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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위원장 삭발 투쟁’ 금융노조, 지방이전·임금협상 평행선에 2차 총파업 예고 [금융권 총파업]

기사입력 : 2026-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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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회관 앞 천막농성·지부별 산발 1인시위는 현재진행형
주4.5일제·임금 6% 놓고 노사 평행선…“단계적 노동시간 단축 필요”
금융기관 지방이전에도 반발…“이전 자체 아닌 일방적 추진 반대”

18일 오후 은행회관 앞에서 열린 금융노조의 2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18일 오후 은행회관 앞에서 열린 금융노조의 2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2차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4일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인상, 금융기관 지방이전 등을 둘러싼 노사·노정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다시 한번 대규모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은행회관 앞 천막 철야농성과 지부별 1인 시위를 이어온 금융노조는 18일 결의대회를 열고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날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삭발투쟁을 진행하며 사용자 측과 정부를 향해 교섭과 소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2차 총파업은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산별교섭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다시 한번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1차 총파업 이후에도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주 4.5일제와 실질임금 인상, 금융기관 지방이전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남은 열흘여간 교섭 진전 여부가 파업 규모와 향후 노사관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파업 2주 만에 다시 집결…윤석구, 삭발로 투쟁 수위 높여

19일 오후 은행회관 앞에서 열린 금융노조의 2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삭발을 마친 윤석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9일 오후 은행회관 앞에서 열린 금융노조의 2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삭발을 마친 윤석구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금융노조는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2차 총파업 방침을 공식화했다. 지난 4일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1차 총파업을 벌인 지 2주 만이다.

1차 총파업 당시 금융노조는 금융기관 지방이전 반대와 주 4.5일제 도입, 임금 6% 인상 등을 요구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약 1만5000명, 주최 측 추산 약 3만명이 집회에 참석했으며 산업은행·IBK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조합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총파업 이후에도 핵심 현안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금융노조는 지난 8일부터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위치한 은행회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각 지부에서도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날 윤 위원장의 삭발은 1차 총파업 이후 이어진 장외투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의미가 있다. 윤 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교섭을 시작해 대표단과 실무단 교섭을 계속하면서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다”며 “기다릴 만큼 기다렸지만 변화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4월부터 대표단·실무단 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포함해 30차례 넘는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임금과 노동시간 단축 등 핵심 쟁점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단계적으로 노동시간 줄이자”…주 4.5일제·임금협상 평행선

금융노조 쟁의행위 주요 사건 타임라인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노조 쟁의행위 주요 사건 타임라인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 주 4.5일제다. 금융노조는 현행 주 40시간인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이는 방식의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근무일수를 크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 제도를 정착시키자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지난 1차 총파업에서도 주 4.5일제 도입은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금융노조는 이와 함께 청년채용 확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등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디지털 전환과 영업점 감소 등으로 은행 업무 구조가 빠르게 변한 만큼 노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용자 측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인력과 비용 부담, 영업시간 조정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간극도 여전하다.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률로 6%를 요구하고 있다. 당초 8%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교섭 과정에서 6%로 낮춘 반면 사용자 측은 2.5% 수준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물가와 경제성장률을 고려해 노동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두 수치를 단순 합산하면 금융노조의 요구안과 같은 6.0%가 된다.

다만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이 곧 적정 임금인상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생산성이나 수익성, 노동시장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6% 인상안의 적정성을 놓고는 노사 간 이견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방이전 놓고 “반대 위한 반대 아냐”…소통 중요성 강조

금융기관 지방이전 문제도 2차 총파업의 핵심 쟁점이다. 금융노조는 지방이전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기관의 기능과 산업 특성, 직원들의 정주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전 대상과 지역부터 결정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산업은 금융회사와 기업, 전문인력, 법률·회계 등 관련 서비스가 한 지역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집적산업이라는 것이 노조 측 논리다.

윤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밝힌 ‘서울 경제수도·세종 행정수도’ 구상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전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과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행정 2수도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표도 지난 3일 세종을 행정수도, 서울을 글로벌 금융·문화수도로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이를 두고 정부·여당 역시 경제와 금융 기능의 집적 필요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주장했다.

‘기관만 옮긴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제 제기에는 일정 부분 연구 결과도 뒷받침된다. KDI가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공공기관 이전 이후 혁신도시의 인구가 늘고 제조업과 지역 서비스업 일자리도 증가했다. 반면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지식기반산업의 일자리는 유의미하게 늘지 않아 장기적인 지역 발전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산업연구원의 분석에서도 공공기관 이전으로 발생한 고용 증가 효과의 상당 부분이 혁신도시가 위치한 읍·면·동 등 비교적 좁은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광범위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지역 산업과 정주여건을 함께 조성해야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금융노조가 강조하는 ‘소통 없는 일방 이전은 안 된다’는 주장과 맞닿는 부분이다. 동시에 해당 연구들이 금융공공기관을 서울에 남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점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어떤 기관을 어느 지역에 배치해야 기존 산업과 시너지가 커지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2차 총파업, 1차 규모 넘을까…정확한 날짜는 미정

이제 시선은 2차 총파업 여부로 향한다. 노조 내부에서는 오는 30일로 2차 총파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날짜와 시간이 이 날 확정되지는 않았다.

금융노조가 예정대로 30일에 2차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이달에만 두 번째 총파업이 된다. 1차 파업 이후 천막농성과 1인 시위, 결의대회와 삭발투쟁을 거쳐 다시 총파업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융노조의 대정부·대사용자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윤 위원장이 삭발까지 감행하며 교섭을 촉구한 가운데 앞으로 열흘여가 금융권 노사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월부터 다섯 달 넘게 이어진 교섭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금융권은 이달 말 다시 한번 대규모 파업 국면을 맞게 된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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