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김유진 대표와 하나투어 송미선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여성 대표는 회사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은 후 배당을 늘리면서 주가 부양에도 힘쓰고 있다.
집계 결과, 한샘은 김유진 대표가 취임한 2023년 8월 이후 2025년 5월 16일까지의 TSR이 17.76%다. 하나투어는 2020년 3월 송미선 대표 취임 때부터 2025년 5월 16일까지 38.67%의 TSR을 보여줬다.
예컨대 주주 A, B가 두 대표 취임 전 1000만 원의 주식을 샀다고 가정했을 때 한샘 주식을 산 A는 177만6000원을, 하나투어 주식을 산 B는 386만7000원을 번다.
하나투어는 2020년 2월 28일 4만1320원이던 주가가 2025년 5월 16일 5만 원으로 뛰었다. 21.01% 상승률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여행업계가 개점휴업을 하면서 무배당을 이어왔다.
이 기간 송미선 대표는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실적을 되살렸다. 배당 규모는 2023년에 총 774억 원(주당 5000원), 2024년에는 총 356억 원(주당 2300원)이다. 지난 6년간 하나투어 누적 배당수익률은 17.67%다.
1981년생 김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나온 후 2006년 BCG 컨설턴트로 입사했다. 그러다 2009년 사모펀드 IMM PE로 회사를 옮겼으며, 적자 상태였던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와 뷰티 브랜드 미샤를 둔 에이블C&C를 흑자로 만들었다. 이후 2023년 8월 마찬가지로 적자 상황인 한샘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송 대표는 1976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BCG에 입사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BCG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다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하나투어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송 대표는 BCG 재직 기간 IMM PE와 공동작업을 펼쳤고, 그 인연으로 하나투어 CEO직에 올랐다.
BCG에서 송 대표가 김 대표보다 입사 선배였지만, IMM PE에서는 김 대표가 송 대표보다 먼저 활동했다. 더구나 40대 여성 대표라는 공통적인 특징도 있다. 두 대표 모두 과감하게 사업 구조조정을 벌였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극약 처방으로 사옥 매각까지 꺼냈다. 그러면서 본업을 중심으로 한 리브랜딩을 활발히 전개했다. 한샘과 하나투어가 적자에서 흑자로 탈바꿈한 과정이다.
IMM PE는 지난 2021년 10월 롯데쇼핑과 손잡고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7.71%(652만1509주)를 인수했다.
한샘은 그해 연 매출 2조2312억 원을 기록, 실적 최고치를 썼다.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뛰면서 부동산 경기가 악화했다. 이에 한샘 매출은 2022년 2조9억 원, 2023년 1조9669억 원, 2024년 1조9084억 원으로 고꾸라졌다.
김 대표는 한샘 대표직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인 리하우스 대리점을 중복 상권 중심으로 정리했다. 김 대표 취임 첫해인 2023년 말 806개였던 대리점은 2024년 말 690개로 줄었다. 이마저도 올해 1분기엔 620여 개로 계속해서 줄여나갔다.
한샘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4126억 원으로, 전년(4305억 원) 대비 4.2% 감소했다. 직원도 줄었다. 이 기간 한샘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 포함 2188명에서 2041명으로 140여 명이나 빠졌다.
한샘은 지난해 말 서울 마포구 사옥을 매각, 3200억 원을 확보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206.7%에서 올해 1분기 185.1%로 내려갔다. 수익성에선 2022년 217억 원 적자를 2023년 19억 원 흑자로 돌려놨다. 2024년에는 전년의 10배 수준인 3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샘의 사업 동력은 부동산 경기 악화와 내수 침체로 다소 꺾인 상황이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4859억 원에서 8.7% 준 4434억 원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한샘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새로 교체하고, 롯데하이마트와 가구·가전을 동시에 파는 전략을 펴기도 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IMM PE는 지난 2019년 12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지분 16.67%(232만3000주)를 취득했다.
2019년 하나투어는 연 매출 6146억 원을 내면서 실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은 2020년 1096억 원, 2021년 403억 원으로 바닥을 쳤다. 이후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결합한 ‘하나팩 2.0’이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면서 2022년 1150억 원, 2023년 4116억 원, 2024년 6166억 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송 대표는 하나투어를 이끌면서 면세와 호텔 등의 부수 사업을 정리했다.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던 면세점은 송 대표 취임과 함께 2020년 말 사업권을 반납했다.
서울 지역에서 영위하던 호텔 3곳과 식음료(F&B) 사업 등도 과감히 털어냈다. 대신 하나투어는 본업인 여행업에 집중, 자사 앱 활성화에 나섰다. 앱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하고, 여행 관련 정보나 채팅 상담 등을 실시간으로 운영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1년 8월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사옥을 1170억 원에 매각했다. 이듬해 6월에는 210만 주(약 104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단행했다. 이에 하나투어 주가는 크게 출렁였지만, 코로나19 종식으로 여행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안정세를 그렸다.
2020년 1149억 원, 2021년 1273억 원, 2022년 1012억 원이었던 적자는 2023년 340억 원, 2024년 509억 원 흑자로 바뀌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매출이 전년 1833억 원에서 8.1% 준 1685억 원에 그친 상태다. 송 대표는 최근 자사주 54만9253주(약 340억 원) 소각에 나서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한샘과 하나투어는 IMM PE가 추진한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로, 재매각을 앞두고 있다.
이들 회사는 두 여성 대표의 결단에 힘입어 경영 정상화를 꾀했지만, 장기화한 내수 침체로 실적이 다시 뒷걸음질치는 상황에 놓였다. 두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본업에서의 성장과 최선의 노력을 다짐했다.
김유진 한샘 대표는 “차별화된 제품과 시공 서비스로 가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는 “여행상품의 개선과 온라인채널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의 안전한 여행에 최선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