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동양생명·현대해상 등 보험사들은 배당 계획을 아직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장사를 제외하고 생명보험 상위 4개사, 손해보험 상위 5개사 중 배당 계획 공시를 밝힌 곳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2곳 뿐이다.
보험사 배당계획 발표가 지지부진한건 해약환급준비금이 늘어나면서 배당 여력이 줄어들어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소비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쌓아두는 돈을 뜻한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시가로 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원가 부채 기준)보다 적으면 그 차액을 준비금으로 쌓아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당은 순자산에서 자본금, 미실현이익 및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을 차감하고 남은 금액 한도 내에서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면 그만큼 배당 가능액이 줄어든다.
현대해상 공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조4315억원으로 전년동기(3조4224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3분기 기준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의 신설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각각 2조5048억원, 6402억원에 달했다.
현대해상, 동양생명, 한화생명은 K-ICS 비율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정부 제도 혜택도 보지 못한다.
3분기 기준 한화생명 K-ICS비율은 한화생명 164.1%, 동양생명은 161.0%, 현대해상 170.1%다.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동양생명 모두 후순위채 발행과 재보험 등으로 K-ICS 비율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은 최근 현대해상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올해 현대해상의 예상 배당금을 0원으로 제시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현대해상은 배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내년 이후에도 2~3년간 배당을 재개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제도 완화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해당 기준으로는 수혜 대상 보험사가 소수에 불과하다. K-ICS 비율이 200% 이상이면서 상장한 보험사는 생명·손해보험 업계를 통틀어 삼성화재, DB손보 2곳 뿐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 3분기 K-ICS 비율도 200% 아래로 내려갔다. 193.5%
K-ICS 비율이 200%를 웃도는 보험사들도 안심할 수 없다. 금리 하락에 따라 기타포괄손익이 감소하는 등 자본 축소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더불어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IFRS17 가이드라인도 보험사 K-ICS 비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등 금융당국의 계리 가정 변경 적용으로 K-ICS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와 (보험부채) 할인율 하락으로 인해서 배당 가능 이익이 줄었고 배당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배당 관련해서 어떠한 답변도 할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화생명 관계자 역시 "연말 실적이 확정되지 않아 배당 계획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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