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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2(월)

워싱턴포스트를 살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68]

기사입력 : 2025-12-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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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를 살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68]이미지 확대보기
“제가 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할 후보가 되어야 합니까? 저는 신문산업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릅니다” <워싱턴포스트>를 대신하여 찾아온 투자은행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프 베이조스는 이런 무관심한 표현으로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페이지의 한 장을 시작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국내 정치에 특화된 워싱턴 D.C의 지역 신문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지역광고는 인터넷으로 안내광고 분야는 크레이그리스트 같은 웹사이트에 잠식되고 있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이러한 기반을 더욱 악화시켜 매출액은 7년 연속 하락했다. 한때는 천여명의 기자로 북적이던 편집국에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몰아쳐서 600명 규모로 감축되었고 회사와 편집국사이에는 불신이 깊어져 사기도 저하되었다.

<워싱턴포스트>를 경영하고 있던 도널드 그레이엄은 2013년 7월에 서야 연락을 받고 오랜 친구였던 베이조스가 초기의 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2억5천만달러의 현금 지불 조건을 수락했다. 베이조스는 개인 자격으로 신문사를 인수했다.

인수 1년 후 정치 뉴스 사이트인 폴리티코의 공동 설립자 프래드 라이언이 베이조스에게 인수의 이유를 묻자 “<워싱턴포스트>는 서양 세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수도에서 발행되는 가장 중요한 신문입니다.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강력하면서도 독립적인 언론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어서 구해주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습니다. 만약 제가 여든 살이 되어 그 결정을 돌이켜보더라도 저는 아주 행복할 것입니다” 했다.

신문 편집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베이조스의 수평적 소통방식
베이조스는 신문의 편집권은 독립적이어야 하며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베이조스가 시애틀에서 주말을 같이 보내자고 <워싱턴포스트>의 경영진을 초청했을 때 편집장인 마티 배런도 함께 오기를 권했다. ‘만약 레스토랑을 바꾸려면 그곳의 세프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인수 후 2년 동안 마티 배런 편집장이 정규직 기자를 140명 충원하여 편집국 인력을 700명까지 늘리자 베이조스는 신문사가 뛰어난 필진을 보유하고 있다면 왜 그렇게 많은 편집인이 필요한 지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드러냈지만 배런이 유명한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초고를 베이조스에게 보내어 차별성을 보여주자 배런의 생각을 존중해주었다

베이조스는 그해 9월 15일 <워싱턴포스트>의 직원들에게 한 첫 연설에서 뉴스, 문화, 연예 기사가 모두 하나로 모인 ‘한 묶음(Bundle)을 신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인쇄 산업이 구조적인 하락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비관적인 절망이 아니라 워싱턴이라는 지역에 대한 한계를 넘어 온라인에서 더욱 야심 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의 전면적인 수용, 신속한 실험, 인터넷이 가진 기회라는 낙관론을 설파했다 “여러분은 인터넷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지만, 아직 그것이 가진 선물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배포가 무료이며 어마어마한 잠재 독자가 있습니다”.

베이조스는 다양한 비즈니스 부문들 사이를 긴밀하게 밧줄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워싱턴포스트>의 임원들을 아마존에서 같은 일을 하는 직원들에게 소개하고 서로 이야기를 하도록 제안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에는 재무부서와 구독자 배가 부문의 임원들과 한 시간동안 통화를 하며 독자 확대 및 매출 신장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내용은 사전에 아마존 스타일의 6페이지짜리 내러티브 문서로 작성되어 베이조스에게 전달되었으며 그는 세심하게 읽은 후 질문을 던졌고 단 한차례 미리 읽어보지 못했을 때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사과를 하고 조용히 읽어본 후에 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일 방향 도어와 양 방향 도어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꾸준히 알리며 실험을 두배로 늘리면 혁신이 어떻게 두배가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초기에 사장되지 않도록 반드시 그것을 다른 상사에게도 알려야 한다는 아마존의 문화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발전 전략
<워싱턴포스트>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운영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베이조스는 자신의 비즈니스 철학들을 신문사에 체계적으로 적용했다.

그의 첫번째 아이디어들 중 하나는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워싱턴포스트>의 온라인서비스를 무료로 접속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고 이후 250개 정도의 신문사와 제휴 프로그램을 체결했다.

