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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3(목)

‘티메프’와 다르다는 발란, 기업회생 신청…M&A 가능성 ‘불투명’

기사입력 : 2025-04-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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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금 지급 계획 약속한 발란, 결국 기업회생 신청
최형록 대표 "M&A 통해 현금흐름 대폭 개선할 것"
자본잠식 발란, M&A 가능성 희박?…인수자 내정설도

과거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워 광고한 발란./사진제공=발란이미지 확대보기
과거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워 광고한 발란./사진제공=발란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지난주 정산금 미지급으로 논란이 됐던 명품 플랫폼 발란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티메프(티몬·위메프)사태’와 선을 긋고 있지만, 자꾸만 바뀌는 말에 피해자들의 화를 오히려 더 키우는 모습이다. 동시에 그가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M&A(인수합병)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명품 플랫폼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경기침체로 명품 소비마저 줄고 있어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불러올 논란을 의식한 듯 기존의 다른 기업들 사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언급한 타 사례는 지난해 기업회생에 들어간 ‘티메프’로 해석된다.

그는 “발란은 이전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다른 플랫폼 기업들과는 분명한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발란은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이후로도 입장문 등을 통해 판매자들에게 확신을 주려 하고 있지만,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는 모습이다. 발란의 월 거래액은 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가 월 거래액보다 적다고 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했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발란의 미정산 금액은 약 13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산일이 도래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피해금액은 수백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점 판매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초 지난달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치고 28일까지는 판매자별 확정 정산 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한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어긴 것은 물론, 기업회생은 절대 하지 않을 거란 말도 바꿨다. 판매자들은 피해자 단체 대화방에서 “두 번이나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대표는 회생절차에 돌입함과 동시에 M&A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향후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사진제공=발란이미지 확대보기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사진제공=발란
업계에서는 발란의 M&A가 쉽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발란의 외부감사인인 삼도회계법인은 2023년 감사보고서에서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81억8400만 원 초과하고 있고 누적 결손금은 784억8300만 원”이라며 “총 부채가 총자산을 77억3200만 원을 초과했다.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23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발란은 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즉, 자본잠식에 빠진 발란의 인수자를 찾기 힘들 거란 전망이다. 아울러 판매자들 사이에선 명품 플랫폼 대신 안전한 대기업 플랫폼으로 이전하자는 의견들이 나온다. 피해자 단체 대화방에서는 “명품업을 계속하는 셀러는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 이용 비중을 높인 후 대기업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시급하지 않나 생각된다”며 “빠르게 전환한 사람 중 일부는 빠르게 매출 복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명품 소비 대신 해외여행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경기침체로 명품 수요가 크게 떨어지면서 더 이상 명품 플랫폼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백화점들도 최근 일제히 F&B(식음료)에 힘을 주는 것도 명품 소비 감소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발란의 인수자가 확보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M&A는 통상 회생 신청을 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발란은 회생신청과 동시에 M&A를 추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화장품 유통업체 실리콘투는 발란의 경영권 인수 조건으로 투자를 했다. 이런 이유로 발란의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는데, 실리콘투는 “투자할 때와 전혀 다른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최 대표는 “회생은 채권자를 버리는 절차가 아니다. 회생은 모두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 절차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정산 안정화 → 관계 회복 → 플랫폼 정상화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결과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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