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일과 중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타인의 감정이나 기분에 맞추는 것을 당연시하게 여기고, 그것이 ‘사회화’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빈 깡통처럼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마주할 때가 오곤 한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미국(23.5%)과 일본(17.4%) 등 OECD 38개국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여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설문 조사에서도 지난 1년간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는 근로자가 64%에 달하면서 근로자들의 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버랜드는 이러한 근로자들의 심리 상태에 주목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로자들의 번아웃, 불안, 우울증이 심각해지자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비타민캠프는 지난 10년 동안 1만명의 수료자를 배출하는 등 참여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었다. 이에 에버랜드는 제조, IT, 금융 등 모든 산업군 근로자들로 대상 범위를 넓혔다.
에버랜드 경영혁신 아카데미는 1994년 에버랜드 내 종사자들과 골프클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2014년 서비스 현장 직원들의 마음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김명언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비타민캠프를 개발하게 됐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쁜 기억을 빨리 잊어 좋은 기억과 경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마음도 근육처럼 단련하기 위해 반복적인 긍정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기자도 지난 6일 열린 비타민캠프를 체험해보니 공감, 감상, 산책, 명상 등으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비타민캠프는 1~2일 동안 ‘공감-비움-채움-키움’ 네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은 에버랜드가 개발한 감정 진단 툴인 ‘EMS(Emotional Management Scale)’ 검사를 마쳐야 한다. 이 검사는 자신의 감정 상태는 물론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분석해준다. 진단 결과에 따라 맞춤형 스트레스 처방을 받을 수 있다.
공감 과정에서는 나의 감정을 표현하고 동료나 다른 참가자들과 공유해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날은 기자 직군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직장에서 행복할 때”와 “직장에서 불행할 때”를 주제로 서로 공감대를 이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또 호흡테라피로 감정과 호흡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화가 나면 목덜미가 뭉치는 이유다. 들숨과 날숨을 통해 호흡에 따라 박동수가 일정해지고, 뭉친 근육도 저절로 풀어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채움 과정에서는 공감과 비움을 통해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다 긍정적인 기운을 채워넣는다. 포레스트 캠프 내 ‘포레스트 돔’에서 진행된다. 에버랜드가 비타민캠프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시설로, 통유리와 편백으로 구성했다. 이날 기자는 파란 매트에 앉아 40여분 동안 스트레칭과 명상을 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날개뼈와 승모근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몇 가지 동작을 배운 뒤, 눈을 감아 명상을 했다. ‘포레스트 돔’ 주위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짹짹거리는 새 소리, 스산한 바람이 코끝을 채우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명상을 마친 뒤, 에버랜드는 반려식물과 포베어라는 인형 등을 기념으로 선물했다. 인형에다 각자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이름을 붙이고, 일상에서도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을 지속적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경험혁신 아카데미 이유리 그룹장은 “서비스업 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의 마음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전국민의 비타민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에버랜드와 포레스트 캠프 등 인프라를 활용해 어린이 대상 창의융합교육 '이큐브 스쿨'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 외에도 동물·식물 아카데미, 생명과학, 수학, 물리 등의 교과 과정과 연계해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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