2014년 가을, 아마존의 파이어 태블릿을 가진 사람들은 이 기기에 미리 설치한 앱을 통해<워싱턴포스트>의 디지털 전국판을 6개월동안 무료로 구독할 수 있게 되었다. 1년 뒤에는 수천만명의 프라임 회원도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되었다,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워싱턴포스트>웹사이트와 앱의 순방문자는 56퍼센트 증가하고 한때는 <뉴욕타임즈>를 잠시나마 앞서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가 실리콘밸리의 다른 수많은 스타트업보다 기술력이 뛰어나도록 추진했다. 최고정보책임자로 인도공대 봄베이를 졸업한 샤일리시 프라카시를 임명하여 독자들이 신문에 실린 이야기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이는지를 측정하고 어떤 기사가 정말로 ‘관심을 사로잡는지’평가 할 수 있는 맞춤형 계량분석기법을 요청했다. 프라카시는 <워싱턴포스트>가 온라인 콘텐츠 발행과 블로그, 팟캐스트, 광고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아크 퍼블리싱이라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2021년까지 1,400개의 웹사이트에 힘을 실어 주어 연간 1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하도록 성장하게 되었다.

베이조스와 프라카시 팀은 8개월동안 태블릿형 매거진 형식의 레인보우앱을 만들었다. 레인보우는 신문의 디지털버전으로 하루에 두차례 업데이트 되었으며 홈페이지는 따로 없었다. 프라카시는 베조스가 ‘뉴스의 인지 과부하’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회상했는데 그것은 마치 하늘을 높이 날아오르는 글라이더처럼 그날의 주요 사건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선회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5년 7월에 이 앱을 출시했고 아마존의 파이어 태블릿에 기본으로 탑재했다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구하고, 세게 최고의 지도자로 등극
<워싱턴포스트>는 2015년부터 2018년 사이에 광고매출이 4,000만 달러에서 1억 4,000만 달러로 뛰었으며 디지털구독자는 300퍼센트 이상 증가하여 사상 최초로 150만명을 넘어서 2021년 배런 편집장이 퇴임시에는 300만명에 이르렀다. 2015년에 약 1,000만 달러의 손실을 내던 <워싱턴포스트>는 그로부터 3년 후에는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권과 직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아마존의 경영기법을 접목하여 140년 된 언론사가 전략적으로 확실한 선명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테헤란 주재기자인 제이슨 레자이언이 이란 정부에 스파이혐의로 기소되어 구속되자 베이조스는 다양한 경로로 수시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가 레자이언이 석방되어 독일로 보내지자 전용기를 타고 날아가서 미국으로 데리고 왔다. <워싱턴포스트>의 화려한 신 사옥 개소식에서 레자이언은 가슴 뭉클한 발언을 했다.

그리고 옷깃에 ‘#FreeJason’이라고 적힌 핀을 달고 나온 베이조스가 연설을 했다. “<워싱턴포스트>같은 중요한 언론사는 본질을 갖고 있고, 심장이 있으며, 핵심이 있습니다, 편집장 마티는 이걸 영혼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그런 속성이 바뀌길 바란다면 그건 미친 짓이 될 겁니다. 그것은 이 공간의 일부입니다”.

베이조스에게 <워싱턴포스트>는 단지 아마존의 원칙대로 재창조되어야 하는 비즈니스의 일부가 아니고 언론사로서 보호받아야 하는 사명이 있고 존경받아야 하는 공동체였다.

2016년 <포천Fortune>은 독일의 메르켈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 애플의 팀 쿡을 제치고 베이조스를 세계 50대 지도자 명단 가운데 가장 위에 올려놓았다. 관련 기사에서 그들은 아마존의 성장 동력에 대해 다루었을 때 만큼이나 많은 분량을 <워싱턴포스트>의 반전에 할애했다.

<워싱턴포스트>의 한 임원은 이렇게 농담을 했다. “베이조스는 유통업을 완전히 바꾸었고 우주로 로켓을 보냈지만, 신문사 하나를 도와주고 나서야 세계의 지도자로 불리게 되었다”.

출처 및 인용: 아마존 언바운드 (제프 베이조스, 그리고 글로벌 제국의 발명)

윤형돈 칼럼니스트/운을 부르는 인맥관리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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