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기자가 마주한 에버랜드는 형형색색의 장미꽃으로 싱그럽게 봄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720개의 품종, 300만 송이 장미가 흐드러졌다. 에버랜드는 올해로 장미 축제 40주년을 맞아 장미와 차(Tea), 스토리텔링, 예술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열었다. 장미 축제는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간 열리며, ‘로즈가든 로열 하이티(Rose Garden High Tea, 이하 로로티)’로 콘셉트를 잡았다.
에버랜드는 이번 장미 축제를 4개의 테마정원으로 꾸몄다. 빅토리아와 비너스, 큐피드, 미로가 그것이다. 빅토리아에서는 에버랜드가 개발한 장미들이 만발했고, 비너스에서는 비너스신 동상과 함께 이번 장미 축제의 마스코트인 사막여우 도나가 숨겨져 있다. 큐피드에선 사막여우 도나가 장미를 가꾸고 있으며, 미로는 도나가 숨바꼭질하는 콘텐츠로 재미를 자아냈다. 그 외 에버랜드 ‘로로티 캐슬’과 ‘쿠치나 마리오’도 꼭 들려야 할 코너다. 로로티 캐슬은 옛 예식장으로 활용되다 한동안 문을 닫았던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70여 종의 굿즈를 판매한다. 쿠치나 마리오에서는 유럽 덴마크 왕실의 도자기 브랜드인 ‘로얄코펜하겐’의 찻잔과 주전자로 차담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에버랜드는 테마파크의 인식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숲과 꽃, 동물 등을 중심으로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국민 반려동물로 자리매김했던 푸바오의 뒤를 이어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2023년 7월 태어난 쌍둥이 판다는 엄마 아이바오로부터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는 엄마만큼이나 훌쩍 자란 쌍둥이 판다의 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초고령화로 빠르게 진입하는 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전체의 약 20%를 기록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테마파크도 기존 어트랙션에 집중하기보다는 노인들도 편하게 나들이할 수 있는 곳으로의 변화가 필요했다. 실제 에버랜드 연간 방문객 수는 2019년 661만 명(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기준)에서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 275만 명으로 급격히 준 바 있다. 그러다 푸바오 인기와 함께 2021년 371만 명, 2022년 577만 명, 2023년 588만 명으로 점차 회복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559만 명으로 다시 뒷걸음질쳤다.
에버랜드는 지난 1976년 자연농원으로 개장 당시 122개의 품종과 3500그루의 장미를 심었다. 이후 1985년 장미 축제를 통해 봄맞이 상춘객으로부터 인기를 끈 바, 당시 193만 명이 방문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 에버랜드 장미 축제를 다녀간 누적 방문객이 6000만 명에 달한다. 에버랜드가 소비 침체와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옛 자연농원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 배경이다.
에버랜드 측은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이 특징이다”라며 “에버랜드가 있는 용인은 장미를 재배하기에는 기후나 토양이 적합하지 않지만, 땅을 1.5m 파내 다른 흙으로 메워 장미를 심고, 겨울에는 추운 기후에 얼지 않도록 그루마다 짚으로 싸매는 등 직원들의 세심하고 꼼꼼한 손길이 녹아있다”고 소개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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