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 쇄신 바람으로 신규 행장 임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행장의 실적 성과가 두드러지는 데다 탄핵 정국으로 혼란이 커지면서 조직 안정을 위해 연임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이 2년 임기 연장에 성공했고, 행장시절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연임 사례도 있어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단연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이 행장은 지난해 하나은행을 리딩뱅크 자리에 올렸고, 그룹 내부에서의 위치도 견고한 것으로 안다"며 "2+1 관례도 있으니 연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순이익 성장·건전성 개선·내부통제 양호
업계에서 이승열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다. 이 행장은 취임 첫 해였던 2023년, 3조487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하나은행을 리딩뱅크로 만들었다. 기업 대출 강화로 이자이익 성장을 도모한 전략이 성과를 냈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도 1조2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 증가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었음에도 IB 수수료·유가증권 트레이딩 실적 등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수익다각화와 성장 기조 유지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16.06%였던 하나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였지만, 기업대출 잔액을 축소하며 위험가중자산(RWA)을 규모를 줄인 덕분에 지난 3분기에는 다시 16.1%로 상승했다. 리스크에 대비한 시기적절한 기업대출 완급조절로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다.
다른 시중은행들에서 불법대출·횡령 등 사고가 발생한 반면, 이승열 행장 임기 중에는 아직까지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최근 강조되는 내부통제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회장과 손발 척척···그룹 내 입지도 탄탄
이승열 행장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이 행장은 함영주 회장의 하나은행장 재직 기간(2015.09~2019.03) 내내 경영기획그룹에서 함 회장을 수행하며 손발을 맞췄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부장에서 경영기획그룹장(전무)까지 승진했다.
행장 취임 후에도 함 회장과의 시너지는 이어졌다. 함 회장의 전략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해 실적을 키웠고, 이후에는 리스크 관리 기조로 돌아가 건전성을 강화했다.
외환-하나 통합 은행 출범 이후 최대 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개선한 함 회장의 행장 시절과 겹쳐보이는 대목이다.
외환은행 출신의 이 행장은 함 회장이 완성한 통합된 하나은행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현재 그룹 내에서도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와 함께 삼인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함영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고려하면, 함 회장의 지지 기반이자 지주 사내이사로서 입지가 탄탄한 이 행장 역시 연임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혼란한 정국에 '조직 안정' 중요성↑···2년 연임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으로 인한 금융 시장·업황 혼란으로 '조직 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을 들며 이 행장이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故 윤병철 하나은행 초대 회장 이후 4년의 임기를 받은 행장은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과 함영주 회장 뿐인데, '조직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김정태 전 회장은 행장 시절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며, '헬퍼 리더십'을 경영 철학으로 삼고 소통경영에 최선을 다한 인물이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 2015년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된 이후 초대 통합은행장을 맡아 조직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인적 쇄신 바람이 강하지만, 경영 역량을 발휘한 CEO의 경우 교체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2년 연임처럼, 이승열 행장도 2년 연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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