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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기사 모아보기 회장 사법리스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형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이사회 등에 다시 영향력 행사를 위해 물밑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조현범 회장은 가족 간의 갈등이 이사회에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처럼 보이지만, 지분 약 48%를 보유하는 등 지배력은 여전하다. 다만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상법 개정이 변수다. 조현식 고문이 이를 활용해 이사회에 조현범 회장 견제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현범 회장 이사회 퇴장…회장직 유지‧지배력 여전
조현범 회장은 지난달 20일부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이로써 한국앤컴퍼니는 당분간 박종호 대표이사(사장)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한국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가족 간 문제가 이사회 운영 문제로 비화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순수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절차적 논란으로 회사 전체가 소모전에 빠지는 상황을 방지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하기 위해 조현범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현범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모습이지만, 그의 지배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먼저 등기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사회 ‘미등기 이사’로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즉 이사회에 의결권은 없지만 우호 인물로 구성하거나 투자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높은 지분율이다. 지난 4일 공시된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 주식 등 보유 현황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은 개인 지분 42.0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4.41% 등 특수관계자 9인 지분을 합하면 47.25%까지 증가한다. 회사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50%에 근접한 수치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은 이사직을 사임하더라도 회사의 지속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과 역할은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소액주주 업은 조현식 무슨 생각할까?
조현범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언급한 ‘가족 문제’는 점차 불거지고 있는 형 조현식 고문과의 경영권 다툼이다. 조현식 고문은 지난해 조현범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소액주주 등을 규합해 동생을 압박 중이다.앞서 조현식 고문이 참여한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수감 중인 조현범 회장이 약 47억원의 보수를 수령한 것을 두고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사법리스크로 수감 중인 조현범 회장이 온전한 경영활동이 불가했음에도 거액의 보수를 수령한 것은 이사회 투명성과 신뢰성을 훼손시킨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법원은 지난 1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서 자신의 보수 한도를 정하는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시켰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조현식 고문의 조현범 회장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앤컴퍼니 오너 형제의 경영권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은 보유 중인 지분 23.6%를 블록딜 형태로 장남 조현식 고문이 아닌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면서 승계 구도를 확정했다. 이에 조현식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반발하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이후 2023년 조현식 고문은 조현범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된 사이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대를 시도했다. 결국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 조현범 회장 우호 세력이 등장해 조현범 회장 지분을 48%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조현식 고문은 두 차례 경영권 분쟁에서 모두 패하며 경영 일선에서도 물러났지만 개인 지분 18.93%를 앞세워 이사회 안건에 비토권을 행사하는 등 여전히 경영에 관여해 왔다.
이미지 확대보기공고한 조현범 지배력, 상법 개정은 변수
현재 한국앤컴퍼니 지분 구성상 조현식 고문이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조현범 회장의 지분은 47.25%로 공고한 반면 조현식 고문 개인 지분은 18.93%로 차이가 크다. 조현식 고문의 우호 세력인 조희경(0.81%) 이사장과, 차녀 조희원 씨(10.61%), 주주연대를 모두 합해도 약 35% 수준으로 경영권을 박탈시키기는 부족하다.하지만 조현식 고문이 포섭한 소액 주주 중심 주주연대는 변수다. 주주연대는 조현범 회장 사내이사 사임과 관련해 “이번 사임은 자발적 결단이 아닌 사법 판단 이후 이루어진 결정”이라며 “이번 주주총회 결의 취소 판결에서 법원이 강조한 핵심은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해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조현범 회장을 압박 중이다.
이어 “이해상충 상황에서 지배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의사결정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견제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이상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다”며 “사내이사 사임만으로는 구조적 문제의 근본적 해소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9월부터 시행 예정인 제 3차 상법 개정 영향으로 조현범 회장의 이사회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번 상법 개정은 소액주주 의결권 보호가 핵심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3% 룰(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3% 의결권 제한)이 동시에 적용된다.
특히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향후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1주식의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이다. 기존 1주 1의결권 원칙과 달리 소액주주도 원하는 사람을 이사회에 진출시킬 수 있는 만큼 최대주주도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할 수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지분율 등 여전히 공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상법 개정으로 형 조현식 고문의 이사회 재입성 등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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