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회장의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분쟁 당사자인 영풍·MBK보다 높였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 회장의 마지막 카드라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11일 자사주 공개매수가격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7.2% 올렸다. 같은날
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도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16.7% 인상했다. 동일한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한 영풍·MBK이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들보다 자사주 매수가를 올려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영풍·MBK 연합의 대응이 관건이다. 오는 14일 공개매수 마감을 앞두고 MBK는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금이나 법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제시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이번 고려아연의 가격 인상 결정은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최 회장에게도 부담스러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측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건 판돈은 최대 3조6852억원이다. 백기사로 나선 베인캐피탈 자금(4606억원)을 제외해도 3조2245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의 자기자금은 5700억원으로, 나머지 2조650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한다. 대출금리가 4.7~6.5% 수준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1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재무 구조 악화를 불러오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큰 이유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어느 쪽으로 공개매수가 이뤄지더라도 재무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고려아연이 목표수량대로 자사주 취득 소각하는 경우 신용등급 하향요인을 대폭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 등 고려아연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활용한 만큼 배임 등 법적 리스크도 남았다. 이와 관련해 영풍측은 서울중앙지법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매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과열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쟁에 대해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고려아연측은 '자사주 매입은 위법하지 않다'는 지난 2일 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현재 제기되는 법적 리스크는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차입 우려에 대해서도 '적대적 M&A를 대항하기 위한 방어수단'이라는 법조계 의견을 인용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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