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지난 1일 보험계약자 보호 및 원활한 정리 진행을 위해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계약 이전과 매각을 병행 추진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가교 보험사 설립은 그대로… 1년 내 재매각 추진하기로
합의안에는 가교보험사를 설립한 뒤 재매각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5개 보험사로 계약이 이전되는 기간을 1년으로 두고, 이 기간에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금융당국은 당초 계획한 대로 올해 3분기 중 가교보험사를 설립한다. 내년 말까지 MG손보가 보유한 계약을 5개 보험사에 나눠 이전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MG손보 인수자가 나타나면 가교보험사를 매각할 방침이다. 다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계획대로 계약을 그대로 이전한다.
MG손보 노조가 강조했던 고용 승계율과 희망퇴직 위로금 수준 등은 향후 금융당국, 예보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5개 보험사에 계약 이전을 하고 MG손보를 청산한다는 내용을 주장해 왔다"며 "이번 협의를 통해 다시 매각을 시도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점 안에서 진일보한 협상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예보, 노조 측이 일부 합의를 이뤘지만, 업계는 향후 매각 진행 향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다시 등장한 재매각설에 계약자 불안 가중… 인수자 찾기 '난항' 예상
가교보험사 설립 후 5개 보험사로 계약 이전이 예견된 상황에서 다시금 등장한 매각설로 MG손보 기존 계약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3월 말 기준 MG손보가 보유한 계약은 151만건으로, 이 중 90% 정도는 질병 및 상해보험 장기보험이다. 계약자 중 개인은 121만명, 법인은 1만개다.
예보는 이번 합의로 인해 보험계약자에 불이익이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보는 "MG손보 보험계약자는 어떤 경우에도 현재의 보험계약이 유지될 것이며, 가교보험사가 보험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해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메리츠화재가 노조의 100% 고용 승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MG손보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를 선언한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MG손보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인수 후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MG손보의 자본 총계는 -244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경과조치 후 -18.2% 상태로 법정 기준치인 10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MG손보의 기본적인 재정 상태가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의향이 있는 곳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노조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었겠지만, 보험계약자들은 5개 보험사로 계약 이전을 생각하고 있다가 또 다시 재매각에 들어간다는 소식으로 인해 혼란과 불안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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