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대표 거취는 이날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 1차 회의에서 논의된다.
박 대표는 지난해 초 선임돼 1년9개월째 우리카드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영향으로 순익 감소를 면치 못했지만, 올 상반기 효율 경영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병규닫기조병규광고보고 기사보기 우리은행장 거취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순익 하락세 속 상반기 실적 반등…연체율 해소는 '과제'
박완식 대표는 취임 첫 해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박 대표 취임 직전인 지난 2022년 말 당기순이익은 2047억원으로 전년 말(2007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해 성장이 정체 상태였다.
고금리로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실적은 급락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전년(2043억원) 대비 45.71% 줄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3847억원으로 전년(2626억원)보다 46.49% 증가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졌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연체율이 높아져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도 늘었다. 손실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은 4462억원으로 전년(2735억원) 대비 63.14% 급증했다.
올 상반기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842억원으로 전년 동기(823억원)보다 2.3% 확대됐다. 영업·이자수익이 각각 4.80%, 8.35% 늘어난 가운데 수수료비용이 11.48%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문별 영업수익은 고르게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신용판매, 단기카드대출, 장기카드대출, 연회비 수익은 각각 7.56%, 8.68%, 15.49%, 7.91%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는 악화됐다. 기업의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나타내는 ROA는 0.99%로 전년(1.02) 대비 0.03%포인트(p) 떨어졌다. 순익보다 회계상 자산이 커진 영향이라는 게 우리카드의 설명이다. ROA 계산에는 상반기 말이 아닌 상반기 평균 총 자산이 사용됐는데, 상반기 말 총 자산은 1000억원 느는 데 그쳤지만, 상반기 평균 총 자산은 5000억원 늘었다.
건전성 하락도 피하지 못했다. 3개월 이상 된 연체채권 비율(NPL)은 1.40%로 전년 동기(0.9%)보다 0.5%p 늘었다. 연체율은 2.41%로 전년 동기(1.82%) 대비 0.59%p 올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차주 상환능력이 약해져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채권 회수조직과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신용판매 등 우량자산 증대를 통해 건전성을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독자가맹점 190만곳 돌파…관련 수익 66% 증가
박완식 대표는 독자가맹점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독자가맹점은 지난달 190만곳을 돌파한해 올해 목표로 세운 200만곳 가맹 달성을 앞두고 있다. 독자가맹점이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순 수수료수익은 1096억원으로 전년 동기(660억원) 대비 66.06% 증가했다. 지난해엔 독자카드 '카드의 정석' 3종과 해외에 특화한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독자가맹점 구축을 위해 외부 인재를 과감히 영입하기도 했다. 박대표는 지난 2월 금융 디지털 혁신 전문가인 박위익·디지털 플랫폼 강자 유태현 전무를 디지털·IT그룹에 영입했다.
박 전무는 금융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 알려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컴퓨터공학 학사, 뉴욕대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석사 출신으로 ▲JP모건 뉴욕 본사 ▲삼성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SGI서울보증 최고디지털책임자(CDO)을 지낸 바 있다. 그는 D&D사업본부에서 디지털, 데이터, 신규 플랫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유 전무는 디지털 플랫폼 전문가다. 중앙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졸업 후 신한카드에서 디지털퍼스트(First)본부장, 플랫폼비즈(BIZ)그룹장을 지내며 플랫폼 경쟁력을 이끌었다. 현재 글로벌페이먼트팀에서 배치됐다.
박 대표는 포용적 금융에도 앞장섰다. 특히 금융 취약계층 지원에 앞장선단 평을 받는다. 지난해 당국은 금융사의 막대한 이자수익을 비판하며 '상생금융'을 주문했는데, 우리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먼저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원방안엔 ▲취약차주 채무 정상화 ▲저소득 고객 신규 대출 ▲영세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환급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원 규모는 총 2200억원으로 같은 해 상반기 우리카드 순이익(820억원)의 3배를 넘어섰다.
저신용자를 위해 사용되는 ESG채권 발행도 이어졌다. ESG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사회적 이익 창출 사업에 활용되는데 ▲녹색 ▲사회적 ▲지속가능채권 등이 있다. 우리카드는 올 상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카드사들이 발행한 ESG채권(1조1700억원)의 절반에 달했다. 조달자금은 가맹점 카드 결제 대금 정산 주기 단축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은행에서 대출이 나오지 않는 저신용자 포용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7월 우리카드의 회원등급별 분포현황을 보면 저신용자 비중이 가장 컸다. 신용등급별로 ▲2그룹 2.25% ▲3그룹 20.25% ▲4그룹 77.5%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엔 3그룹 비중(54.86%)이 가장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올리면서 저신용자들이 카드사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누릴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전 회장 사법 리스크 '발목'…임종룡 회장 거취 여부 '관건'
박 대표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역대 대표들은 금융권 CEO 임기 '2+1(최초 2년 후 1년 연임)' 관행을 무난히 따라왔다.
최근에는 손 전 회장 친인척이 과거 우리은행으로부터 부당대출을 받았단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내달 우리카드를 포함한 계열사 정기검사를 시작한다.
계열사들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대출을 실행한 만큼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문책을 위해 계열사 사장단 교체를 감행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이를 묵인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연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조 행장이 총대를 멜 거란 분석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책임지고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될 경우 계열사 CEO 대거 교체가 예상된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