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은 우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 중으로 30%(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2026년 10월 말까지 금융지주사 전환에 맞춰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I저축은행 계좌 활용…종합금융서비스 이점
교보생명은 이번 SBI저축은행 저축은행 인수로 적은 비용으로 예금계좌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마이데이터 서비스 '피치', 보험업계 최초 오픈뱅킹 조회 서비스를 출시하며 종합금융플랫폼 기반을 마련해온 만큼 예치금 기능이 없어 어려웠던 서비스 출시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종합금융플랫폼을 지향했지만 계좌 개설 서비스는 없어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험업계는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 금융사 계좌 발급이 가능한 종합지급결제업 진출을 꾸준히 요구해오기도 했다.
교보생명도 SBI저축은행 계좌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서비스 출시가 기대된다.
SBI저축은행을 방카슈랑스 채널로도 활용 가능하다. 방카슈랑스는 저축보험으로 판매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슈랑스를 보장성보험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KB스타뱅킹 앱 전용 '(무)교보라플 꼭필요한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모바일슈랑스로 치매간병보험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보험금 지급 계좌 활용, 연계 대출, 퇴직연금 활용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SBI저축은행의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플랫폼 확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보생명앱(230만 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140만명)를 합쳐 총 370만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SBI저축은행과 기업금융 시너지도 가능하다. SBI저축은행은 리테일 금융 뿐 아니라 CB투자 등 기업금융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SBI캐피탈·SBI인베스트먼트 교보생명 추가 협업 가능성은
SBI저축은행 인수로 교보생명과 SBI그룹 파트너십이 공고해진 만큼 SBI그룹 관계사인 SBI캐피탈, SBI인베스트먼트 추가 인수나 협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SBI캐피탈은 여신금융전문업과 신기술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신기술금융사로 투자금융전문 캐피탈사다. SBI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로 국내에서는 상위 VC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 회사 대주주는 각각 SBI LK, SBI코리아홀딩스로 SBI홀딩스가 대주주가 아니므로 SBI저축은행 매각과 같은 선상에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큰 계열사인 SBI저축은행 투자를 엑시트 하면서 두 계열사도 모두 정리해 한국 시장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SBI캐피탈이나 SBI인베스트먼트에 대해 일본 SBI그룹 움직임은 없으며, 오히려 SBI그룹이 한국 시장 추가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SBI캐피탈이나 SBI인베스트먼트는 대주주가 SBI홀딩스가 아니어서 일본 SBI그룹에서 추가적인 매각에 대한 지시나 추가 작업은 없는 상황"이라며 "SBI그룹 자체는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 추가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예단할 수 없지만 한국 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SBI캐피탈, SBI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사라는 점에서 교보생명과 협업이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이노스테이지 등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협업을 강화해왔다. SBI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투자 펀드에 교보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
SBI캐피탈은 투자금융, 기업금융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금융에서 교보생명화 협업도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다각화를 할 수 있다. 캐피탈사는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인수하기에도 용이하다. 교보생명이 교보증권을 보유하고 있어 캐피탈사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키움캐피탈과 한국투자캐피탈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 계열사는 교보문고와 교보라이프플래닛, 교보DTS 등을 제외하고 부동산과 금융투자업 계열사에 쏠려 있다. 금융투자 계열사로는 교보증권,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있으며 해외 계열사로 미국과 일본에 각각 교보생명자산운용을 설립했다.

SBI그룹과 손잡고 추가 금융사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BI그룹이 보험사에 관심이 높다는 점, 교보생명이 PER을 높이기 위해서는 손보사 인수에 나서는 만큼 SBI그룹과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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