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에서 최초라는 발자국을 찍으며 사업기회와 수익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글로벌 DCM(채권자본시장) 시장에서 입지도 점점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국내 최초로 2024년 1월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의 달러채 발행에 이어, 7월 필리핀 부동산 개발 기업의 달러채 발행까지 주관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금융지주 주요 자회사인 증권이 '글로벌 한투'의 기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한투, 글로벌 금융사와 손 잡고 우량상품 공급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투는 칼라일과 지난 2023년 10월 손잡고 해외 IB 딜소싱(투자처 발굴) 채널 확대로 선진 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양질의 금융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투는 그동안 제휴를 통해 선진 금융시장에서 주로 투자됐던 'CLO(대출담보부증권) 펀드' 등을 선보였다.최근, 한투는 전략적 제휴 1주년을 맞이해 신용(credit) 기반 상품개발과 운용에서 칼라일과 더욱 긴밀한 협조에 나서기로 했다.
칼라일과의 1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토록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리테일 상품 파이프라인 강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글로벌 금융사들을 통해 다양한 투자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축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해외 상품을 소싱해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투는 2024년 8월 홍콩법인(KIS Asia)을 통해 필리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비스타 랜드)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주관했다. 추가 발행에선 단독 주관사를 꿰차기도 했다. 발행 규모는 총 3억5000만 달러로, 한화로 4800억원에 달했다.
한투는 앞서 올해 1월에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MIK)의 달러채 발행을 국내 최초로 주관했다. 2억2500만 달러, 한화로 2925억원 규모다. 이어 몽골 3대 시중은행, 중국 증권사, 홍콩 전력청 등 해외 발행사들의 채권 발행 주관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IB 영업망 확대를 계속 추진 중"이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현지법인과 협력해 양질의 딜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파생 워런트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투는 2024년 10월 인도네시아 거래소(IDX)에 구조화워런트(structured warrant) 상품을 상장했다.
인니국영은행(BMRI)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업체 안탐(ANTM)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등 11종목이다. 인니 현지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김성환 사장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 파생상품 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투는 해외진출 등을 통한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투증권의 주요 세 해외법인 실적을 보면, 베트남법인(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의 2024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늘었다.
홍콩법인(Korea Investment& Securities Asia, Inc)은 126억원, 미국 IB법인(KIS US, Korea Investment& Securities US, Inc)은 84억원의 반기 순익을 기록했다.
발행어음 강자 한투…부동산 PF 부담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6월 말 기준 자기자본(별도 기준)이 8조5515억원 규모다. 현재, 초대형IB로서 이미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활발하다. 8조원의 자기자본을 넘긴 만큼 종합투자계좌(IMA) 신청 자격도 갖췄다. 한투는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이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부동산금융 노출도가 높은 편으로 부동산 업황 저하에 따른 리스크가 거론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2024년 9월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은 익스포저는 과거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과 위험 감수 수준을 높인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신용평가가 2024년 10월 한투증권 리포트에서 "부동산 경기, 금리 변동성 등에 따라 높은 실적 가변성이 존재하지만, 대형 증권사로 우수한 인력기반과 영업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세대교체’ 발탁된 김성환, 실적 선두 견인
증권가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내부 발탁된 김성환 대표는 올해 한국투자증권 사령탑으로 첫 해를 보냈다. 1969년생인 김 대표는 2001년 LG투자증권 PF팀을 거쳐 2004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한투증권에서 PF·채권운용·IB·경영기획·리테일 등을 두루 총괄했다.
2007년 프로젝트금융본부 본부장, 2016년 IB그룹장, 2017년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한투증권 초대형IB 지정과 단기금융 업무 인가 발행어음 사업 안착에 기여했다는 평도 듣는다.
취임 이후 호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연말 재신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투증권은 2024년 상반기 누적 기준 증권업계 내 영업이익, 순이익 선두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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