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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5(월)

지주 전환 대신 저축은행 매각...실리 챙긴 SBI홀딩스 한국시장 전략 향방은 [SBI-교보생명 시너지]

기사입력 : 2025-05-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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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까지 단계적 인수…공동 경영 유지
타 계열사 매각 미정...한국 시장 사업 확장 촉각

▲SBI홀딩스 사옥. / 사진 = SBI그룹 홈페이지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SBI홀딩스 사옥. / 사진 = SBI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김다민 기자] 오너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 풋옵션 분쟁으로 경영 전반 어려움을 겪었던 교보생명에 SBI그룹이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한 가운데, 추가로 SBI저축은행까지 인수하며 파트너십 관계를 강화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교보생명과 SBI저축은행 대주주인 SBI홀딩스 모두 사업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SBI저축은행 매각으로 인한 SBI홀딩스와 교보생명 간 시너지, 양사 향후 사업 방향,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 등을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SBI홀딩스가 SBI저축은행 지분을 교보생명에 매각하며 투자금은 물론, 배당금까지 실리까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 아래 배당을 진행하지 못해 인수 이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지만, 매각 카드로 엑시트는 물론 사업 확장이라는 이점도 얻었다. 핵심 회사인 저축은행을 매각해 타 계열사도 매각하는 거 아니냔 우려의 말도 나오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 최대 주주인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에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으로 SBI저축은행 지분 50%와 1주를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향후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에 SBI저축은행을 매각한 이후에도 SBI저축은행의 경제적 이익 70%를 제공받는다.

SBI홀딩스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주식의 일부 매각에 의한 특정 자회사의 이동에 관한 공지 (Notice Regarding Partial Sale of Shares Resulting in Change to Specified Subsidiary)'를 통해 "최종 인수 예정일인 2026년 10월 30일까지 SBI저축은행은 SBI홀딩스의 연결 자회사로 남아있을 예정이며, 인수 이후 지분법 연결 회사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인수 투자금 회수...지주 전환 대신 매각 선택
SBI저축은행의 전신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으로 2013년 부실상태의 해당 저축은행을 SBI홀딩스가 인수했다. 인수 당시 존재한 부실자산을 정리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증자를 단행한 결과 1조4000억원이라는 금액을 투입했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투입한 2375억원을 포함하면 1억6375억원의 규모다.

당시 부실자산을 정리하며 든 금액이 예상치보다 5배 가까운 돈이 들어가 SBI홀딩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회를 물색했다. 이전에 SBI저축은행의 매각설도 언급됐으며, 실제로 IPO 검토 등 다양한 회수방안을 고려했다. 상장하더라도 투입한 자본 대비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IPO는 무산됐다.

배당 또한 국부 유출이라고 보는 시각으로 인해 진행하지 못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이 배당을 진행한 것은 2023년 단 한 번 뿐이다. 당시 94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지만, 해당 배당금 또한 국내 사업 재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 SBI홀딩스는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과 각별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인연으로 교보생명에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각했다.

SBI저축은행 매각가는 9000억원으로 이전 사례와 달리 낮은 수준으로 매각됐다.

저축은행은 일반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책정한다. 과거 유진저축은행과 대한저축은행 등이 PBR 0.9~1.4배 등이 적용돼 매각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를 고려했을 때 SBI저축은행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 기준 최소 1조7095억원에서 최고 2조6593억원으로 계산된다.

배당금 70% 지급이라는 조건, 내부 이익잉여금 등을 고려하면 등의 경제적 권리를 고려해 업계 예상보다 낮은 PBR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매각을 통해 에스비아이비에프(이하 SBI-BF)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문제도 해결됐다. SBI-BF의 순자산 가치가 5000억원을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해 금융지주사 전환 대상이 된다. 이에 SBI-BF의 순자산 가치가 5000억원에 근접해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 기준 SBI-BF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BI-BF의 자산총계는 4848억원을 기록했다. SBI-BF가 지닌 SBI저축은행 지분 22.6%에 대한 장부가액(지분법적용주식)은 4833억원이며, 이는 SBI-BF 자산총액의 99.69%에 해당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고 있으며 ▲소유하는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를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지난해 SBI금융지주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기도 했으나 지분 매각을 통해 지주 전환은 이어가지 않게 됐다.

추가 매각 움직임 없어...저축은행·보험 시너지 창출할까
SBI홀딩스의 핵심 계열사인 SBI저축은행을 매각해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계열사 내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SBI홀딩스의 국내 계열사로는 현재 SBI저축은행과 SBI인베스트먼트, SBI핀테크솔루션즈, SBI캐피탈 등 4곳이 있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확보의 일환으로 캐피탈사의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SBI캐피탈은 2021년 7월 설립된 여신전문금융사다. 당시 SBI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설립됐다. SBI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SBI엘케이 산하의 회사로 향후 교보생명에 함께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SBI인베스트먼트 역시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으나, 인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사로 운용 자산 확대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펀드레이징 실적이 업계 3위까지 오르며 국내 벤처캐피탈 중 우량기업으로 불린다.

회사 내부에서는 추가적인 매각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았다.

SBI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홀딩스 쪽에서 SBI캐피탈의 사업을 변경한다거나 추가로 매각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으로 매각됨과 동시에 보험 연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험 외에도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증권, 교보자산신탁 등과의 연계 사업도 추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과 협업으로 비이자이익 확보가 기대된다.

SBI저축은행이 이전에 영위한 방카슈랑스 재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말부터 방카슈랑스 신규 취급을 중단한 바 있다. 저축은행 업권은 저축은행 채널에서 방카슈랑스 상품을 판매하려 했으나, 상품을 제공한 생명보험사가 4곳이 안 돼 보험사 판매비중 규제를 준수할 수 없어 저축은행 방카슈랑스는 자취를 감췄다.

최근 방카슈랑스 25%룰 규제 완화를 고려하면 교보생명 상품 판매로 수수료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 계좌가 교보생명 지급 계좌로 활용되면 비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교보생명 보험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하면서 고객 외연 확장도 가능해진다.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게 될 경우, 수신 조달 채널 확대로 예금금리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험사와 저축은행 간 시너지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화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인수하며 완전자회사로 거듭났다. 인수가 완료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한화생명과의 연계 영업은 아직 진행하고 있진 않다.

한화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생명보험의 상품이나 마케팅 이런 부분들을 연계하는 기획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앞서 케이뱅크 지분을 인수한 뒤 시너지를 내기 위해 케이뱅크 앱 내 모바일슈랑스를 활용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현재 한화생명은 케이뱅크 모바일슈랑스를 활용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초기 컨소시엄 참여 시 9.4% 지분을 보유했으나 현재는 3.13%로 감소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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