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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험’ 김성은 주건협 회장이 제시하는 업계 위기 해법

기사입력 : 2026-02-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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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사진제공=주건협이미지 확대보기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사진제공=주건협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올해 임기 첫 해를 맞은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건설 업계에서 손꼽히는 ‘현장통’ 인사로 평가받는다. 건축시공기술사이자 공학 박사 과정 수료 경력을 갖춘 그는 1999년 덕진종합건설을 설립한 이후 25년 이상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직접 이끌어온 전문 경영인이다. 외환위기 직후 극심한 자금 경색과 건설 경기 침체가 겹쳤던 시기에 창업해 회사를 존속·성장시킨 경험은 그의 리더십을 규정하는 출발점으로 꼽힌다. 생존 자체가 목표였던 환경에서 원가 관리와 현금 흐름 방어, 보수적 수주 전략을 통해 회사를 지켜냈던 경험이 현재의 업황 인식과 정책 제안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위기 국면에서 체득한 보수적 재무 운영 원칙이 협회 운영 기조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 수상 이력과 정책 대응 경험

그는 주택건설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과 주택건설의 날 산업포장 등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장 기술인 출신 경영자로서 기술 경쟁력과 책임 시공을 강조해온 점이 수상 배경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업 대표를 넘어 정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신력을 쌓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품질 관리와 안전 확보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제시해온 점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체질 개선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한주택건설협회 울산·경남도회 제10대·제11대 회장을 연임했다. 지역 기반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밀집한 울산·경남에서 6년간 협회를 이끌며 회원사 간 연대와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25년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36차 정기총회에서 제14대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회의에는 200여 회원사 대표가 참석했으며, 단독 출마에 따른 무투표 당선이다. 임기는 2026년 1월 1일부터 3년으로, 전국 단위 협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정책 협의와 대외 대표성을 동시에 맡게 됐다.

◇ 현장 중심 리더십과 기술 전문성의 결합

현장 중심 리더십은 김 회장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건축시공기술사 자격과 건축·공학 분야 박사 과정 이력을 갖춘 기술 전문가로서 설계·시공·품질·원가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1999년 창업 이후 중견·중소 건설사를 직접 경영하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 구조, 금융권 신용 경색, 인력 수급 불안, 자재 가격 급등, 인허가 지연 등 업계가 반복적으로 겪어온 문제를 체감해왔다.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닌 실제 사업장의 자금 흐름과 공정 관리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지목된다.

그는 창원대·창신대 등에서 건축 관련 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실무 중심 교육에 참여했고, 지방 건설 관련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공적 역할도 수행해왔다. 기업 경영, 학계 활동, 지방 행정 참여를 아우르는 이력은 정책·기술·현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사례”라며 “현장의 언어로 정책을 설명하고 정책의 언어로 현장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 지역 도회장 시절 구축한 협의 체계

울산·경남도회장 재임 기간 그는 회원사 간 정기 간담회를 제도화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연결하는 협의 창구를 상시화했다. 자금난과 인력난, 공사비 상승 문제를 지속적으로 건의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지역 건설사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수치와 사례 중심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방식이 정책 대응의 설득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도회장 연임은 이러한 활동에 대한 회원사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역 현안과 중앙 정책을 연결하는 경험은 중앙회장 취임 이후 전국 단위 현안을 조율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 고금리·고원가·수요 둔화 지속

김성은 회장 취임 이후 주택건설 업황은 여전히 복합적 위기 국면에 머물러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철근·레미콘 등 주요 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압력이 누적되면서 공사 원가가 구조적으로 높아졌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환율 불안까지 겹치며 자재 조달 단가의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주택 거래 위축과 수요 둔화, 일부 지역 미분양 적체로 현금 회수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분양 일정 지연이나 계약률 저조 시 중도금 회수가 늦어지며 유동성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인구 정체와 산업 기반 약화가 겹치며 분양 리스크가 상시화되고 있다. 신규 수주 감소와 기존 사업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 부담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는 분양 시장 회복 속도에 직접 좌우되는 구조라 충격 흡수 여력이 제한적이다. 대형사와 달리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지 않고 특정 지역·사업 유형에 매출이 집중돼 리스크 분산이 쉽지 않다.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역량 격차로 동일 지역 내 경쟁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경우도 많다.
중견·중소 건설사는 자기자본과 신용등급에서 대형사보다 취약해 동일 충격에도 더 큰 타격을 입는다. PF 시장 위축과 금융권 보수적 심사 기조가 사업 추진 속도를 늦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리지론 단계 본 PF 전환 지연, 금리 조건 강화로 금융비용이 추가 발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연대보증·책임준공 확약 등 건설사 부담 조건이 강화되며 리스크가 건설사로 집중되는 구조도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달 27일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신년을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7일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신년을 맞아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 금융 지원·규제 개선 병행한 정책 건의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올해 중견·중소 건설사의 사업 여건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단기 유동성 위기 대응과 중장기 산업 체질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사 금융 지원 확대와 사업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 주택 공급 기반 유지를 위한 정책 협의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특히 PF 시장 경색 완화를 위한 보증 확대, 정책금융 활용 범위 확대, 책임준공 부담 완화 등 금융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분양가 규제와 인허가 절차 개선, 공사비 급등에 따른 제도 정비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공사비 변동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계약 구조 마련과 표준 도급계약서 개선, 착공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장치 등이 포함된다. 협회는 회원사 경영 현황과 현장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정책 건의의 근거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건의 수준을 넘어 통계와 사례를 결합한 정책 제안으로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청년·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 제도 보완 등 주거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민간 건설사의 참여 여건을 고려한 공공주택 사업 구조 개선, 적정 공사비 보장, 사업 리스크 분담 체계 정비 등이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주택 공급의 주체로서 민간과 공공의 역할을 조화시키는 것이 시장 안정의 전제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공급 기반이 유지돼야 가격 안정과 주거 복지 정책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중견·중소 건설사가 살아야 대한민국 주택산업이 산다”고 강조했다. 협회 회원사의 다수가 지역 기반 중소·중견 업체라는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방 주택 공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이들 기업의 경영 안정은 지역 고용과 연관 산업에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금융·세제·규제 전반의 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구체적 과제로 회원사 금융 접근성 개선, 불합리한 규제 정비, 시장 활성화 정책 마련, 건설 인력 양성과 처우 개선, 주거 복지 확대 등을 제시했다. 정부·국회·지자체와의 정책 협의 채널을 정례화하고 공청회와 간담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허가 기간 단축과 행정 절차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행정 지연이 금융비용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업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위기 극복 경험이 제시하는 방향성

외환위기 직후 창업해 회사를 유지·성장시킨 경험은 현재의 고금리·고원가 환경과 자주 비교된다. 김 회장은 당시에도 현금 흐름 관리와 보수적 수주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선별, 차입 구조 관리, 원가 통제를 우선시한 경영 기조가 지금의 정책 인식에도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시 경제 변수의 영향이 큰 만큼 협회 차원의 노력만으로 단기간 업황 반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금리 정책과 부동산 시장 심리, 글로벌 경기 흐름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책 건의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업계는 현장을 잘 아는 리더십이 협회 운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책 건의의 실효성을 높이고 회원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3년의 성과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IMF 외환위기라는 극한의 환경을 통과한 경영 경험을 토대로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중견·중소 건설사의 안전판 역할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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