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의 유명 햄버거 업체들이 국내로 물밀 듯 들어오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햄버거 본고장인 북미 대륙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롯데리아가 ‘K푸드’ 인기에 힘입어 ‘K버거’로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 2023년 10월 미국법인(LOTTE GRS USA)을 신설한 데 이어 이듬해 2월에는 매장사업운영법인(LOTTERIA USA)을 출범시켰다. 롯데리아가 미국에서 매장 사업을 전개하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리아는 지난 1979년 10월 서울 소공동에 첫 매장을 낸 이후 현재 국내외 1600여 개 매장을 뒀다. 국내에서는 1300여 개 매장이 있으며, 이 중 90%가 가맹점이다. 해외에서는 베트남과 미얀마,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라오스, 몽골 등 7개 국가에서 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중 254개 매장을 둔 베트남이 롯데리아 해외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토종 햄버거 브랜드인 맘스터치와 노브랜드버거 등이 생겨났고, 당연히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됐다.
이 같은 현상은 롯데리아 브랜드 인지도와 무관하게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만들었다. 실제로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최근 10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14년 1조1329억 원에서 2015년 1조1232억 원으로 떨어지더니 2018년에는 8309억 원을 기록하면서 1조 밑으로 급전직하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6636억 원까지 내려가면서 실적은 계속 가라앉았다. 그러다 2021년 6757억 원으로 소폭 반등하더니 2022년 7815억 원, 2023년 9242억 원, 2024년 9954억 원으로 1조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1999년 출시한 우엉버거를 시작으로, 라이스버거와 라면버거, 폴더버거, 밀리터리버거, 마라버거 등이 있다. 최근에는 전주비빔라이스버거와 왕돈까스버거 등을 내놓았다. 햄버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로 조합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또한, 롯데리아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리아의 무근본 마케팅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출시한 전주비빔라이스버거는 한 달 만에 80만 개를, 이듬해 2월에 선보인 왕돈까스버거는 2주 만에 55만 개를 팔아치우면서 누적 판매 1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들 버거는 비빔밥과 돈가스라는 K푸드를 접목해 한 가지 음식에서 두 가지 맛을 느끼도록 했다. 햄버거는 간식이라는 일부 혹자들의 편견마저 깨면서 ‘롯데리아=식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롯데리아는 내친김에 지역별 특산품을 사이드 메뉴로 제공했다. 이른바 ‘롯리단길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네 개 제품이 나왔다. ‘청주 매운맛 만두’와 ‘부산 돼지 후라이드’, ‘서울 고추 튀김’, ‘진해 쥐포튀김’이 그 주인공. 이들 메뉴는 롯데리아가 지역상생과 동반성장을 목표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소비자들에게 각 지역 음식을 접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판매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 기업의 사회적 위상마저 드높인다.
롯데리아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대대적인 브랜드 혁신에 들어갔다. 롯데리아는 12년 만에 새 BI(Brand Identity)를 공개,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 ▲통합 아이덴티티 구축 ▲해외 시장의 범용성 확대라는 목표를 세웠다. 맥도날드의 맥모닝처럼 롯데리아만의 팻네임 ‘리아(Ria’s)’도 내걸었다.
예컨대 기존 제품명인 불고기버거를 ‘리아 불고기’로 바꾸는 식이다. 롯데리아는 이를 기념해 지난해 10월, 서울 성수동에 팝업을 개장했다. 기업의 오래된 이미지를 세련되게 탈바꿈시키고, 고물가시대 가성비로 무장한 이색 메뉴들로 롯데리아만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편 롯데리아가 해외로 K버거 확산에 나섰다. 롯데GRS 전체 매출에서 롯데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정도다. 롯데리아의 성공에 따라 롯데GRS의 실적도 좌우된다. 지난해 롯데GRS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 남짓이다. 이를 토대로 롯데GRS 해외 매출은 약 9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중 대부분의 해외 매출이 베트남에서 나온다.
롯데GRS 측은 “미국에서의 가맹 사업은 올해 있을 직영점의 운영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다”라며 “미국에서도 롯데리아만의 시그니처 메뉴들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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