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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5(화)

‘국가대표 AI’에서 네이버·SKT에 무릎 꿇은 카카오·KT…왜?

기사입력 : 2025-08-05 11:10

(최종수정 2025-08-0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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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네이버클라우드・SKT는 평가 통과
B2C 경험 부족・빅테크 협업 강조가 ‘발목’

국가대표 AI 선발전에서 카카오와 KT가 탈락했다. / 이미지=챗GPT이미지 확대보기
국가대표 AI 선발전에서 카카오와 KT가 탈락했다. / 이미지=챗GPT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카카오(대표이사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와 KT(대표이사 김영섭)가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선발전’에서 나란히 탈락했다. 양사는 독자 거대언어모델(LLM) ‘카나나’, ‘믿:음’을 갖췄지만 경쟁사 대비 이용자 경험 부족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평가다.

여기에 독자 AI 기술력을 강조한 정부 기조와 달리,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AI 개발을 추진한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15개 팀을 대상으로 서면 및 발표 평가를 진행해 아래 5개 정예 팀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5개 정예 팀은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이다.

당초 선정이 유력할 것으로 기대됐던 카카오와 KT는 탈락하며 업계 충격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파급효과와 기여 계획 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카카오와 KT 모두 독자 LLM를 보유했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용자 경험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탈락 이유를 꼽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0월 22일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if 카카오에서 신규 AI 서비스 브랜드 '카나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해 10월 22일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 if 카카오에서 신규 AI 서비스 브랜드 '카나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자체 AI 카나나를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AI) 2024’에서 처음 세상에 내놨다. 이와 동시에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후 올해 5월 첫 소비자향 서비스로 카나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버전을 공개했지만 그다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카나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출시 직후인 5월 6만9631만명에서 지난달 2만4903명으로 약 64%가량 줄었다. 현재 카나나 정식 버전은 여전히 출시되지 않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운 풍부한 서비스 경험을 갖추고 있다. 검색은 물론 브라우저(웨일)과 쇼핑 등 전 영역에 걸쳐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하며 국내 AI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나아가 태국, 중동 등 해외에서 소버린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T 역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KT는 지난달 23일 자체 개발 AI 모델 '믿:음'을 기반으로 산학연을 아우르는 ‘AI 원팀’ 구성을 발표했다. 전 국민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분야 AI 대전환을 이끈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KT는 경찰 바디캠 도입 등 공공부문 AI 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145억원 규모 대법원 재판업무 지원 AI 플랫폼 구축 사업, 131억원 규모 경기도 생성형 AI 구축 사업 등 실사례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믿:음 시리즈는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B2C 서비스로 확장한 사례가 다소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비서)로 ‘에이닷’, LG유플러스는 ‘익시오’ 등을 출시했지만 KT는 어떠한 AI 에이전트 모델도 내놓지 못했다.

KT는 지난달 3일 ‘한국적 AI’의 철학을 담아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믿:음 2.0’의 오픈소스를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KT 기술혁신부문 연구원들이 서초구 KT 우면연구센터에서 믿:음 2.0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KT는 지난달 3일 ‘한국적 AI’의 철학을 담아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믿:음 2.0’의 오픈소스를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KT 기술혁신부문 연구원들이 서초구 KT 우면연구센터에서 믿:음 2.0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 사진=KT

이로 인해 KT는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이번 정부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 카이스트 등과 전략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정예팀 선정에 통과했다. LG유플러스는 LG AI 연구원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해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KT 탈락 이유로 외산 빅테크와의 협업을 강조해 온 공통점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기정통부는 파급 효과 및 기여 계획 외에도 ▲소버린 AI(주권형 AI) 본질을 지향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 목표도 국산 LLM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카카오는 올해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협력과 공동 상품 개발 추진을 예고했다. 이용자를 대신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공개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달 9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포브스아시아 인터뷰에서 해당 서비스 출시를 오는 11월로 구체화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2조4000억원 규모 협력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강조해 왔다. 현재 KT는 기존 MS·오픈AI와의 협업을 이어가면서도 자체 개발한 AI 모델 개발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올해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MS에 AI 전략이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우리가 수준이 낮으면 빨리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며 “종속되지 않기 위해 자체 모델을 만들어 현장에서 쓰자고 하면 상상하기 힘든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전날 선정된 5개 정예팀은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인재 등 총 2100억원 규모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말까지 5개 정예팀이 개발·확보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기반으로 12월 말 1차 단계 평가를 거쳐 지원 대상을 4곳으로 줄인다. 이들은 2027년까지 반년마다 1개 팀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경쟁을 거쳐 최종 2개 팀이 가려질 예정이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프로젝트의 담대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자모두의 AI’ 출발점이 이라며대한민국 AI 기업·기관들의 도약,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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