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만료된다. 한국금융신문은 각 은행의 경영승계 현황을 알아보고 CEO 성과 및 연임 전망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올해부터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승계 절차에 돌입해야 하기에 오는 9월부터 거취에 윤곽이 드러날 것을 보인다.
지난 2022년 1월 국민은행에 취임한 이 행장은 이미 2년의 임기를 채웠고 지난해 11월 추가로 1년의 임기를 부여받으며 연임했다.
‘위기는 곧 기회’…홍콩ELS 악재 딛고 호실적 이끌어
이재근 행장은 홍콩ELS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ELS 판매가 가장 많은 은행이 국민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순이익 1조1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의 홍콩ELS 손실 관련 비용을 텉어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는 충당부채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186.6% 늘었다. 이를 토대로 이 행장이 다시 한 번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앞서 이 행장은 지난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도 구축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85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7% 증가했다.
예컨대 시중은행의 슈퍼앱 중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제치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KB스타뱅킹의 MAU가 1240만명을 돌파하며 디지털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Liiv M)'과 KB스타뱅킹의 연계를 강화하며 비금융의 서비스의 질도 높이고 있다.
변화의 바람 속 3연임 성공할까?
이재근 행장은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전 KB금융그룹 회장의 ‘인사’다. 따라서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입장이 변수다. 당시 양 회장 KB금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인사를 놓고 ‘유임’을 결정했다. 안정에 중심을 맞춘 것이다.이 행장은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시중은행 부문 1위에 오르며 은행권 최초로 총 17회, 연속 9회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고객 중심’ 및 ‘혁신 주도’를 핵심가치로 하여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로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고 모든 사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 온 결과이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고객과 항상 함께하고,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No.1 금융플랫폼’을 위해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 채널’을 완성하여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위해 미래 금융의 First Mover로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이어나갈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그룹의 경영 방향이 은행 안에 잘 스며들어 정착됨과 동시에, 성공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기틀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올해 은행 경영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고객이 KB 안에 머무는 매 순간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품격 있는 영업과 전문 상담을 통해 최상의 고객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
이 행장은 ‘고객 중심’ 가치를 기반으로 대면과 비대면 모든 채널에서 혁신을 추진하여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대면 및 비대면 채널 상호 간 ‘심리스(Seamless)한 결합’의 완성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저녁 6시까지 영업하는 ‘여섯시 은행’ KB 9To6 Bank를 전국 82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초 시행 1주년을 맞아 실제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KB 9To6 Bank 지속 운영 필요성에 응답자의 97%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행장은 비대면 채널에서 1500만 MAU 앱 ‘KB스타뱅킹’의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와 함께 고객센터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6월 신개념 영업 채널인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 이용으로 고객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대면 채널 수준의 상담은 물론 상품 가입도 가능해졌다. 서비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일반 영업점 업무시간보다 길게 운영하여 접근성도 높아졌다.
이번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로 특히 자산관리·대출상담 등 대면 상담 니즈가 높은 금융 서비스에서 고객의 이용 편의를 한층 더 강화하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영업점과 KB스타뱅킹, 고객센터 각 채널을 더욱 고도화하는 동시에 세 개의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옴니 채널’을 완성하여 24시간 365일 ‘끊김 없는(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이 행장은 기관영업에도 진심이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 은행·환전소 운영사업 중 가장 접근성이 좋고 선호도가 높은 제1사업권을 따냈다. 인천국제공항지점은 올해 1월 8일 개점하여 24시간 연중무휴 환전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각 터미널에 1개씩 총 2개의 영업점과 환전소 6곳이 영업을 시작했고, 앞으로 5개 환전소 및 스마트뱅킹존 등이 순차적으로 더 개점한다.
아울러 글로벌 부문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상업은행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통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하고 같은 해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최종승인을 받아 ‘KB프라삭은행’을 출범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상업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이익규모 2위, 자산규모 4위 수준이다. 이번 라이선스 격상 및 통합 최종승인을 통해 기존 소매금융만 가능했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프라를 기업금융 등 법인고객 대상으로 확대해 영업 범위를 점차 넓혀갈 예정이다.
또한 캄보디아 내 No.1 상업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 영업기반인 지방지역과 새로운 타겟인 도시지역을 금융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별 고객 특성에 맞는 농어민 소액대출, 소상공인지원 대출, 중산층 주택대출과 같은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진출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모범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24시간 대응 가능한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지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여 동남아지역 다른 해외지점에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아시아 심사센터를 이전하여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활발한 CIB 업무 등을 수행한 결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지만 이는 윤종규 전 회장 시절이라는 점”이라며 “홍콩ELS 사태를 잘 해결했고, 이에 따른 실적도 나름대로 거양했기 때문에 양 회장 입장에서는 유임을 통해 안정화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이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iyr62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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