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기사 모아보기 컬리 대표가 걸어온 길은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었다. 정치학을 전공했던 그는 대학 졸업 후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골드만삭스에 몸을 담았다. 이후 맥킨지앤컴퍼니, 테마섹,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투자업계를 두루 거쳤다.그런 그가 2014년 돌연 창업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어떻게 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였다. 이 고민은 향후 마켓컬리라는 서비스로 구체화됐다.
1983년생 김 대표는 민족사관고등학교 국제반 재학 중 미국의 루미스 채피 스쿨(Loomis Chaffee School)로 전학을 갔다. 이후 미국 동부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웰즐리 칼리지에 입학해 2007년 국제관계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맥킨지앤컴퍼니와 베인앤컴퍼니 등 이른바 ‘MBB(맥킨지앤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앤컴퍼니)’로 불리는 컨설팅사에 몸담으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컨설팅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던 김 대표의 진로를 바꾼 것은 ‘배움’에 대한 갈증이었다. 인문학 전공임에도 금융업계에 진출한 것 역시 새로운 영역을 배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컨설팅업계를 겪어본 이후,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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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시장 환경은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신선식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기 어려운 온라인 환경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이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상품 선별 기준과 물류 시스템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2015년 컬리는 설립 초기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거의 매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 대표가 강남 테헤란로 일대를 돌며 100명이 넘는 투자자를 직접 만났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후 ▲2016년 시리즈B(170억 원) ▲2018년 시리즈C(670억 원) ▲2019년 시리즈D(1350억 원) ▲2020년 시리즈E(2000억 원) ▲2021년 시리즈F(2254억 원) ▲2021년 프리IPO(2500억 원) 등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다만 추진했던 상장은 시장 환경 악화로 철회했다.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김 대표는 고객 경험 관리에 공을 들였다. VOC(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며 서비스 품질을 점검하고, 내부 회고를 통해 단기 및 중장기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컬리의 사업의 성과로 나타났다. 빠른 성장보다 고객 경험과 서비스 완성도를 우선시하는 전략이 드디어 지난해 흑자 전환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회사를 ‘결승선이 없는 마라톤을 뛰는 조직’에 비유했다. 단기적인 매출 규모나 업계 1위 달성보다 고객이 컬리를 통해 ‘잘 먹고 잘 사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향후 컬리의 성장 전략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만큼, 김 대표의 선택이 컬리의 다음 단계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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