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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수)

아파트, 저층이냐 고층이냐…실제 거주민 얘기 들어보니 [주기자의 시시비비]

기사입력 : 2025-04-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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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의 시시비비'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동산과 관련된 주거·정책·현안 등에서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는 코너다. 정치인·공무원·기자·사업가·직장인 등 솔직담백한 지인들과의 대화를 적나라하게 풀어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주제를 다뤄 본다. <편집자주>

1층, 최고층 토론자 박 모,이 모씨./사진=주현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층, 최고층 토론자 박 모,이 모씨./사진=주현태 기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아파트 층수 선택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족구성원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으로 이뤄질 수 있다. 각각의 층은 나름의 좋고 나쁜점을 가지고 있어, 구매자의 생활 패턴에 가장 잘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층 거주자 대표 이 모씨(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37세/제조업 직장인)씨와 최고층 거주자 대표 박 모씨(경기도 고양시 덕양구·37세/연매출 10억원 자영업자)씨를 만나 각 거주지의 특징과 장단점을 들어봤다.

- 각자 거주지를 소개하자면.
1층 거주자 대표 이상근 씨는 “1층은 기본적으로 층간소음에 대한 걱정이 없다. 아래층에 피해줄 염려가 없어, 스트레스 받으면 쿵쿵 뛰면 된다. 2층부터는 아이들·애완동물 등 훈육·훈련해야하고 애들 기도 못핀다. 1층이 최고다.”

최고층 거주자 대표 박모씨 “전망좋고 안락한 최고층이 최고다. 위층이 없기에 층간소음도 없고, 최고층이기 때문에 팬티만 입고 생활해도 걱정없다. 낭만있는 삶, 프라이버시 그 자체가 최고층으로 1층과 비교하자면 당연히 최고층이 훨씬 낫다.”

이씨 “낭만은 1층도 있다. 박모씨 아이들은 뛰지도 못한다. 우리집은 축구도 가능.”

박모씨 “집에서 축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낭만 없음.”

- 세부적인 장점을 설명하자면.
이 씨 “1층은 기본적으로 다른 층보다 가격 흥정하기가 쉽다. 당시 공인중개사를 통해 내집마련을 할 때도 1층이면 더 싸게 살수 있다고 해서 샀다. 실제로 당시 10층과 시세차이가 3000만원 차이가 났는데, 평균시세에서 5% 할인 수준이었다. 어린 아이도 있기 때문에 안그래도 저층을 선호했는데 운명처럼 느껴졌다.”

박 씨 “최고층의 가장 큰 장점은 조경·프라이버시고 또 다른 의미의 장점으로는 1층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

이 씨 “게다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엘리베이터 점검 사례가 있을 것이다. 5년 전까지만 해더라도 8층(구축아파트 기준)에서 거주했는데, 이게 진짜 지옥같았다. 만약 우리집이 최고층인데 엘리베이터 점검이 있다고 한다면. 그냥 휴가내고 여행을 가거나 모텔에서 생활할 것 같다. 1층은 고민 없이 바로 집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점검시기에도 배달시켜먹을 수 있다. 출퇴근 시간 대기시간도 없어, 최고층보다 10분 더 잘 수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편안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 이게 바로 1층이다.”

박 씨 “엘리베이터 점검은 하루 종일 진행되지 않는다,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고장일 때는 저 친구 말대로 여유롭게 여행도 갈 수 있다. 최고층이 1층보다 좋다.

저층세대 역류./사진제공=독자 이모씨이미지 확대보기
저층세대 역류./사진제공=독자 이모씨


- 정말 솔직한 단점과 함께 기억나는 사례는.
이 씨 “같은 호에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있다면 1층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다. 우리 단지 앞배란다에는 우수관이 있는데, 꼭 잊을 만 한하면 여기에 김치국물을 버리는 정신이상자가 있다. 김치국물 냄새는 집안으로 바로 들어와서 머리가 아팠던 사례다. 문제는 뒷배란다는 오폐수관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악취가 나온다. 당연히 하수커버를 통해 악취를 차단했지만, 주기적으로 물을 뿌리지 않으면 이것도 얼마 못간다. 이건 진짜 1층의 대표적인 단점 중 하나다.”

박 씨 “1층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이래서 최고층이 돋보인다. 최고층 단점은 엘리베이터 의존도가 높아, 앞서 말했듯이 고장나면 강제 여행이다. 또다른 단점으로 여름철에는 햇볕 때문에 덥고, 겨울철에는 냉기가 쉽게 들어와 춥다. 이에 생존을 위해 냉·난방이 필수인데, 이게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 특히 진짜 열받는 사례가 있었다. 입주한지 2년밖에 안지났는데, 옥상에서 누수가 생긴 것. 관리사무소에 연락해도 우물쭈물거리고 진짜 미칠뻔한 경험이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잘 해결됐다. 근데 몇 년이 흘렀는데도 언제 다시 누수가 생길수 있다는 트라우마는 그대로 있다.”

이 씨 “관리사무소 얘기하니 한 안 좋은 기억이 다시 생각난다. 우리집에 배수관이 막혀 애들이 수영해도 될 정도로 역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관리사무소은 우리 집만 쓰는 세대관이 막힌거라고, 사람을 쓰라고 해서 동네에서 소문난 전문가를 고용했다. 문제는 이 전문가는 세대관이 아니라 1·2·3·4층 정도 저층세대가 같이 공유하는 관이 있는데, 그곳이 막혀서 1층부터 역류된거라고 한다. 이 관리소장이 진짜 정신이상자인 게, 전문가랑 같이 찾아가서 우리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수리비 20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보장할 수가 없는 전문가라며 돈을 줄 수가 없다고 했다. 결국 와이프의 만류로 돈도 못받고 어르신한테 소리지르는 동네 미친놈으로 소문났다.”

박 씨 “(사진 확인 후) 아무리 봐도 최고층이 1층보다는 좋은 것 같다. 냉난방비 더 내는게 돈아끼는 길.”

이 씨 “아이러니한 게 1층도 냉난방비가 비싸다. 지난해 겨울에도 역류가 일어났는데, 문제는 이 역류된 물이 꽝꽝 얼었다. 관리사무소에 저층세대를 위해 물쓰지말라고 방송을 부탁했으나, 꼭 물을 쓰는 정신병자가 있었다. 결국 윗층세대 하나하나 다 찾아가 물쓰지말라고 요청했고, 이 얼음 녹이려고 난방까지 최대로 키웠다. 1층은 진짜 아이들이랑 함께 살기 완벽하고 너무 좋은데, 정신이상자들이랑 같은 호를 쓰면 고역이다.”

우수관을 통해 역류된 물이 얼음이 됐다./사진제공=이 모씨이미지 확대보기
우수관을 통해 역류된 물이 얼음이 됐다./사진제공=이 모씨

- 둘 다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각 세대에 필수적인 게 있다면.
박 씨 “최고층에서 딱히 필수적인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아래층에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정도지 않을까 싶다.”

이 씨 “결국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1층의 가장 큰 장점이 일상적인 생활인데, 다른 층까지 거주하는 가구보다 문제가 조금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사람들도 1층에서 문제가 많이 터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소통 잘하는 관리사무소 직원·정상범주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최고의 층으로 평가될 것 같다.”

◇ 종합
아파트 1층은 일상적인 생활의 실용성과 편리함을 강조하는 반면, 최고층은 특별한 조망과 고급스러운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아파트 층수 선택은 개인의 생활 패턴과 선호도에 맞는 결정을 함으로써 각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관리실, 이웃주민을 잘 만나야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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