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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목)

'마침내 한몸' 아시아나 품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난제' 남았다

기사입력 : 2024-12-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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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지분 취득 '자회사 편입'
진에어 중심으로 LCC 기업결합도 추진 전망
공정위, 독점 우려 불식 위해 감독기능 강화
아시아나 마일리지 1조…내년 6월 대책 내야

/사진 = 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 대한항공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대한항공이 인수 선언 이후 꼬박 4년여 만에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등극,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가 1조에 이르는 만큼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금액은 총 1조5000억 원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한 후 계약금과 중도금 7000억 원을 지급했다. 이후 지난 11일 잔금 8000억 원을 납입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거래를 종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 절차로 이어진다. 대한항공은 LCC 자회사로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뒀다.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등 현재 운항 중인 해외 경쟁 당국에 LCC 통합을 위한 별도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국내를 넘어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우뚝 섰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16조1000억 원, 아시아나는 7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경우 통합 대한항공의 합산 매출은 24조를 웃돈다. LCC 업계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 LCC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대한항공의 LCC 자회사 진에어를 중심으로 흡수되면 세 LCC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2조5000억 원이 된다. 국내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1조7000억 원)을 단숨에 뛰어넘는다.

항공기 보유 대수도 급증한다. 대한항공이 여객기 136대와 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8대, 진에어가 30대, 에어부산이 21대, 에어서울이 6대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더하면 총 284대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은 에어인천에 매각한다.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그룹의 국내 재계 순위도 10위권으로 진입한다. 대한항공 자산 규모는 30조400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13조다. 이를 합산하면 자산 규모는 약 43조를 돌파한다. 이를 포함, 한진그룹의 자산 규모는 2023년 기준 37조8000억 원(재계 순위 14위)에서 50조로 불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4년간 총 14개 경쟁당국(튀르키예,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영국, 일본, 유럽, 미국)으로부터 차례로 기업결합 심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과의 노선 중복으로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은 LCC 항공사에 양도했다. 구체적으로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4개 유럽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롤루 등의 노선도 에어프레미아에 이관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은 에어인천을 상대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일본 인기 노선도 LCC에 추가 양도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그리고 에어서울 등의 경영진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새 대표이사로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을, 에어부산 대표에는 정병섭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상무)을, 에어서울 대표로는 김중호 대한항공 부장 등을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인사 관련해서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아시아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아시아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최종 통합을 위해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또 합병 과정에서 국토교통부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 측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양 사의 합병은 부차적인 문제가 따라온다.

우선 공정위는 지난 2022년 5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당시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다양한 시정조치가 부과될 가능성을 고려, 향후 전원회의를 통해 외국의 심사를 반영하고, 시정조치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의 경쟁당국이 대한항공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최종 승인한 만큼 공정위도 관련 시정조치를 재검토했다. 앞서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 40곳에 대해 노선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축소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구체적인 비율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공급 좌석 수 축소 금지 기준을 90%로 설정했다. 예컨대 2019년 연간 좌석으로 1만 석을 공급했다면 기업결합 이후에는 최소 9000석 이상의 좌석을 공급해야 한다.

공정위는 일부 노선에 부과한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공항 이착륙 횟수)·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 반납 시정조치도 수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2년, 운임 인상이 우려되는 40개 노선에 대해 다른 항공사가 들어올 시 슬롯과 운수권을 반납하라고 했다. 당시 반납은 기업결합일 ‘이후’ 시점으로 명명했는데, 해외 경쟁당국의 시정조치에 따라 결합일 ‘이전’에 있던 일도 포괄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이전 시정조치는 다른 항공사의 신청이 있을 때만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번에는 신청이 없더라도 반납하도록 바꿨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시정조치 이행을 일부 감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공급 좌석 수 90% 이하 축소를 금지하고, 2019년 대비 물가 상승분 이상 항공운임 인상 금지 등도 공표해 소비자들의 독점 우려를 불식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통합까지는 회사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그중 가장 큰 이슈는 양 사 합계 3조5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마일리지다. 올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이 2조5542억 원, 아시아나가 9819억 원이다. 앞서 코로나 기간 하늘길이 중단되자 소멸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유효 기간이 3년 연장됐다.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재무제표에서 부채로 인식된다.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마일리지를 시급히 털어내야 한다. 하지만,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촉발할 수 있어 매우 예민한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마일리지를 털어내기 위해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김포~제주 노선을 대상으로 마일리지 좌석 약 1만5000석을 공급했다. 우선 지난달 27일 프로모션을 통해 이달 2일부터 15일까지 총 56편의 항공편에서 마일리지 좌석 4500석을 풀었다. 당시 공급된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을 기록했고, 현재까지 98%의 예약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9일에도 아시아나는 비슷한 내용의 프로모션을 펼쳤고,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총 96편의 항공편에 마일리지 좌석 1만500석을 공급한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이코노미 편도 기준 5000마일, 비즈니스 6000마일이다. 그러나 마일리지 사용자가 폭주하면서 예약에 실패한 고객이 많아졌고,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제휴 커머스인 ‘OZ마일샵’ 역시 대부분의 상품들이 품절 상태다.

공정위도 마일리지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내년 6월까지 대한항공으로부터 양 사간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보고받기로 했다. 새 마일리지 제도는 공정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로 출범하는 2년 내 관련 심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전문 컨설팅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해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대한항공은 중복 노선 시간대를 다양화하고, 신규 노선에 취항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한, 안전 운항을 위한 투자도 늘린다.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보존 ▲인천공항의 허브 기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통합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항공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과 관련, 이를 일축했다. 향후 증가할 사업량에 따라 인력 소요도 늘어나게 되며, 일부 중복 인력도 필요 부문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객실 승무원 교환 근무부터 시행한다. 이를 경영직, 정비직 등으로 넓혀 인적 교류를 이어간다. 통합 작업을 완료하면 현재 사명인 ‘대한항공(Korean Air)’ 단일 브랜드로 재편한다. 대한항공은 해당 시점을 오는 2026년 10월로 보고 있다.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대한항공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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