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개 지방은행의 NPL(고정이하 여신) 비율, 연체율, NPL커버리지비율은 일제히 전년대비 악화됐다. 건설업이 상대적으로 호황이던 2년 전 2022년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연체율이 올라간 은행들도 있었다.
지난해 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8268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부산은행 2894억원, 경남은행 1799억원, 전북은행 1451억원, 광주은행 1727억원 등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 ‘빈집 정비를 위한 지방세 현황 및 향후 과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제주의 빈집 비율은 13.5%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최근 8년 사이 증가율은 4%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올해 취임한 이희수 제주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철저한 자기반성과 기본 충실’을 강조했다. 이희수 행장은 “제주은행이 성장 정체와 수익 감소의 위기에 빠진 것은 시대 변화에 맞춘 혁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인정하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행장은 제주 지역 특성에 맞춘 금융 전략으로 ‘SOHO(소상공인) 금융’ 강화와 디지털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로의 전환 등을 제시한 상태다.

전북지역 4위 건설사까지 부도…전북은행 연체율 1% 넘겨
BNK금융 계열보다는 JB금융 계열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나빴다. 먼저 전북은행은 0.75%의 NPL비율, 1.09%의 연체율, 137.8%의 NPL커버리지 비율을 각각 기록하며 제주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부진한 건전성 지표를 나타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말 NPL비율 0.53%, 연체율 0.70%, NPL커버리지 비율 182.4%로 이보다는 나았지만 모두 전년대비 악화됐다. 특히 광주은행의 연체율은 2022년 말 0.33%에서 2배 넘게 불어났다.
JB금융지주의 실적 자체는 전년대비 15.6% 성장한 6775억원을 거뒀지만, 지방 침체가 건전성 지표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023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빈집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14.5%)이었다. 전북 역시 11.9%로 높았다. 광역시인 광주 부동산 역시 새집에 대한 수요가 적어 올해 진행한 두 차례의 청약이 모두 미달됐다. 지방 부동산 침체 속에서 전북 4위 건설사인 제일건설이 부도처리되는 사태도 있었다.

부산은행 NPL커버리지 절반 수준 급락…삼정기업 리스크까지
BNK금융 계열인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도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을 뿐,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나빠졌다.먼저 부산은행은 NPL비율 0.72%, 연체율 0.62%, NPL커버리지비율 158.66%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부산은행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270.40%에서 올해 절반가량으로 급감했다. 여신건전성 악화로 전반적인 지표가 큰 폭으로 악화된 모습이다.
경남은행은 NPL비율 0.45%, 연체율 0.45%, NPL커버리지비율 214.20%로 5개 지방은행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은행들 중 지난해 말 NPL커버리지 비율이 200%를 넘긴 것은 경남은행뿐이었다.
BNK금융 계열사들의 리스크는 삼정기업 부실화 문제다. 삼정기업은 부산은행의 주요 여신 거래처 중 하나다. 앞서 삼정기업 등은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하던 중 지난달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사가 중단돼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의 삼정기업, 삼정이앤시, 정상개발 및 반얀트리 시행사 루펜티스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024년 말 기준 2026억원이고 기타 삼정기업 관계사 여신은 295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BNK금융지주는 삼정기업 등이 기업회생을 신청함에 따라 삼정기업등에 제공한 대출에 대해 1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하기로 했다. 충당금은 부산은행 664억원과 경남은행 91억원, BNK캐피탈 253억원 등 총 1061억원으로, BNK는 수정된 2024년 재무제표를 지난 7일 공시했으며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악성 미분양 11년 만에 최대, 지방 부동산 부활 요원
문제는 지방 부동산의 전망이 앞으로도 밝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지방 경기침체 역시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월 아파트 분양전망 지수는 전월 대비 2.5p 하락한 72.9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이 전월 대비 2.3p 하락한 72.8을 기록했다.
분양시장 전망 악화는 미분양 주택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2451호(3.5%) 증가한 7만2624호로 집계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392호(6.5%) 증가한 2만2872호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11월(2만2227호) 이후 11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주산연은 "전국의 악성 미분양 물량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이 중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부정적인 시장 환경이 분양 전망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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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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