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NH, 대표주관 실적 1·2위…주관 딜 구성은 제각각
16일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 보고서를 집계·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실적은 KB증권이 109건, 7조 991억 원(점유율 21.8%)으로 1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94건, 6조 3847억 원(19.6%)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투자증권(77건·3조 6951억 원), ▲키움증권(61건·3조 564억 원), ▲신한투자증권(59건·2조 9923억 원) 순이었다.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은 71.2%로 시장 집중도가 여전히 높았다.그러나 대표주관 실적만으로는 증권사의 경쟁력을 온전히 평가하기 어렵다. 하우스마다 주관하는 딜의 규모와 구성, 자본성증권 비중 등이 달라 같은 실적이라도 단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딜 포트폴리오 차이는 집계 기준을 바꾸면 더욱 뚜렷해진다. 민평 적용 대상만 기준으로 하면 전체 4위였던 키움증권은 2조 7399억 원, 5위였던 신한투자증권은 2조 8233억 원으로 금액 기준 순위가 뒤바뀐다. 메리츠증권도 전체 기준 6360억 원에서 민평 대상 기준 3402억 원으로 실적이 크게 줄었다. 자본성증권과 비우량 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평균 발행금리 착시…민평 스프레드가 드러낸 프라이싱 실력
프라이싱 역량은 대표주관 10건 이상인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확정금리와 수요예측 경쟁률, 민평 대비 스프레드를 각각 주관금액 기준으로 가중평균해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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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균 발행금리만으로 프라이싱 경쟁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발행금리는 만기와 신용등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단기물과 우량채 비중이 높을수록 낮아지고, 장기물이나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을수록 높아지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균 발행금리는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민평 대비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1.46bp(1bp=0.01%포인트)로 상위 10개사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A+ 이하 비우량 딜 비중은 KB증권, NH투자증권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만기 구조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2년물 비중은 29%로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고, 5년 이상 장기물은 16%에 그쳤다. 낮은 평균 발행금리가 프라이싱 경쟁력보다 단기물 중심 포트폴리오의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민평 대비 스프레드를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주관 딜 실적에 따라 가중평균한 발행금리는 가장 낮았지만 민평 대비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0.22bp로 상위 1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한 딜의 경우 시장 평균가보다 높은 금리에서 발행이 이뤄졌다는 의미로, 발행사의 금리 방어 측면에서는 가장 아쉬운 성과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DCM 조직 축소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가 프라이싱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대규모 미매각 사례 이후 안정적인 딜 성사에 무게를 둔 전략이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수요 발굴을 통한 금리 방어에는 상대적으로 한계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발행사의 조달 비용보다 딜 안정성을 우선한 전략이 민평 대비 스프레드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량보다 강했던 대신증권…수요예측도 1위
민평 대비 스프레드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곳은 대신증권이었다. 대신증권의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4.51bp로 가장 낮았고, 키움증권(-3.67bp), NH투자증권(-3.53bp), 신한투자증권(-3.41bp)이 뒤를 이었다. 대표주관 물량은 23건, 1조 3169억 원으로 전체 8위였지만 프라이싱 성과에서는 대형사를 모두 앞질렀다.수요예측 경쟁률도 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대신증권이 대표주관한 딜의 평균 경쟁률은 6.22대 1로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물량 확대보다 수요 확보와 프라이싱 경쟁력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발행사 네트워크와 세일즈 역량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와 롯데를 비롯한 주요 이슈어는 물론 에코프로, LG화학 등과의 연속적인 대표주관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투자수요를 확보했고, 이는 민평 대비 금리 절감으로 이어졌다.
민평 대비 판정 분포에서도 하우스별 전략 차이가 확인됐다. KB증권은 민평 대상 105건 가운데 51건(48.6%)을 민평 하회 금리로 발행시키며 대형사 가운데 가장 높은 언더 비율을 기록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88건 가운데 50건(56.8%)이 민평과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돼 공격적인 금리 인하보다 안정적인 프라이싱을 지향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회사채 시장은 대표주관 실적과 프라이싱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대형사는 압도적인 물량으로 시장을 주도했지만, 민평 대비 스프레드와 수요예측 경쟁률 등 질적 측면에서는 대신증권 같은 중형사가 더 우수한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도 단순한 물량보다 발행사의 조달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 프라이싱 역량을 갖췄는지가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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