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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장 선임, 지주 ‘선택’→은행 ‘검증’···행추위 자주성 ‘과제’ [금융권 승계 구조 점검-KB금융②]

기사입력 : 2026-09-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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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추위, 사외이사 60%지만 지주 회장이 '위원장'
후보군은 반기마다 관리···평가과정·점수 '비공개'
금감원 지적 뒤 추천권 검토···관건은 '세부 설계'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왼)와 이환주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 = KB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최종 후보(왼)와 이환주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 = KB금융지주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감독 강화를 예고하면서, KB금융그룹의 계열사 CEO 인선 체계도 다시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KB금융은 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각 계열사의 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을 재검증하는 이중 심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지주 후추위가 관리해온 후보군을 심사해 단수 후보를 선정하고,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와 심층 인터뷰를 거쳐 주주총회에 최종 추천한다.

두 단계의 심사를 거치는 만큼 절차적 검증 장치는 갖췄다.

앞으로의 관건은 행추위의 '자주성'이다. 후보군 관리와 실질적인 비교·선택 권한이 지주 후추위에 집중된 현 체계는 자회사 임추위 역할 확대를 권고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환주닫기이환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KB금융의 승계구조와 국민은행 행추위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사외이사 60%지만 회장이 위원장…후보군·선택권 지주에 집중

국민은행장 선임, 지주 ‘선택’→은행 ‘검증’···행추위 자주성 ‘과제’ [금융권 승계 구조 점검-KB금융②]이미지 확대보기
KB금융 계열사CEO후추위는 회장과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지주 회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는다.

2025년 3월 이후에는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최재홍·이명활·김선엽 사외이사,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외이사가 3명으로 전체 위원의 60%를 차지한다.

의결은 재적위원 과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 찬성으로 이뤄진다.

본인이 후보로 추천되는 등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의견을 진술할 수 있지만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다.

실제 이환주 행장은 지난해 6월 열린 후추위에서 은행장 경영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할 때 이해상충을 이유로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과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사외이사들이 뜻을 모으면 회장과 비상임이사의 의사와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회장이 후보를 단독으로 낙점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회장이 위원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하며 지주 HR부가 후보군 관리와 회의자료 작성을 지원하기에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직 회장을 배제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가장 크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회추위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후보를 발굴하고 내·외부 후보군의 규모와 평가 일정도 비교적 상세히 공개한다. 반면 계열사CEO후추위는 전체 후보군의 인원과 내·외부 구성, 후보별 평가점수, 인터뷰 여부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반기마다 후보군 점검…은행 사외이사도 추천 참여

KB금융 계열사CEO후추위는 반기마다 후보군을 관리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다.

2025년 6월에는 계열사 CEO 후보군을 보완·확정하고 은행장 경영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같은 해 11월 27일 연말 인사를 위한 후보군을 다시 확정한 뒤 12월 16일 KB증권·KB손해보험·KB자산운용·KB캐피탈·KB부동산신탁·KB저축은행 대표 후보를 선정했다.

연말 후보군 재확정부터 최종 선정까지는 19일이 걸렸지만 후보군 자체는 상반기부터 관리됐기 때문에 전체 후보 검증기간이 19일에 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보군 구성에 계열사 사외이사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도 있다. 지주 후추위는 2025년 4월 국민은행 행추위원인 사외이사들로부터 업권별 적합 후보를 추천받았다.

후보군을 지주 회장과 HR부만으로 구성하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다만 은행 사외이사가 몇 명을 추천했고 이 가운데 몇 명이 실제 후보군에 포함됐는지, 최종 심사까지 남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2025년 후추위에서 처리된 5개 의결안건은 모두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위원 간 합의가 원활했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의견이나 후보별 평가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사외이사가 후보 검증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견제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후추위 자체평가에서도 ‘안건 사전 검토를 위한 적시성 있는 정보 제공’과 ‘위원회 성과에 대한 검토 및 개선 기회 부여’가 개선 필요사항으로 꼽혔다.

