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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SK이노, SKIET 분할부터 합병까지…여전히 외면당하는 주주들

기사입력 : 2026-09-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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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디스카운트 감내 이어 자회사 부실도 떠안아

SK아이이테크놀로지 잉여현금흐름(FCF)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이미지 확대보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 잉여현금흐름(FCF)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9년 분리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SKIET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분할부터 합병까지 철저히 외면당했다. 경영진의 시장 판단 미스와 자본배분 실패를 주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셈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5일 SKIET를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 합병비율은 1대 0.1174540이다.

SKIET는 배터리 분리막 전문기업이다.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리된 후 2021년 증시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는 10만5000원이었으며 현재 주가는 1만6000원 전후를 기록 중이다. 상장 후 약 5년만에 무려 6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SKIET는 물적분할을 통해 분리된 만큼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SKIET 상장에 따른 직접적인 이득을 취하지 못했다.

상장 당시로 돌아가면 SKIET 시가총액은 약 10조2300억원,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은 약 25조900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의 현재 SKIET 지분율(약 52%)를 고려해도 중복상장비율은 약 14.7% 수준이었다.

글로벌 시장 대비 높은 국내 증시 중복상장비율은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물적분할에 이어 중복상장 디스카운트까지 이중고를 겪으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SKIET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상장 직후에는 순현금 2050억원, 부채비율 43.7% 등을 기록해 우량기업에 속했다.

이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반면 현금흐름은 더욱 악화됐다. 영업이익 마진율은 2021년 14.8%였지만 2022년에는 -8.9%로 수직 하강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IET 당기순손실은 무려 1조4095억원이다. 순차입금은 1조45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IPO 당시와 비교해 극과극을 보였다.

시장 판단·자본 배분, 경영진의 완전한 ‘실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 경제적부가가치(EVA)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이미지 확대보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 경제적부가가치(EVA) 추이./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결과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SKIET 물적분할에 이은 자금조달과 성장전략은 완전히 실패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달리 손을 쓸 방법도 없었다.

SK이노베이션의 SKIET 흡수합병에서 SKIET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총 청구액이 35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그러나 SKIET는 단기성 차입금이 1조2533억원인 반면, 현금성 자산은 3863억원에 불과하다. 만약 SKIET 주주들의 청구금액 총액이 3500억원을 상회하면 합병은 불발되지만 SKIET는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SKIET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독자 생존가능성과 유동성 부담을 고려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이 실질적인 협상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반면, 이번 합병은 소규모합병으로 진행돼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물적분할, 중복상장 할인에 이어 자회사에 남겨져 있던 재무 부담을 직접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SK이노베이션과 SKIET 주주들은 그 어떤 방어논리도 펼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 합병은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지배구조 문제와 주주 경시 풍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IET 흡수합병은 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며 “그 방향이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분할부터 합병까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피해만 보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지배구조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합병으로 지배구조 패널티(높은 조달 비용)가 사라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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