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4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공개했다.
양 회장은 “KB금융의 자본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글로벌 선진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고, 주당 가치도 상당 수준 개선됐다”며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7.7%까지 상승했지만 주주환원은 여전히 KB가 기업가치를 저평가받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주주환원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KB금융의 주주환원 철학은 지속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으로, 지속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기업의 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 무엇일지를 가장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총주주환원율도 최소 4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올해 연말 기준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연말 CET1비율이 13.5%이면 0.5%포인트에 해당하는 1조7000억원가량을 내년 배당과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쓴다.
양 회장은 “CET1비율이 높을수록 주주들은 다음 해 더 많은 주주환원을 기대할 수 있고, CET1비율로 주주환원 규모도 예상할 수 있다”며 “JP모건 등 글로벌 선진기업처럼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총주주환원율의 제한 없이 CET1비율이 높을수록 주주에게 더 많은 금액을 환원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 전환도 선언했다.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연평균 10%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연평균 1000만주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으로 관리한다.
밸류업 방안에 맞춰 경영관리 체계도 손질한다.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은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인 5% 내외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양 회장은 “2025년 경영계획부터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는 자산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하는 등 조직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경영계획 수립 단계부터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자산 성장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며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계열사는 물론 비즈별, 부문별로 세분화해서 RoRWA 타깃을 정하고, 이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 보상 체계에 RoRWA 성과를 확대 적용하고 새로운 밸류업 패러다임이 영업 현장까지 전파돼 전 임직원 모두가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춰 마인드를 장착하도록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하는 등 경영관리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이번 밸류업 방안으로 올 연말 예정된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에서 조기 공시 특례 편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앞서 KB금융은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 미달로 제외된 바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소각 계획과 함께 3분기 주당배당금을 22분기(791원) 대비 상향된 795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의 올해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은 8200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김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될 때까지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배당 총액도 규모도 1조2000억원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배당수익률과 시장금리를 보며 점진적으로 늘릴 것인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주당배당금(DPS) 상승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개인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자사 홈페이지에 밸류업 게시판을 신설하고 내년 연간 실적 발표회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세션도 마련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과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며 “기업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ESG, 주주와의 소통에서도 지속 개선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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