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825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통업 경쟁심화와 민간소비 위축등이 영향을 미쳤다.
PF 부실은 신세계건설 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업과 금융업 전반에 먹구름을드리우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고금리 시대로 시장이 변화한 탓도 있지만 신세계건설은 성장에 대한 근본적한계가 자리잡고 있다.
신세계건설 적자의 근본 원인은 매출액을 뛰어넘는 매출원가다. 대부분 도급공사로 이뤄진 만큼 원자재 가격 급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요한 것은 여타 건설사들의 경우 적어도 매출액이 매출원가를 상회한다는 점이다.
'캡티브' 먹고 자란 신세계건설...자생력 한계 발목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계열을 거느리고 있는 신세계와 마트, 복합쇼핑몰 등을 영위하고 있는 이마트가 두 개의 축이다. 신세계건설은 2000년 이후 그룹 내 계열사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와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봤다. 그룹 내부 수요가 충분했던 만큼 외부 시장에서 경쟁력이나 확장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캡티브(계열 물량) 기반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그룹이 경기 위축 등으로 투자를 축소하게 되면 그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 단점이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신세계건설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더욱 강해졌다. 신세계그룹이 쿠팡 등으로 기세가 넘어간 유통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어려운 만큼 신세계건설도 성장 한계에 직면할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제대로 된 경쟁을 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자생력에 대한 의구심의 목소리였다.
사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20년 넘는 기간 동안 신세계건설의 실적추이에서 드러난다. 최근 실적 부진은 PF 부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적자 원인이지만 이전부터 신세계건설의 수익성은 낮은 편이었다. 비용관리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였다.
다시 돌아온 '캡티브' 매출...정용진 회장이 경영 시험대 오른 이유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신세계건설의 캡티브 매출 비중은 50%를 넘었다. 그 비중이 본격적으로 낮아진 시기는 2021년이며 신세계건설이 주택사업을 본격 확장한 시기다. 이후 캡티브매출은 20%대까지 떨어졌다.그러나 지난해 신세계건설의 캡티브 매출은 5701억원으로 전년(3257억원) 대비 약 75%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스타필드수원(2821억원)과 스타필드청라(462억원)가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스타필드는 정 회장의 야심작이다. 정 회장이 추진한 대부분의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그나마 인정을 받는 것이 스타필드다.
스타필드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지를 스타필드로 재단장하는 등 그룹 내 유통사업 축을 옮기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실상 한 몸(지분보유 기준)이라는 점과 이마트의 신세계건설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을 고려하면 신세계건설은반드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신세계건설이 현 상황을 헤쳐 나가지 못하면 그룹 신용도에 한 번 더 타격을입히게 되고 그 화살은 모두 정 회장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숫자에 가려진 리스크 본질...공정거래법 규제도 불안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51.8%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61.1%로 크게 낮아졌다. 레저사업 부분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6500억원) 등으로 재무부담이 완화됐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이 사실상 부채라는 점과 높은 이자부담을 배제할 수 없다. 자체 능력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공평가능력 하락과 매출부진 등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스타필드 사업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신세계영랑리조트와합병했다. 그룹 차원 신세계건설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과정에서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은 42.7%에서 70.46%로확대됐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오너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지분율 50% 이상인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을 제재한다. 그간 수의계약방식으로 캡티브 물량을 수주한 신세계건설이 경쟁입찰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올해부터 신세계건설에 대한 보고서를내고 있지 않다”며 “그룹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 만큼경쟁력 측면 등에서 자체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스타필드가 잘 되면 신세계건설도 수혜를 보겠지만 홀로서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 피해가 다시 그룹사에전이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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