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리마켓에서 단 한 주, 많게는 10여 주의 거래로 대형주의 주가가 하한가까지 밀리는 일이 반복되자 시장 안정 장치 보완에대한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일단 ‘깜짝 하한가’로 인한 예기치 못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프리마켓 특유의 빠른 거래와 가격 변동을 활용해 단기 매매에 나서던 투자자들에게는 거래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정규장이 시작하기 10분 전인 오전 8시 50분까지 운영된다. 현재는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즉시 거래되는 접속매매 방식이다.
문제는 거래량이 많지 않은 프리마켓 특성상 극히 적은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6일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는 전일 정규장 종가보다 29.98% 낮은 116만8000원에 거래됐다. 해당 가격에서 체결된 물량은 불과 11주였다.
이에 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돼 이후 2분간 단일가매매가 진행됐지만,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당한 혼란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프리마켓 개장 직후 SK하이닉스 단 한 주가 하한가인 127만2000원에 체결됐다. 이 가격이 외부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의 기준가격으로 활용되면서 8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하는 등 작은 거래가 금융시장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례를 보면 시가 단일가매매 도입은 일반 투자자에게는 상당 부분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접속매매 방식에선 시장 참여자가 적은 오전 8시 개장 직후 극단적인 가격의 주문이 들어올 경우 단 한 건의 거래만으로도 해당 종목의 시장가격이 크게 왜곡될 수 있다.
반면 단일가매매는 일정 시간 동안 매수·매도 주문을 모은 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하나의 가격을 찾아 일괄 체결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지금처럼 ‘누군가 먼저 하한가에 주문을 냈고, 이를 누군가 받아 단 한 주가 체결되면 곧바로 하한가가 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투자자의 주문을 모아 보다 많은 시장 참여자가 형성한 가격으로 시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이유다.
특히 대형주를 보유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새벽이나 이른 아침 프리마켓에서 소량 거래 하나 때문에 자신의 보유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모든 투자자에게 이득만 되는 것은 아니다.
프리마켓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단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거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현재의 접속매매 방식은 실적 발표나 해외 증시 급변, 주요 뉴스 등 새로운 정보가 나온 직후 투자자가 즉각 주문을 내고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 참여자 간 정보 해석 차이가 클수록 가격 변동성도 커지고, 이를 활용한 단기 매매 기회도 생긴다.
반면 시가 단일가매매가 도입되면 일정 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뉴스가 나오자마자 먼저 사고파는’ 프리마켓의 속도 경쟁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극단적인 가격에 잘못 체결될 위험은 줄어드는 대신, 시장이 움직이는 초기 순간에 빠르게 대응해 수익을 내는 기회도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제도 변화의 핵심은 ‘거래 기회의 축소’와 ‘예상치 못한 손실 방지’ 사이의 선택에 가깝다.
다만 최근 발생한 SK하이닉스 사례처럼 단 한 주의 거래가 시장가격으로 인식되고, 이것이 다른 금융상품이나 파생상품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면 시장의 속도보다 가격의 신뢰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넥스트레이드는 우선 지난 12일부터 프리마켓에서 상·하한가 주문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이는 오는 9월 14일 예정된 정적 VI 도입 전까지 적용된다.
하지만 정적 VI가 도입되더라도 프리마켓 특성상 거래량 자체가 적은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개장 초반부터 접속매매를 적용하기보다는 일정 시간 주문을 모아 하나의 기준가격을 형성하는 방식이 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다.
프리마켓 전체를 단일가매매로 운영할지, 오전 8시 개장 직후 일정 시간만 단일가매매를 적용한 뒤 이후 접속매매로 전환할지에 따라 투자자 체감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부터 일정 시간 주문을 모아 시가를 결정하고 이후 접속매매를 허용하는 방식이라면,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프리마켓 대부분을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넥스트레이드가 내세웠던 장시간 거래와 빠른 가격 발견이라는 대체거래소의 장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업계에선 이번 제도 개편을 단순한 시스템 변경이 아니라 ‘NXT가 거래 속도와 시장 안정성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리마켓은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적어 소량 주문의 가격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 보호와 시장가격의 신뢰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단일가매매 도입이 필요하지만, 프리마켓의 장점인 빠른 거래와 가격 발견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투자자에게 이번 변화는 단순히 ‘좋다’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장기 투자자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급락과 가격 왜곡을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프리마켓의 변동성을 활용해 빠르게 매매하던 투자자에게는 기회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변화가 될 수 있다.
다만 ‘하한가 한 주’가 시장가격을 만들고, 그 가격이 다른 시장의 수백억원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근 사례를 감안하면, 넥스트레이드가 이번에는 ‘더 빠른 거래’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가격’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의 방향성 자체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