실제 2025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후보 선정 당시 안건 통지는 회의 불과 이틀 전에 이뤄졌다. 규정상 긴급한 경우 7일 전 통지 원칙을 단축할 수 있지만, CEO 후보를 검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제공됐는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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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사외이사 행추위, 후보 선택권은 없다

금융당국은 은행장 선임에서 지주 이사회뿐 아니라 해당 은행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주가 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은행은 예금자와 금융소비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별도의 금융회사인 만큼, 은행 이사회가 최고경영자 선임과 승계에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5일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지주회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CEO 자격요건이 추상적이고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이 없는 점, 상시 후보군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점과 후보 압축·검증 과정의 불투명성도 문제로 꼽았다.

금융당국이 2023년 제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원칙 16도 지주가 자회사인 은행의 은행장 선임에 관여하더라도 법정 기구인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형식적인 추인기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주 자추위가 은행 임추위에 상시 후보군 현황을 공유하거나,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식 등이 실질적인 역할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금융지주는 일부에 그쳤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사외이사 전원으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이른바 행추위를 구성하고 있다. 위원장도 사외이사 가운데 호선하며, 은행 인사부서가 아닌 이사회사무국장이 간사를 맡는다.

은행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은행장이나 은행 경영진이 의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 지주 후추위보다 위원회 구성의 독립성이 높다.

그러나 당국의 지적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행추위의 실질적인 권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정관과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은행장 후보군 관리와 경영승계계획 수립, 후보 심사·선정은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담당한다.

국민은행 행추위는 지주 계열사CEO후추위가 선정한 후보를 넘겨받아 자격요건을 검증하고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즉 국민은행 행추위는 복수의 후보를 비교해 은행장 후보를 직접 선택하는 기구가 아니라, 지주가 선정한 단일 후보를 대상으로 인터뷰와 자격심사를 한 뒤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구조다.

행추위 위원이 모두 사외이사라는 사실만으로 은행 이사회의 실질적인 인사 독립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행추위가 후보를 부적격으로 판단했을 때 지주 후추위로 후보를 환송할 수 있는지, 다른 후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지, 두 위원회의 판단이 충돌하면 누가 조정하는지도 공개된 규정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후보를 선택하거나 거부할 자주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국민은행장 선임, 지주 ‘선택’→은행 ‘검증’···행추위 자주성 ‘과제’ [금융권 승계 구조 점검-KB금융②]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에도 단일 후보 검증…선정부터 선임까지 29일

이환주 행장을 선임한 2024년 절차에서도 이 같은 한계가 드러났다. KB금융 계열사CEO후추위는 2024년 11월 27일 이환주 당시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단독 선정했다.

국민은행 행추위는 다음 날인 11월 28일 첫 회의를 열어 심사항목과 추천 절차를 논의했고, 12월 12일 이 후보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어 12월 26일 재적위원 5명의 만장일치로 이 후보를 최종 추천했다. 같은 날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선임 절차가 마무리됐다.

지주가 후보를 선정한 날부터 국민은행 주주총회 선임까지 걸린 기간은 29일이었다. 국민은행 행추위가 실시한 대면 심층 인터뷰는 한 차례였으며, 행추위가 비교·평가할 수 있는 복수 후보도 제시되지 않았다.

선임 사유는 공개됐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이환주 후보가 영업·재무·고객 부문과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쳤고, KB라이프생명 대표로서 통합과 조직 정비를 이끌었다는 점을 선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자본·비용 효율성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공개했다.

