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MBK 연합의 대응이 관건이다. 오는 14일 공개매수 마감을 앞두고 MBK는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금이나 법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제시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이번 고려아연의 가격 인상 결정은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최 회장에게도 부담스러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측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건 판돈은 최대 3조6852억원이다. 백기사로 나선 베인캐피탈 자금(4606억원)을 제외해도 3조2245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의 자기자금은 5700억원으로, 나머지 2조650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한다. 대출금리가 4.7~6.5% 수준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1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재무 구조 악화를 불러오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큰 이유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어느 쪽으로 공개매수가 이뤄지더라도 재무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고려아연이 목표수량대로 자사주 취득 소각하는 경우 신용등급 하향요인을 대폭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활용한 만큼 배임 등 법적 리스크도 남았다. 이와 관련해 영풍측은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매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과열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쟁에 대해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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