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예방 캠페인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표어다. 실제로 큰 산불은 처음부터 큰 불로 시작하지 않는다. 작은 불씨 하나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옮겨 퍼지면서 대재앙으로 번진다.
작은 불씨가 산불이 되듯, 정부의 정책 하나도 잘못되면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산불이 될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최근 보험업계 소비자 보호 정책으로 나온 1200%룰과 분급제 시행이 그 예다.
1200%룰과 분급제 시행은 모두 보험 계약 유지율 제고를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에서는 보험설계사들의 잦은 이직이 선량한 소비자인 보험 계약자들이 피해를 주고 있어 해당 제도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설계사들이 이직을 하게 되면 실적을 위해 승환 계약을 유도, 기존 계약을 과도하게 해지하는 경향이 크므로, 소득을 분급으로 쪼개서 제공하고 정착지원금도 1200%룰에 포함시켜 이직 유인을 줄여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의 진단처럼 이직하는 설계사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계약으로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승환 계약 하는 경향이 있다. 보험 계약자 중에서는 실제 필요와 달리 계약을 바꿔 피해를 볼 개연성이 높다고 말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치료 기법이 많이 나오면서 오히려 과거 보험 계약을 유지하면 신치료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빈치 로봇 수술이나 중입자 치료 같은 신의료기술이 빠르게 나오고 있는데 예전에 가입한 보험으로는 모두 보장이 되지 않는다"라며 "신 의료기술은 정부 지원도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 실제 보험으로 준비해야하는데 예전 계약만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병이 발병했을 때 신치료를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차익거래 금지 조항도 차익거래를 잡기 위해 선량한 설계사들까지 시장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일부 설계사들이 차익을 노리고 해지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필요한 정책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빠르게 해지한 경우에도 설계사들에 책임을 묻게 했다는 점이다.
설계사들은 해지를 유도한 적이 없는게 소비자들이 빠르게 해지했다는 이유로 설계사들은 수수료를 환수당하게 된다.
설계사들의 생계까지 위협을 주고 있어 국민 경제에까지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은 활황이나 서민 경제는 어렵다는 진단이 많다. 특히 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위해 보험 설계사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 시장에 진입한 설계사들은 잘 모르고 차익거래 금지 조항을 위반하게 되면 생계 위협에 다시 내몰리게 된다. 조심해야 할 사항은 많아지는데 소득을 분급으로 제공하게 되면서 생계 유지는 더 힘들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소득 설계사는 극히 일부고 한달에 100만원을 버는 설계사들도 있는데 분급제를 시행하면 한달에 10~20만원을 받게 되는 상황"라며 "현재 보험 설계사 시장이 그나마 자영업자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는데 분급제 시행으로 생존을 위해 보험 설계사 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들 길을 다시 막아버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찬진닫기
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는 생산적 금융까지 막는 결과를 낳았다.올해 초만해도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컸다.
현재 정부가 말하는 혁신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코스닥에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천스닥'이, 3000까지도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후로 무너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일인 5월 27일 코스닥 지수를 1161.13포인트에서 이후 하향세를 기록해 770원대까지 내려갔다.
VC업계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로 코스닥 지수가 50% 가량 하락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스닥 자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코스닥 시장에 있던 자금이 모두 머니무브한 결과"라며 "계획했던 상장을 연기하거나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할 6.27 대출 규제도 서민들만 아우성치고 있다. 서민들의 금융창구인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나가지 못해 서민들은 사실상 대부업으로 밀려나고 있다. 대부업에서도 최고금리 인하로 보수적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어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은 단순히 하나의 현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칫하면 전체 경제까지 흔들 수 있다. 이미 차익거래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만 해도 설계사의 욕망을, 단순한 상품 출시가 실물경제, 혁신 생태계까지 위태롭게 했다.
작은 불씨 하나가 큰 산불이 되는 것처럼,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도 있다. 금융정책 하나가 미칠 파급효과도 이와 같다. 작은 금융 정책 하나라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이 필요하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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