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업계에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은 스타필드 하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세계스타리츠’ 영업인가를 다음 달 신청한다. 신세계스타리츠는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하고있는 스타필드 하남 지분 51%을 매입할 예정이다.
'본업 부진' 이마트와 '유동성 위기' 신세계건설...차입 부담 한계
신세계그룹은 크게 백화점 중심의 신세계 계열과 마트, 복합쇼핑몰 등을운영하는 이마트 계열로 나뉜다. 이커머스 산업 경쟁 심화로 유통업 판도가 바뀌면서 특히 이마트를 중심으로 타격을 크게 입었다.
즉, 이마트는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신세계건설을 지원한 것이다. 이마트가 본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만큼 직접적 지원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5월 신세계건설이 발행한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에 이마트는 자금보충약정을 실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 형태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신세계건설의 재무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이마트의 지원 부담은 더욱 가중된 셈이다. 신세계건설은 자력 성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외부 변수에 취약해 언제든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그룹 구원투수로 나선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그룹 셈법
신세계프라퍼티는 사업 특성상 대규모 지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업이 위태로운 이마트의 추가 지원은 쉽지 않다. 이에 신세계프라퍼티는 보유한 스타필드 자산 등을 리츠로 유동화해 재무부담을 낮추고 투자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확보된 자금으로 재투자를 해 스타필드를 각 지역으로 늘려가는 과정에서 수혜를 보는 곳은 단연 신세계건설이다. 스타필드가 확장을 통해서 수익성을 늘린다면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0%를 보유한 이마트에도 긍정적이다.
정 회장이 추진해 온 대부분의 가업이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스타필드는상대적으로 선방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신세계스타리츠 출범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이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다면 그룹 전반에 드리운 신용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 회장도 그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신세계스타리츠의 출범은 그룹 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신세계그룹이 리츠를 처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세일앤리스백(S&L, 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 한 당시에도 리츠를 검토했다. 하지만 홈플러스리츠가 실패했는데 이는 이마트의 자산도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을 암시했다.
S&L은 단기적으로 차입부담과 부동산 관련 세금을 줄일 수 있지만 회계상 리스자산을 자산과 부채에 반영한다. 이에 당시 S&L을 선택한 이마트에 대한 경고(부채부담 증가)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외에 다른 선택지도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모든 상황들이 이마트의 부채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한 몫 한 것이다. 한계를 느낀 이마트 계열은 리츠를 통해 자본 조달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사모 리츠 철회와 공모 전환...개인투자자에 떠 넘기기 우려도
신세계프라퍼티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 리츠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시큰둥한 반응 탓에 공모 리츠로 가닥을 잡았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스타필드가 본질적으로 기존 복합쇼핑몰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질문 관련 답이 명확하지 않다”며 “결국, 상업 임대료와 부동산 입지 등이 리츠의 가치를 결정하는 구조는 한계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오피스와 호텔 등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한 다른 형태의 자산이 리츠에 편입될 수 있지만 스타필드 비중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최대주주이자 그룹 차원에서 출범한 리츠를 ‘스폰서 리츠’라고 한다. 국내에선 삼성FN리츠, 한화리츠, SK리츠, 롯데리츠 등이 대표적 공모 리츠다. 하지만 출범 초기 야심찬 포부와 달리 이들 리츠의 가치와 수익성은 낮아진 상태다. 저금리 시대에서 고금리 기조로 선회한 탓도 있지만 그룹 계열사들의 유동화 전략 중 하나일 뿐이라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룹 내 알짜 자산은 배제하고 유휴 자산을 편입했다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스폰서 리츠들이 대부분 이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스폰서 리츠는 그룹 계열사 자산을 유동화 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산 편입에는 한계가 있다”며 “유동성 확보 이후 성장 전략이 좀 더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스타리츠가 여타 리츠와 성장 측면에서 차별성이 없다면 IPO 흥행 실패 가능성은 여타 리츠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