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한국금융신문 instagram 한국금융신문 youtube 한국금융신문 newsletter 한국금융신문 threads

성장펀드 17.9조·장기빚 27만명 소각…이억원號 금융위 1년 성과는 [금융공기업 이슈]

기사입력 : 2026-09-15 11:0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취임식에서 ‘금융대전환’ 외친 이억원, 지주 회장단과도 소통
부동산 담보→첨단 산업 투자…금융권 ‘자금 배분’ 체질 전환
장기연체자 재기·청년 자산형성까지…포용금융 체감도 높여

이억원 금융위원장 / 사진제공= 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이억원 금융위원장 / 사진제공= 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취임 첫날부터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모아 ‘생산적 금융·소비자 중심 금융·신뢰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주문했던 이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금융권 자금의 물길을 첨단산업으로 돌리는 한편, 장기연체자와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크게 확대했다.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자금 집행과 수혜자 숫자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이억원 체제 첫해의 가장 뚜렷한 성과로 꼽힌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첨단산업 투자부터 장기연체채권 소각, 청년 자산형성 지원까지 성장과 포용이라는 두 축에서 대규모 정책금융이 실제 현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혁 등에서는 아직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취임 첫해가 대규모 금융정책을 ‘가동’시킨 시간이었다면 2년차에는 그 정책들이 실제 경제성장과 금융시장 체질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에서 산업으로 자금 전환…국민성장펀드 17.9조 승인

올해 승인된 국민성장펀드 주요 프로젝트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승인된 국민성장펀드 주요 프로젝트

이억원 체제의 금융정책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는 단연 ‘생산적 금융’이다. 이는 이억원 위원장의 취임일성에서 가장 강력하게 강조됐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 금융이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 누적을 초래했다”고 진단하며 금융의 과감한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재기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소비자 중심 금융’, 가계부채·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불공정행위를 엄단하는 ‘신뢰 금융’ 등 세 가지 금융 대전환을 제시했다.

특히 정책자금을 AI·첨단산업과 벤처·기술기업에 집중하고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연체자 채무조정과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대응,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까지 강조하면서 성장과 포용, 금융안정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취임 당일부터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 담보와 가계대출에 머무는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벤처·혁신기업, 지역경제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 사업인 국민성장펀드는 취임 직전 150조원 규모의 기본 틀이 마련됐지만 실제 투자승인과 집행은 이억원 체제에서 본격화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민성장펀드는 총 31건에 대해 17조9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승인·결성했다. 1~8월 투자 가운데 지방 비중도 42.5%에 달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K콘텐츠 등으로 지원 분야도 넓어졌다.

단순히 정책금융기관의 대출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금융권 전체를 생산적 금융으로 끌어들인 것도 변화다. 정부가 정책금융을 마중물로 민간 금융회사와 연기금, 국민 자금까지 결합하는 구조를 택하면서 금융회사의 기업·산업금융 확대 경쟁도 본격화했다.

95만명 장기빚 품고 27만명 채무 없앴다…포용금융 속도

이억원 체제 금융위원회 주요 프로젝트 및 지표이미지 확대보기
이억원 체제 금융위원회 주요 프로젝트 및 지표

또 다른 키워드는 ‘포용금융’이다. 이억원 체제에서는 금융에서 사실상 퇴출됐던 장기연체자에게 다시 경제활동 기회를 부여하는 새도약기금이 본격 가동됐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올해까지 금융회사와 대부업체 등이 보유한 7년 이상 장기연체채권을 대규모로 넘겨받았다. 금융위가 최근까지 확보한 장기연체채권은 11조7000억원, 약 95만7000명분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이 사실상 없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26만9000명의 채무 2조3000억원을 실제 소각했다. 단순히 연체채권을 공공기관으로 옮기는 수준을 넘어 빚 자체를 없애 경제활동 복귀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억원표 포용금융의 대표 성과로 꼽힌다.

청년 자산형성 지원도 대규모 수요를 끌어냈다. 지난 6월 출시된 청년미래적금에는 234만3000명이 가입을 신청했고, 최종 138만5000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짧은 모집기간에도 100만명이 넘는 청년이 실제 가입하면서 정책상품의 체감도를 숫자로 확인했다.

고금리 서민금융 구조도 손질했다. 금융위는 햇살론15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을 통합하면서 특례보증 금리를 기존 15.9%에서 12.5%로 낮추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9.9%까지 낮춰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줄였다.

보이스피싱 피해 43%↓…‘신뢰 금융’도 성과

금융범죄 대응에서도 숫자로 확인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동기 2만900건에서 1만2554건으로 3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1조1137억원에서 6324억원으로 43.2% 줄었다.

특히 올해 7월 한 달 피해액은 33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4.9% 급감했다. 지난해 9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오히려 전년보다 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10개월 연속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금융·통신·수사기관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사후 피해구제보다 사전 예방·차단에 무게를 둔 대응 방식의 변화가 효과를 냈다는 게 금융당국의 평가다.

이억원 위원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10월 출범한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ASAP'도 대표 사례다. 출범 후 첫 12주 동안 금융권과 수사기관이 14만8000건의 의심정보를 공유했고 이를 토대로 2705개 계좌를 지급정지하는 등 총 186억5000만원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카드·상호금융 등 약 13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으며, 올해 8월부터는 통신·수사정보까지 본격적으로 플랫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도 갖췄다.

불법사금융 대응 역시 '신고 후 안내'에서 피해자별 전담 지원 방식으로 전환했다. 올해 2월 시작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를 통해 첫 8주간 233명을 상담하고 171명이 신고한 1233건의 불법사금융 피해를 접수했다.

자본시장에서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대응 강도를 높였다. 합동대응단은 출범 이후 슈퍼리치 장기 시세조종과 증권사 고위 임원의 내부자거래 등 중대 불공정거래 10여건을 적발·조사해 검찰에 고발·통보했고, 이 가운데 2건에는 과징금을 선제 부과해 부당이익 환수에 나섰다.

당초 36명으로 출범한 조직도 올해 1월 62명, 상반기 90명까지 확대됐다. 사건분석 AI 에이전트 도입과 공동조사를 확대하는 한편 향후 통신자료 요청권과 원금 몰수 확대 등을 통해 '신속 적발-엄정 조사-무관용 제재'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제재 수위도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약 8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에 부당이득보다 많은 약 10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재 불공정거래 행위에는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뿐 아니라 최대 12개월간 계좌 지급정지, 최대 5년간 금융투자상품 거래 및 상장사 임원 선임·재임 제한까지 가능하다. 단순 적발을 넘어 경제적 이익 자체를 박탈하는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원칙을 제도화한 것이다.

가계빚·PF는 여전히 ‘진행형’…지배구조·코인도 2년차 시험대

이처럼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가 적지 않지만, 이억원 체제의 최대 난제인 가계부채 문제는 여전히 아킬레스 건으로 남아있다.

금융위는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묶고 2030년까지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5월 9조3000억원, 6월 8조3000억원까지 확대됐다가 7월 6조4000억원, 8월에는 2조6000억원으로 둔화했다. 하지만 8월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4조3000억원 늘어 전월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집값과 대출이 다시 서로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PF 역시 외형은 줄었지만 부실 위험은 남아 있다. 올해 3월 말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PF대출 연체율은 4.65%로 상승했다. 유의·부실우려 여신도 16조4000억원에 달해 부실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두 개의 숙제’를 안고 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issue
issue

금융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