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연결 자회사 가운데 신세계면세점이 최근 가장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정 회장이 취임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세계면세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올해 초에는 시내면세점인 부산점 폐지도 결정하는 등 인적 쇄신과 비용 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올해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공사가 끝나는 인천공항 제2 터미널점과 2026년 상반기 리뉴얼 오픈하는 명동점 등 주력 점포에 집중하는 한편, 부산점 폐점을 비롯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정 회장이 총괄사장 당시 처음으로 M&A(인수합병)를 진행했던 신세계까사는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만 해도 신세계의 주요 관리 대상이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1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79억 원을 개선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695억 원으로 14.6% 증가했다.
정 회장은 2018년 1840억 원에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2023년까지 4500억 원 매출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절반 수준인 2351억 원에 그쳤다. 물론 적자 처지도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 회장의 ‘믿을맨’ 김홍극 대표의 활약으로 심폐소생이 이뤄졌다. 정 회장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사상 첫 흑자로 만들었던 김 대표를 신세계까사의 대표로 앉혔고, 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신세계까사의 대표 브랜드인 ‘캄포 소파’와 매트리스 브랜드 ‘마테라소’ 등의 제품군 강화와 상품 원가율 개선, 판관비 효율화 작업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신세계의 또 다른 ‘아픈 손가락’이라 불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익성 제고도 숙제 중 하나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액은 1조308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5% 감소한 268억 원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 매출이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날씨와 경기 침체, 패션 소비 양극화에 따른 국내 패션 시장 정체로 부침을 겪고 있다.
정 회장은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뷰티·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로 투입하는 한편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K-뷰티 브랜드 ‘어뮤즈’를 인수하고,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저효율 브랜드를 정리하고 있다. 대신 글로벌 인기 브랜드 ‘더로우’와 ‘피비파일로’ 등을 확보하며 2025년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주주환원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자사주 1050억 원어치를 매입한 데 이어 그해 말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의 주가가 연일 부진한 데다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도 지속되자 관련 방안 마련에 나선 것.
신세계는 향후 3년간 매년 2%(20만 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당 최소 배당금을 현재 3500원에서 4000원으로 높인다. 또 2027년까지 주당배당금을 현재 기준에서 30% 이상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3월 배당 기준일 전에 배당 금액을 먼저 결정하도록 정관도 변경했다. 2025년부터는 배당 규모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는 향후 주주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홈페이지 내 IR(Investor Relations) 자료를 국문과 영문으로 공시해 해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또 국내 기관투자자 NDR(Non Deal Roadshow)을 분기마다, 해외 기관투자자 NDR을 연 1~2회 확대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경영진이 주주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투자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IR 방향성을 수립해 시장의 피드백을 수용할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2025년에도 각 사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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