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지주회사 ㈜효성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0.7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말 0.36배에서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인공지능(AI) 발(發) 전력 대호황 기대감에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종목)’에 오른 자회사 효성중공업과 상법 개정으로 인한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효성 주가는 일반적으로 자회사 가치에 지주사 할인을 반영한다. ㈜효성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는 효성중공업(32%), 효성티앤씨(21%) 등이 있다. 비상장사로 효성투자개발(59%), 효성티앤에스(54%) 등 정보통신 분야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후 급격한 주가 상승은 효성중공업이 덕이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연초 40만6,500원에서 지난 11일 144만5,000원으로 무려 255.5% 급등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와 미국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로 이른바 ‘K-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는 평가다.
내년 미국 변압기 공장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효성중공업 외형 성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쟁사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대비 주목도가 낮았지만, 2023년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을 입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력기기 붐 직접 수혜주인 효성중공업이면 충분할 거 같은데, 굳이 지주사 ㈜효성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실제 올해 ㈜효성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평가액은 1,948만원이지만, 같은 금액을 효성중공업에 투자했다면 2,427만원으로 더 크다.
부담 요인은 효성중공업 주가가 짧은 기간에 급등했다는 점이다. 이 리스크가 신경 쓰인다면 ㈜효성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전력기기 수요에 간접 노출되면서도 안정적 고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성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배경에 대해, 조현준닫기



조현준 회장이 부담할 상속세는 총 2,0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세금 부담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황에서 현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5월 보유한 효성중공업 지분 4.9%(약 2,600억 원어치)를 매각하기도 했다.
효성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 대표적 수혜주로도 꼽힌다. 지난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포함됐다. 소액주주가 연대하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를 다른 이사들과 별도로 뽑으면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7.3%로 최대주주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만큼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5월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40%로, 주요 그룹 지주사 평균(63%)은 물론 전체 상장사 평균(55%)에도 못 미친다.
이런 이유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지주사 할인’ 해소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효성 목표주가 산출 시 순자산가치(NAV) 대비 65%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사 지주 커버리지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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