며 은행권 출연금도 같은 기간 1078억원에서 216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4월부터 공통출연요율이 은행권의 경우 기존 0.06%에서 0.10%로 높아진 것도 금융권이 재원 부담 증가를 체감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올해 6월 말 기준 햇살론15 대위변제율이 29.0%,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33.7%를 기록하는 등 일부 상품의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이를 단순히 금융권의 ‘비용 증가’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같은 자료를 보면 금융권이 4396억원을 출연한 지난해 햇살론 일반·특례 공급액은 6조4124억원이었다. 은행권만 놓고 봐도 출연금 2162억원을 기반으로 2조8806억원의 정책서민금융이 공급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은행권 출연금 1384억원에 공급액은 1조9023억원이다. 출연금이 보증과 민간 금융회사의 대출을 결합해 더 큰 규모의 금융공급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의미다.

박 의원 역시 서민·취약계층 금융안전망 강화의 필요성 자체보다는 출연 확대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위변제율과 회수율 등 정책서민금융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했다. 결국 쟁점은 민간이 참여하느냐 여부보다는 민간의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그 돈이 다시 취약차주의 신용회복과 제도권 금융 복귀로 이어지도록 만들 것이냐에 가깝다.

서금원의 다음 과제는 공급 규모를 얼마나 더 키우느냐에만 있지 않다. 금융회사의 자금과 영업망, 기업의 사회공헌 재원, 정부의 정책지원, 고용·복지 서비스를 하나의 금융사다리로 묶어 취약차주가 정책금융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민간금융과 경제활동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김은경호가 그리는 두 번째 10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issue
issue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