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한다. 우리금융은 정기 이사회와 자추위에 앞서 26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자추위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금융 자회사 CEO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7명이다.
조병규 행장은 우리금융이 새로 도입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7월 발탁돼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았다. 현재까지 1년 2개월가량 임기를 보낸 상태다. 정연기 대표도 작년 7월 취임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그룹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자격요건 결정, 후보 심사·추천, 경영승계계획 수립·변경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정찬형·윤인섭·윤수영·신요환·지성배·이은주·박선영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실적 측면에서 보면 이익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1조67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다만 지난 6월 180억원대 직원 횡령 사고에 이어 최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대 부당대출 사태 등으로 내부통제 부실 책임론이 일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현 우리은행 경영진이 부적정 대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즉각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뿐 아니라 조병규 행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거론됐다.
앞서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지난달 25일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가 제때 안 된 건 명확하므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4일에도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의 매니지먼트(경영진의) 책임이 있지 않냐”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에서 횡령, 부정대출 등 사고가 반복되는 데 대해서는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고 금융위원장으로서도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거취 부분은 기본적으로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앞서 지난 24일부터 사전검사에 착수했다. 다음달 7일부터 11월 하순까지 본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도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전현직 직원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검사가 현재 진행 중인 데다 제재 수위가 확정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나 우리금융이 이번 CEO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압박성 발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에는 우리은행 부행장들과 자회사 대표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우리은행 부행장 2명과 자회사 대표 2명를 선정했다. 일부 부행장과 계열사 CEO들도 부정대출 사태 검사 영향권에 있는 만큼 외부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 경영진에는 조 행장뿐 아니라 임 회장도 포함돼 있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임 회장의 거취는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로 1년 6개월가량 남아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8일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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