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올렸다. 이번 분쟁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같은날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16.7% 인상했다.
시장은 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이번 승부수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필승 카드인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실패 없는 청약’을 다시 한번 약속함으로써 주주 마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최 회장에게 가해지는 법적 리스크 등 압박도 만만찮다. MBK·영풍 연합은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풍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 자사주 공매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은 오는 18일로 잡혀있다. 법원이 영풍 손을 들어주면 최 회장이 대항할 수단은 사실상 없어지게 된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이번 분쟁의 변수인 셈이다.
고려아연은 “18일은 영풍이 재차 제기한 ‘재탕’ 가처분신청의 단순한 심문기일일 뿐”이라며 “실제 결과와는 상관없이 당사 자사주 공개매수 불확실성을 키우려는 의도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은 차입금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영진이 적정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배임’이라는 영풍·MBK연합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은 “상대는 스스로 공개매수가를 83만원으로 인상했고, 주가가 100만~120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이 고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MBK파트너스의 공개배수 철회를 강하게 요청했다. 고려아연 노조는 “MBK는 즉각적인 공개매수 철회를 선언하고, 국가기간산업 파괴를 즉시 중단하라”며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MBK는 그간 여러 기업을 인수해 강제적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오던 단기 투기자본의 표본"이라며 "MBK의 기업을 파괴하는 약탈적인 행태는 실패로 종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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