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장을 이끌 신임 수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가 낙점됐다. KB금융그룹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장으로 발탁된 첫 사례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이 균형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 지주와 은행, 비은행을 두루 거친 이 대표를 앞세워 본격적인 계열사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 인사가 ‘쇄신’에 방점이 찍히면서 나머지 계열사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3년 연임에 성공해 1년 임기 연장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돼온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현 행장 대신 이 대표가 차기 행장 후보로 낙점되면서 ‘깜짝 인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인사는 KB금융에서 계열사 CEO가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이재근 현 행장과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전 부회장 모두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부행장으로 신분이었다.
1964년생인 이 후보는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후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과 개인고객그룹 전무, 영업기획부장을 역임했다.
이 후보는 수치에 밝고 꼼꼼한 스타일로,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양 회장이 이 후보의 재무 전문성과 경영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내년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국민은행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로 대규모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새 리더십으로 변화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KB금융 대추위는 국민은행의 내실 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대추위는 이 후보자에 대해 “글로벌 사업 추진력 강화,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세스 정립 등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며 “고객 중심적 사고와 과감한 실행력 등도 겸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룹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그룹에서 계열사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KB라이프 초대 대표를 지내면서 통합 법인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한편 요양 사업 진출 등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KB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전년도 합산 순이익(1358억원) 대비 88.7%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27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 대추위 관계자는 “이 후보 추천은 조직의 안정 및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와 심사ᆞ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이다.
이 후보의 과제로는 ‘리딩뱅크’ 탈환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의 정상화 등이 있다. 국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 1분기 ELS 손실과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2조617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3조1028억원), 하나은행(2조7808억원)에 뒤처지며 5대 은행 중 3위에 그쳤다. KB뱅크의 경우 3분기 1861억1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637억7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번 은행장 후보 선정을 시작으로 나머지 계열사 CEO 인선에서도 양 회장의 색깔 내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대추위는 내달 중순경 계열사 차기 대표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KB라이프 대표 자리를 비롯해 다음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의 후임이 정해진다.
국민은행 후속 인사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부행장 24명 전원과 상무 15명 중 11명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