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7598억 원) 대비 11.2% 상승한 844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직전이자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로 뒀던 2019년 연 매출(8903억 원)의 94.9%에 달하는 액수다.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 없이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 2019년 적자 상태에 놓이면서 커피전문점 자회사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만 약 4500억 원이었다.
김 대표는 1971년생으로, 건국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CJ제일제당 일본 동경사무소와 CJ푸드빌 글로벌사업담당과 투썸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 11월 CJ푸드빌 베이커리본부장을 맡았고, 2020년 12월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지난 4년간 수차례 있었던 CJ그룹 임원인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만큼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CJ푸드빌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 대표는 차분하게 사업을 이끌었다. 먼저 국내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를 중심으로 전면 리뉴얼에 나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남은 매장에는 프리미엄(고급) 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빕스의 프리미엄 전략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다양한 좌석 배치 ▲와인&페어링존 도입 ▲시즌별 특화메뉴 샐러드바 운영 및 스테이크 품질 향상 등이 있다. CJ푸드빌은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빕스 매장을 늘려왔다. 서울에서는 은평 롯데몰을 시작으로, 송파 현대가든파이브와 강서 마곡지구에 빕스를 냈다. 이에 빕스 매장 수는 2019년 41개에서 2020년 34개, 2021~2022년 27개로 줄다가 2023년 28개, 2024년 30개로 다시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CJ푸드빌이 전개하는 K베이커리 뚜레쥬르가 인기다. CJ푸드빌은 지난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뚜레쥬르 첫 매장을 낸 뒤, 2009년 들어 가맹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미국 뉴욕과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27개 주에 138개 매장이 들어갔다. CJ푸드빌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뚜레쥬르 매장 1000개 달성이 목표다. 이에 미국 조지아주에 약 9만㎡ 규모의 제빵공장을 짓고 있다. 사업비만 500억 원으로, 연간 1억 개의 냉동 생지와 케이크를 생산할 수 있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하반기 준공한다.
뚜레쥬르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전략, 가맹사업 공략 덕분이다. 뚜레쥬르는 크림빵, 고로케 등 현지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빵을 선보였다. 또한, 300여 종이 넘는 빵을 취급하면서 소품종 빵만 판매하는 현지 베이커리와 차별화했다. 케이크는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에 따라 시즌별 맞춤형 제품을 내놓았다. 현지 케이크가 버터나 치즈 등으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뚜레쥬르는 생크림이나 초코, 딸기 등으로 다양화한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자연스레 뚜레쥬르 해외 매장도 2021년 337개에서 2022년 368개, 2023년 443개, 올해 10월 말 기준 497개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지 고객 접점을 늘리면서 뚜레쥬르만의 K베이커리 경쟁력을 전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푸드빌은 CJ올리브영과 함께 CJ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0년 순손실 375억 원이던 CJ푸드빌은 김 대표 취임 이후 2021년 순손실 규모를 159억 원으로 줄인 후 2022년엔 순이익 285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이듬해 2023년 CJ푸드빌의 순이익은 358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부채비율은 300.7%까지 내려왔다.
김 대표는 과거 한 강연에서 “식음료(F&B)업계의 초격차 역량은 맛과 서비스 품질로 히트 제품을 개발해 고객이 방문하는 빈도를 늘리는 데 있다”며 “CJ푸드빌은 직급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고, 치열하게 경쟁해 탁월한 성과를 낸 직원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