문제는 이 같은 설명이 최종 후보의 적격성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후보군이 몇 명이었는지, 어떤 후보와 경쟁했는지, 후보별 평가 결과가 어떻게 달랐는지, 연임과 교체를 가른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후보 선택의 비교 근거를 확인할 수 없어 선정 결과를 재검증하기 어려운 구조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자회사 CEO 외부평가와 결과 공시는 금융지주가 내놓는 인사 설명을 대체하기보다 평가의 객관성과 후보 간 비교 가능성을 보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후보 추천 통로 열었지만 실제 반영은 확인 불가

국민은행의 이사회 역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KB금융 계열사CEO후추위는 2025년 4월 국민은행 행추위원인 사외이사들로부터 업권별 적합 후보를 추천받는 절차를 운영했다. 은행 사외이사가 후보군 형성 단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금융당국의 모범관행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시만으로는 사외이사들이 몇 명을 추천했는지, 추천자가 실제 상시 후보군에 편입됐는지, 향후 은행장 숏리스트까지 진입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후보군을 직접 관리한 것도 아니다. 행추위원의 추천을 받더라도 최종 후보군 관리와 압축·선정 권한은 지주 계열사CEO후추위에 남아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자회사 임추위의 제한적인 역할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뒤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구성된 행추위가 은행장 후보를 직접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행추위원이 되는 개별 사외이사들이 후보를 제안하는 데 그쳤다면, 검토 중인 개선안은 행추위라는 공식 기구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권한의 성격이 다르다.

개선안이 도입되면 현행 ‘지주 계열사CEO후추위의 단독 후보 선정→국민은행 행추위의 적격성 심사’ 구조는 ‘국민은행 행추위의 후보 추천→지주 계열사CEO후추위의 비교·심사 및 선정→국민은행 행추위의 최종 검증’ 구조로 바뀔 수 있다. 행추위가 지주가 선택한 후보를 사후적으로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보군 형성 단계부터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국민은행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주 회장에게 집중된 계열사 CEO 인사권을 일정 부분 분산한다는 점에서 진전이다. 특히 은행 사업과 리스크, 내부통제, 금융소비자보호를 직접 감독하는 은행 사외이사가 은행장 후보를 발굴·추천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은행장 선임권의 국민은행 이사회 이관으로 보기는 어렵다. 개선안은 국민은행 행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이지 최종 후보 결정권을 넘기는 방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행추위가 추천한 후보를 실제 롱리스트에 포함할지, 복수 후보 가운데 누구를 최종 후보로 선정할지는 여전히 지주 계열사CEO후추위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 이사회가 후보군을 상시 관찰하고 복수 후보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면, 지주가 내린 결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KB금융이 검토 중인 방안의 실효성은 결국 세부 설계에 달렸다. 행추위가 추천할 수 있는 후보 수와 추천 시기, 지주가 추천 후보를 반드시 후보군에 포함해야 하는지, 탈락 시 사유를 행추위에 설명해야 하는지, 행추위 추천 후보에게 동일한 평가·면접 기회를 보장하는지가 관건이다.

추천권만 부여하고 지주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면 행추위 역할 강화는 형식에 머물 수 있다.

이환주 행장 후추위 제척 가능성…이재근 체제 재구성이 변수

올해는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의 승계가 맞물린다.

이환주 행장의 연임 심사가 시작되면 지주 계열사CEO후추위 구성도 다시 정비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공시 기준 계열사CEO후추위는 양종희 회장을 위원장으로 사외이사 3명과 이환주 국민은행장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 행장이 자신의 연임 또는 교체에 관한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는 만큼, 실제 심사 때는 의결에서 제척하거나 위원회 자체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차기 회장 후보가 11월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취임하면 계열사CEO후추위 위원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 규정은 지주 회장을 계열사CEO후추위 위원장으로 정하고 있다. 결국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은 이재근 체제의 첫 번째 주요 계열사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가 국민은행장을 지낸 만큼 은행 경영과 내부 후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장점이다. 반면 전임 은행장이 후임 은행장 후보군의 관리와 최종 선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이환주 행장의 위원회 제척 또는 재구성 여부뿐 아니라, 이재근 차기 회장과 사외이사 사이의 권한 배분도 이번 승계 과정의 공정성을 판단할 핵심 기준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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