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그랩바디-B를 영국 글로벌 빅파마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총 계약규모 21억4010만 파운드(약 4조1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지난 2020년 알테오젠이 머크와 체결한 4조7000억 원 규모 딜 이후 두 번째로 큰 초대형 LO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으로만 7710만 파운드(약 1481억 원)을 수령한다. 이 중 계약금은 3850만 파운드(약 739억 원)다. 추후 임상 진행과 허가, 상업화에 따라 받는 마일스톤은 최대 20억6300만파운드(약 3조9623억 원)다. 아울러 순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는 별도로 수령하게 된다.
후보물질이 아닌 플랫폼 계약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프랑스 사노피(Sanofi)에 그랩바디-B로 도출한 후보물질을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20억 원)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통상 플랫폼 계약은 후보물질 계약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회사는 이전 사노피 때보다 더 큰 규모의 딜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GSK로부터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 등을 수령하면 곧바로 손실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는 당장 계약금만 더해도 2100억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LO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부담할 연구개발(R&D) 비용이 거의 없다. 전임상부터 임상개발, 제조 및 상업화 전 단계를 GSK가 추진하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과 노하우 등을 이전한다.
추가 계약 자신감의 근원은 그랩바디-B의 확장성이다. 그랩바디-B는 항체를 넘어 유전자치료제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어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GSK도 그랩바디-B를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협상 끝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독점 계약 대상에서 제외했다. 향후 다른 글로벌 빅파마와 이를 타깃으로 한 추가 딜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단 의미다.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은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GSK와의 계약은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미팅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알츠하이머 치료의 주요 타깃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에 대해서는 에피톱 기준으로 비독점 구조”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이뤄지는 추가적 딜도 물질이전계약(MTA)없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통해 올해 추가적인 기술수출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