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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신복위원장 "금융소비자 보호 넘어 기본권으로"…기초금융 법제화 논의 본격화 [금융공기업 이슈]

기사입력 : 2026-06-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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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5대 권리·4대 기초금융 구상 제시
상담·채무조정·정책자금 연계 강화…취약계층 재기지원 초점
8월 법안 발의 논의…입법지원단·재원 마련 방안도 검토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이 11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이 11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지다혜 기자
[한국금융신문 지다혜 기자] "금융은 이제 시혜적인 보호의 대상을 넘어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합니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 원장이 금융기본권의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이 일상의 필수재가 된 만큼 금융 소외와 배제는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인간다운 삶의 기반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에서다.

김 위원장은 11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및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민병덕·정태호·김현정·김남희·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신용회복위원회가 주관했다. 지난 4월 열린 1차 토론회가 금융기본권이라는 개념을 사회적 의제로 제시한 자리였다면, 이번 토론회는 이를 구체적인 법·제도와 현장 실행방안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념사와 발제를 통해 금융기본권을 국민의 삶을 지키는 필수 인프라로 규정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를 넘어 국민 모두의 금융기본권이 당당한 기본권으로 자리 잡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통해 민생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금융기본권 5대 권리 구체화

김 위원장이 제시한 금융기본권의 핵심은 금융을 더 이상 신용과 담보에 따른 사적 계약 영역에만 맡겨두지 말자는 데 있다. 금융 접근이 차단되면 생계 유지, 재기, 자산 형성의 기회까지 함께 막히는 만큼 최소한의 금융 이용 기회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위원장은 금융기본권을 구성하는 세부 권리로 접근권, 생존권, 자립권, 재기권, 자산형성권 등 5대 권리를 제시했다. 금융에 정당하게 접근할 권리, 최소한의 금융생활을 보장받을 권리, 스스로 일어설 권리,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권리, 안정적 미래를 준비할 권리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이 일상의 필수재가 된 현대사회에서 금융으로부터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최소한의 생존 기반을 위협받는 일이라고 짚었다. 이어 금융은 시혜적 보호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포용금융'이라는 표현에 담긴 시혜적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봤다. 금융 취약계층을 누군가가 포용해 주는 대상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동등한 눈높이에서 권리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도 단순한 정책 대출이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민생금융 안전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4대 기초금융 구상 제시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입법 구성안 / 사진제공=신용회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입법 구성안 / 사진제공=신용회복위원회


김 위원장은 금융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한 입법 수단으로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 추진방안을 제시했다.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복지를 시혜가 아닌 권리로 전환한 것처럼, 금융 영역에서도 최소한의 이용 기회와 재기 기반을 권리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구상이다.

법안의 밑그림으로는 기초상담·채무조정,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 등 4대 기초금융 체계가 제시됐다. 먼저 채무 진단과 재무 상담을 통해 금융 취약계층의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고용·복지 지원과 채무조정을 연계하는 구조다.

기초보험은 취약계층의 건강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방어하는 장치로 설명됐다. 김 위원장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건강 악화로 다시 소득활동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공공 실손보험 등 방식의 리스크 분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초대출은 채무조정 이후 재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저금리 자금 지원 방안으로 제시됐다. 기초저축은 성실 상환자에게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시드머니를 마련하기 어렵다며, 금융기본권 논의가 단순한 채무 경감에 머물지 않고 자립과 자산 형성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채무조정 연계 강화

김 위원장은 현행 서민금융 지원체계의 보완 과제로 기관 간 기능 연계를 꼽았다. 정책자금 상담을 받으러 온 이용자에게 실제로는 채무조정이 먼저 필요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채무조정을 신청한 이용자에게 생활자금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현재 체계에서는 이 같은 수요가 한 번에 연결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그는 이용자가 스스로 채무조정이 먼저인지, 자금 지원이 먼저인지 판단해 기관을 찾아오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에 조직 통합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신용회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이 각자의 기능을 더 촘촘히 연결해 상담, 채무조정, 정책자금 안내를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병원 진료 과정에 비유했다. 몸이 아프지만 원인을 모를 때 먼저 진단을 받고 그 결과에 따라 처방을 받듯, 금융 취약계층도 재무진단과 복합상담을 거쳐 채무조정, 보험, 대출, 저축 등 필요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함께 다뤄진 경기도 사례도 이 같은 방향성을 뒷받침했다. 경기도는 극저신용대출과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지원과 고용·복지 연계를 결합해 왔다. 이를 통해 금융 배제를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생계·주거·의료 등 복합적 취약성이 얽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상담과 지원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됐다.

입법·재원 논의 본격화



김은경 신복위원장 "금융소비자 보호 넘어 기본권으로"…기초금융 법제화 논의 본격화 [금융공기업 이슈]이미지 확대보기


금융기본권 연구단은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연구단은 금융기본권연구분과, 데이터분석분과, 정책기획분과, 대외협력분과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학계와 연구기관,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해 금융기본권의 법적 근거와 정책 효과, 데이터 기반 평가체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연구단이 단순한 자문기구가 아니라 금융기본권을 실질적 제도와 법률로 완성하기 위한 집단지성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도 주관기관으로서 연구단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관련 법안은 8월 중 발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입법을 지원할 의원 중심의 입법지원단 구성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날 재원 마련과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 금융투자업권, 가상자산업권 등 대출과 금융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는 업권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저신용자를 배제함으로써 발생한 반사적 이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 설계가 필요한 문제인 만큼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덕적 해이 우려에는 현장 경험을 들어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도덕적 해이였다고 언급하면서도, 실제 상담 현장에서는 사치성 소비가 아니라 공과금, 병원비, 생활비 등 생계형 부담 때문에 대출을 찾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100만원의 소액대출도 전기료나 수도료를 내기 위한 절박한 자금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돈이 없으면 몸이 아프고,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지 못하고, 다시 돈을 벌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그중 한 고리만 끊어줘도 재기의 가능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데이터와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더 정교한 금융 사다리를 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금융기본권을 선언적 담론에서 입법·제도화 단계로 옮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꿨듯,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금융 영역에서도 권리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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