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국내에서 10번째 FDA 승인 품목이 탄생할 전망이다.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그 주인공이다. 회사는 최근 임상병원 현장실사에서 FDA로부터 'NAI(보완할 사항 없음)' 통보를 받았다. 지난 5월엔 제조설비 보완 및 비모(BIMO) 실사 등이 필요하다며 허가가 불발됐는데, 이번 재심사를 통해 FDA 승인 가능성을 높였다. 승인 여부는 내년 3월 20일 내 결정된다.
리보세라닙이 승인을 받게 되면 우리나라에선 10번째 FDA 허가 신약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까지 FDA로부터 승인된 품목은 ▲2003년 LG화학 '팩티브' ▲2014년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2016년 SK케미칼 '앱스틸라' ▲ 2019년 SK바이오팜 '수노시'·'엑스코프리' ▲2022년 한미약품 '롤론티스' ▲2023년 셀트리온 '짐펜트라' ▲2024년 유한양행 '렉라자' 등 9개다.
FDA 승인을 노리는 건 리보세라닙뿐만 아니다. 지난 2019년 출시된 HK이노엔의 30호 국산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도 FDA 허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 2021년 미국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에 성공한 후 현재 현지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케이캡이 늦어도 내년 중순엔 FDA 허가 신청을 완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거라 기대되는 신약 후보들도 즐비하다. ▲유한양행 '렉라자' ▲셀트리온 '짐펜트라' ▲GC녹십자 '알리글로' ▲HK이노엔 '케이캡'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등이 연 1조 원 이상의 매출고를 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존슨앤드존슨)에 기술수출 후 올해 FDA 승인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항암 신약은 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기술로 인정받아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개발만 하면 경제적, 산업적 파급 효과 역시 크다. 존슨앤드존슨은 병용 요법의 연간 매출 목표로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설정했다. 업계에선 유한양행이 렉라자 로열티를 통해 국내 제약사로선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GC녹십자 알리글로는 올 7월 미국 진출 이후 순항 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5000만 달러 매출을 내고 매년 50% 이상 성장시키겠단 계획이다. 알리글로는 9월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formulary)에 등재, 본격적으로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회사가 설정한 목표 매출도 올 하반기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올 상반기 매출이 88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3% 성장세를 보였다. 케이캡은 기존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의 단점을 보완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다. 회사는 2028년까지 연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국내 최초로 기술이전 없이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3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뛰었다. 엑스코프리는 현재 전신발작 및 소아 적응증 확장 관련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추후 매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있어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제네릭 의약품 영업 중심에서 R&D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한 기업이 많았다"며 "그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두각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내년 국산 신약들이 개발, 생산을 넘어 상업화까지 아우르는 단계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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